한국여성의전화, “21대 총선, ‘#미투’ 이후 첫 선거…‘여성’ 여전히 생색내기 정도로 취급”
한국여성의전화, “21대 총선, ‘#미투’ 이후 첫 선거…‘여성’ 여전히 생색내기 정도로 취급”
  • 강민정 기자
  • 입력 2020-03-19 09:17
  • 승인 2020.03.19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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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성의 날인 지난해 3월8일 서울 세종로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한국여성의 전화 관계자들이 성폭력 저항운동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상징하는 하얀 장미를 시민에게 나눠주고 있다.
세계여성의 날인 지난해 3월8일 서울 세종로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한국여성의 전화 관계자들이 성폭력 저항운동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상징하는 하얀 장미를 시민에게 나눠주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시민단체 한국여성의전화가 21대 총선을 한 달여 앞둔 18일 공당들을 향해  전략공천의 50% 여성 할당, 여성 단수 공천, 지역구 여성 할당 의무화 등 적극적인 조치를 도입해 여성의 정치참여를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문을 통해 “이번 선거는 전 세계를 휩쓴 #미투 운동(metoo·나도 말한다) 이후 처음으로 맞는 총선으로, 미투 운동을 통해 외쳤던 여성들의 목소리를 입법부에 전달할 수 있는 중요한 선거”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공천 결과를 살펴보면 ‘여성 공천을 신경 쓰고 있다’, ‘여성 공천에 책임을 느낀다’던 여야 공천관리위원장의 말과 달리, 미투 국면 이후 맞는 첫 선거에도 각 정당이 ‘여성’을 단지 생색내기 정도로 취급했다는 점이 자명했다”며 “‘여성이 없는’ 선거는 예견된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여당과 야당은 ‘지역구 후보 공천에 여성 30%를 할당해야 한다’는 당헌 및 ‘지역구 후보자의 30% 이상 여성 추천’이라는 공직선거법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여전히 내놓지 않은 채, 선거 때에만 ‘여성’을 내세우며 ‘공천심사 시 가산점 부여’라는 선심성 정책으로 유권자들의 눈을 속이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여당은 ‘현역이 불출마한 지역에 청년과 여성을 우선 공천한다’는 공언을 휴지조각처럼 내버리기도 했다”면서 “그 결과, 지난 16일 기준으로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이 완료된 231개 지역구 중 여성이 후보자인 곳은 32개로 13.8%에 그쳤다”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어 “미래통합당의 여성 후보자 비율은 10.5%(189개 중 20개)로 더욱 심각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전략(우선)공천의 50% 여성 할당 ▲여성 단수 공천 ▲지역구 여성 할당 의무화 등 여성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적극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각 정당은 공직선거법은 물론 당헌·당규에 명시된 지역구 30% 여성 공천을 언제까지 미룰 것인가”라며 “평소에는 여성 정치인을 양성하는 데 소홀하다가 선거를 앞둔 때에만 여성 후보를 찾는 오래된 ‘이벤트’를 반복하는 것이 미투 운동에 대한 각 정당의 응답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평소에도 당내에서 여성 정치인을 키워내기 위한 구체적인 절차와 계획을 촘촘히 수립해 여성 정치인을 양성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고, 여성 정치인을 발굴하는 데 당의 사활을 걸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또 “한국여성의전화는 여성의 정치참여를 퇴행시키는 데 일조한 각 정당의 책임을 엄중히 묻고 미투 운동에 대한 정치권의 응답을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면서 “미투 운동으로 폭발한 여성들의 분노를 기억하라”고 강조했다.

강민정 기자 km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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