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속마음 털어낼 친구를 찾아라
‘우울증’ 속마음 털어낼 친구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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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5-03-11 09:00
  • 승인 2005.03.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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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배우 이은주씨가 우울증으로 자살하면서 우울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씨의 경우에서 보듯 우울증은 인구의 15%가 평생 한 번 이상 앓는 흔한 병이다. 특히 우울증은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요망되지만 꾸준히 치료하면 좋은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한다.세계보건기구(WHO)는 우울증을 21세기에 인류를 괴롭히는 10대 질병 중 하나로 지적하고 있다. 오는 2020년에는 우울증이 심장병 다음으로 세계 2위의 질병이 될 것으로 예측 할 정도다.이처럼 우울증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흔한 질병이지만 전체 우울증 환자 중 단 10%만이 치료를 받고 있을 정도로 무관심한 병이다.

자신이 우울증에 걸렸는지 인지하기 쉽지 않고, 인지하더라도 단순한 ‘우울감’과 ‘우울증’을 구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받으려면 우울하거나 무기력하면서 1)급격한 체중의 변화 2)과다 수면 또는 불면 3)좌불안석 하거나 처지는 언행 4)피로감, 활력 상실 5)무가치함, 과도한 죄책감 6)사고력 집중력 감소, 우유부단함 7)죽음에 대한 생각 등 일곱 가지 항목 중 네 가지 이상이 2주간 지속적으로 나타나야 한다.우울증은 뇌의 아민 대사계의 기능저하와 심리적 요인이 겹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민 대사계 기능이 떨어지면 뇌 안의 신경 전달물질의 화학적 불균형이 일어나 우울증을 유발하는 것이다.우울증은 가벼운 우울증부터 심한 우울증까지 증상의 정도가 다양하며 정신적인 고통들을 수반한다.가벼운 경우에는 생활의 재미나 즐거움을 느낄 수가 없고 매사를 짐이 되는 듯 여기며 많은 경우에 실패에 대한 불안, 거절·보복에 대한 우려 때문에 무슨 일이든 결정을 못하고 우유부단해지게 된다.

우울증은 정신적인 고통과 함께 신체적인 고통도 유발한다. 주로 수면 장애나 소화기 장애, 자율신경 이상, 의욕 상실, 체중 감소, 성욕 저하 등이다.이처럼 우울증은 일상생활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있다. 스트레스와 신체질환이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우울증에 걸리는 가장 큰 원인은 일상생활 속에서의 스트레스. 현대인들 대부분은 가정문제나 직장문제의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데 이는 심리적 부담으로 이어져 우울증을 유발하게 한다.또, 신체적인 질환이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당뇨병, 심근경색증, 암, 뇌졸중 등을 앓고 있는 환자의 20∼25%에서 우울장애를 보인다.자학현상 강해, 자살로 이어질 수도우울증 환자는 모든 일의 잘못을 자기 탓으로 돌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자기자신에 대한 죄책감이 점차 발전하면 잘못이 없는데도 자신이 커다란 잘못을 범했으며, 모든 사람에게 사죄해야 한다는 생각마저 갖게 된다. 사소한 일에도 걱정을 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점점 자신감을 잃게 되는 것이다.이 증상이 심해지면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에 빠지게 된다. 즉 우울증이 계속되면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워 죽음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전문의들은 우울증 환자의 90% 이상이 죽을 수 있다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이 가운데 실제로 15∼20%가 자살을 시도한다고 지적하고 있다.이처럼 우울증은 자살에 이르게 할 정도로 심각한 병이지만 편견 때문에 제대로 치료를 못 받는 경우가 많다.그러나 우울증은 보통 약물치료나 정신치료를 통해 완치할 수 있다. 감기에 걸렸을 경우 바로 병원을 찾거나 약을 복용하면 완치되듯, 우울증도 사전예방 활동과 적절한 치료로 충분히 치유할 수 있다.우울증 곧 우울장애로 진단을 받게 되면 약물치료를 겸해서 상담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약물치료를 받을 때에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약물을 복용하고 상담치료를 받으면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임의로 약물복용을 중단할 경우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도 많아 주의해야 한다.우울증에 사용하는 약물은 환자의 감정 리듬에 영향을 미치는 뇌의 화학전달 물질에 작용해 효과를 나타낸다. 우울증 치료제가 효과를 나타낼 때까지는 보통 1개월 이상 걸리는데, 효과가 나타나면 잠을 더 잘 자고, 식사도 규칙적으로 하게 돼 보다 생기 있게 생활하게 되며 식욕도 정상적으로 돌아오게 된다.우울증 치료제의 복용기간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처음 복용할 경우 증상이 호전된 후에도 수개월 간 더 복용해야 한다. 증상이 좋아졌다고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면 재발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우울증은 보통 6개월 정도 지속되므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1년 안에 재발될 가능성이 높다.따라서 증상이 좋아진 뒤에도 3∼4년 동안은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한다. 심한 스트레스와 불면증에 시달린 이은주씨도 병원에서 우울증 치료를 권유 받았으나 바쁜 스케줄 때문에 제대로 치료를 안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위의 세심한 배려 필요우울증을 완벽히 예방하기 위해서는 병원 치료와 약물치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고립감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전문의들은 주위의 세심한 배려, 사회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자신이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등 가족 간의 대화가 중요하며 가벼운 우울증은 자신의 속마음을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만약 이야기를 들어줄 가족이나 친한 친구가 없거나 가족이나 친구에게 말할 수 없는 고민이 있다면 상담전문가를 찾아서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상담전문가는 우울한 기분의 원인을 찾고 심리치료로 도움을 준다. 실제로 우리 생활의 다양한 문제들과 대인관계가 우리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고 우울해지거나 무기력하게 만들기 때문에 상담 서비스를 받으면 다양한 스트레스와 대인관계에 대해서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도 배우게 된다.

연예인과 같이 생활이 불규칙하고 대중의 이목과 관심을 받는 사람들은 마음의 평정을 잘 찾지 못해서 수면장애를 경험하고 이것이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에도 상담전문가를 찾아서 상담을 받게 되면 마음의 평정을 되찾고 우울증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상담서비스를 받을 때에는 반드시 서면을 통해 ‘비밀 보장’에 대한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상담 전문가는 비밀보장에 대해 서류를 작성함으로써 비밀 보장에 대한 책임을 지기 때문이다. 결혼과 가족관계 연구소의 김덕일 소장은 “상담과 더불어 일주일에 2∼3회 정도는 30분 정도 빨리 걷기, 조깅, 수영 등의 운동을 해주는 것도 우울증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자료제공: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가족관계연구소 김덕일 소장)

  km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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