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질환, 무관심이 ‘화’를 부른다
봄철 질환, 무관심이 ‘화’를 부른다
  • 김민수 
  • 입력 2005-03-18 09:00
  • 승인 2005.03.1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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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성 비염 감기·축농증과 오인`…`면역력 높이고 마스크 착용으로 꽃가루 등 피하라추위가 풀리면서 봄이 성큼 다가왔다. 외출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씨지만 꽃가루로 인한 각종 알레르기성 질환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때문에 알레르기성 질환의 원인물질을 피하고 외출을 줄이며, 손발을 깨끗이 씻는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은 필수다. 봄철에 자주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질환의 원인과 예방 및 치료법을 알아본다.

기관지 천식

천식 환자에게 봄은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은 계절이다. 봄철에 날리는 꽃가루나 황사 바람이 천식을 유발하는 주원인이기 때문이다. 천식을 방치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심할 때는 생명에 위협을 주는 경우도 있으므로 각별한 예방과 치료가 필요하다.천식에 걸리면 기관지는 가벼운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황사, 미세 먼지 등의 유해 물질이나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물질이 기관지에 닿으면 염증 반응이 일어나 기관지가 부어오르고 가래의 양이 많아진다. 또, 기관지가 꽉 조여드는 기관지 수축이 일어나 숨을 제대로 쉴 수 없게 된다.아직 천식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일부는 유전적 요인에 의해,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애완동물의 털 등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반복적으로 노출되었을 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천식 환자들은 감기를 달고 사는 경우가 많으며 감기에 걸리면 증상이 심해지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가벼운 천식 환자들은 감기에 걸릴 때만 증상이 잠깐 악화되어 가슴이 답답해지고, 밤에는 기침 발작으로 잠을 잘 이루지 못하며 유난히 감기가 오래 지속되고 감기가 호전되면 천식 증상도 호전된다.그러나 증상이 심해진 천식 환자는 숨을 쉴 때마다 쌕쌕 소리를 내고 가슴 답답함, 호흡곤란으로 고통을 받으며, 목에 가래가 붙어 있는 느낌, 또 숨이 가쁜 증상으로 힘들어한다. 또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 갈 듯한 심한 기침 발작에 시달리게 된다.천식이 위험한 이유는 사람들이 대부분 천식이 사망에도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라는 사실을 간과한다는 데 있다. 특히 천식 증상이 초기에는 감기와 비슷하기 때문에 감기로 오인,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천식을 방치하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고통을 받으며, 청소년들은 잦은 결석으로 인한 학업 능력 저하, 성장 장애까지 가져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제때 치료를 해야 한다.방치하면 점차 악화되는 질병인 천식은 무엇보다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가벼운 천식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의 경우 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치료를 게을리하기 쉬운데, 그러면 기관지 염증이 악화되고 기관지 모양이 영구적으로 변하는 기관지 변형이 진행되기 때문에 초반에 천식을 확실히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기관지 변형이 심해지면 폐활량이 감소하고 난치성 천식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가벼운 천식 환자라도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우리나라 천식 치료의 경우 대부분 근본 치료보다는 증상 해소에만 몰두하는 경우가 많다.

감기로 증상이 악화된 천식 환자도 감기가 호전되고 천식 발작이 가라앉으면 치료를 소홀히 하고 약물을 중단한다. 이 경우 천식의 근본 원인인 기관지 내 염증은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천식 증상은 반복해서 재발하게 된다. 천식 치료의 기본은 증상의 예방과 조절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증상이 없어도 흡입용 스테로이드 제제로 기관지 염증을 꾸준히 치료해 천식 발작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천식은 만성 질환 중에서도 치료 효과가 큰 질환이므로 꾸준히 관리하면 얼마든지 일반인과 같이 생활할 수 있다.일교차가 심한 봄철 환절기에는 천식을 감기로 오인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족 중에 3~4주 이상 기침을 계속하는 사람이 있으면 천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감기로 인한 기침은 2주 이내에 회복되고 열이나 콧물 등 기침 이외의 감기 증상이 수반되는 반면, 천식으로 인한 기침은 수개월간 반복적으로 지속되며 밤에 심해진다. 특히 자다가도 심한 기침으로 인해 잠을 깨는 일이 반복되기도 한다.천식을 감기로 오인해 치료를 위해 아스피린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를 복용하는 경우, 일부 환자에게 급성 천식 발작, 두드러기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감기로 인해 천식 증상 악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 따라서 천식 진단을 받은 환자라면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 환절기의 차고 건조한 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한편, 기침이 반복적으로 지속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로부터 진단을 받도록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

알레르기성 비염은 콧속으로 흡입된 이물질로 인해 콧속 점막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기침이나 재채기가 계속되거나 맑은 콧물이 흐르고, 콧물이 막히거나 가려움 등의 증상이 일어난다. 또, 눈이 자주 충혈되며 눈물이 나거나 눈곱이 자주 끼기도 하고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눈까지 가려워지기도 한다. 이런 알레르기성 비염은 계절성 비염과 통년성 비염으로 나뉘는데, 계절성 비염은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아침마다 콧물, 재채기 등이 일어난다. 통년성 비염은 증상이 만성화된 것을 말하며 일년 내내 감기를 달고 사는 것처럼 보인다. 알레르기성 비염을 일으키는 원인은 주로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꽃가루, 공해, 애완용 동물의 털, 바퀴벌레 등이 있다. 특히 겨울내내 집안에 카펫이나 이불을 깔아놓고 청소나 먼지제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봄철에 증세가 심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가족 중에 기관지천식이나 아토피성 피부염 등을 앓는 사람이 있을 경우엔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가장 주요한 원인은 면역력이 약한 것이다. 한방에서는 허약한 체질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면역력이 떨어져서 이물질에 대한 반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다.알레르기성 비염 증세가 나타나는 사람들이 가장 헷갈려 하는 부분이 감기와 축농증이다. 이는 알레르기성 비염이 감기와 축농증 증상과 비슷하기 때문인데, 사실 알고 보면 이 세 가지 질병은 이웃사촌과도 같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감기가 심한 사람이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기 쉽기 때문에 감기와 알레르기성 비염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또, 축농증은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이 심해지면 발전하게 되는 질병의 하나이기 때문에 연관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단, 축농증과 알레르기성 비염은 엄연히 다른 질병이며 증상이 다르기 때문에 축농증 증상에 대해 알아두는 것이 현명하다. 축농증에 걸리면 우선 두통이 생기고 감기처럼 기침을 하기도 하며 코막힘, 콧물이 생긴다. 그러나 알레르기성 비염과 다른 것은 맑은 콧물이 아니라 누런 콧물이라는 것이다. 또, 빈번히 코피가 나며 후각이 감퇴하고 두통이 나며 집중력이 감퇴하게 된다. 또 축농증 증상이 심해지면 중이염이나 기관지염이 생기기도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이라고 하면 병원에서는 스테로이드제나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한다. 물론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면 증상이 눈에 띄게 사라진다.

그러나 오래 못 가서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이 다시 일어나게 마련.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스테로이드제나 항히스타민제를 써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고 오히려 더 심해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약물로 인해 건강이 오히려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무작정 약물을 사용하여 알레르기성 비염을 치료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약이 아니어도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데, 꽃가루와 황사 등 알레르기성 비염에 걸리기 쉬운 봄철 마스크를 착용해 꽃가루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에 외출을 자제하고 창문을 항상 닫아두는 대신 공기 청정기를 사용하고. 옷을 깨끗이 세탁해 입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료제공: 경희의료원, 서울백병원)

김민수  km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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