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신장은 체내 수분 상태의 변화에 따라 소변을 농축 또는 희석시킴으로써 소변량을 조절한다. 정상 신장이라면 체내 수분 부족 시에는 0.5리터 정도까지, 체내수분 과잉 시에는 최대 15리터 정도까지 조절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배설되는 소변량은 대부분 거의 비슷하게 유지된다. 하루 소변량의 측정은 신장을 비롯한 요로계통 질환의 진단에 많은 도움이 된다. 임상적으로 하루 소변량이 500ml 미만인 경우 ‘핍뇨’, 100ml 미만이면 ‘무뇨’, 3리터 이상이면 ‘다뇨’라 하여 정상적인 상태와 구분한다. 이때 의심할 수 있는 질환은 무엇인지 간단히 살펴본다.
하루 소변량 500ml미만인경우
하루 소변량이 500ml 미만인 핍뇨의 경우 급성신부전일 가능성이 많다. 급성신부전이란 신장의 기능이 갑자기 저하된 경우를 총칭하며 그 원인에는 세뇨관 괴사같은 신실질의 손상, 심한 저혈압에 의한 신장에의 혈액 공급 부족, 소변배설로의 폐색 등이 있다. 핍뇨보다 하루 소변량이 더욱 줄어 100ml 미만인 경우 무뇨증이라 한다. 이는 양측성 신피질괴사, 양측성 신동맥폐색으로 인한 신장 혈류 완전 차단, 양측성 요관 완전 폐색으로 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의 배설경로가 완전히 차단된 경우 초래된다. 평소 건강하던 사람에서 갑자기 소변량이 500ml 미만으로 감소된 경우, 즉 핍뇨 또는 무뇨증은 즉각적인 진단과 치료를 요하는 응급상황이다.
하루 소변량 3l 미만인경우
하루 소변량이 3ℓ이상인 다뇨증의 경우 뇌하수체에서 항이뇨 호르몬의 분비가 되지 않는 중추성 요붕증, 항이뇨 호르몬은 정상적으로 분비되지만 신장기능 이상에 의한 신장성 요붕증 또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물을 과다하게 섭취하는 경우를 의심할 수 있다. 그러나 임상적으로는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조절이 불충분할 때 오는 삼투성이뇨에 의한 다뇨증이 더 흔하다. 야뇨증은 소변량이 밤에 많은 경우를 말하는데 노인에서 자주 나타날 수 있다. 정상성인의 경우 밤에 생성되는 소변량은 낮에 생성되는 소변량에 비해 반정도로 적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상대적으로 밤의 소변량이 점차 늘면서 60세가 넘어가면 낮과 밤의 소변생성량이 비슷해진다. 이러한 이유로 노인은 밤에도 자다가 화장실에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노화과정의 하나다. 그 외 저녁 또는 밤에 물을 많이 먹거나, 커피 또는 알코올을 섭취한 경우에는 이들의 이뇨작용으로 일시적인 야뇨증을 보일 수 있다. 또한 부종이 있는 사람은 낮에 활동한 후 밤에 잠자리에 누우면 부종상태로 세포간질 내에 축적되어 있던 체액이 혈관내로 이동함으로써 소변량이 늘어 야뇨상태가 될 수도 있다.
소변보는 횟수 많지만 양이 적은 경우
소변 보는 횟수는 많지만 하루 소변량은 많지 않은 경우를 ‘빈뇨’라 하는데 이는 다뇨증과 구분된다. 빈뇨는 대개 세균에 의한 방광점막의 염증성 변화, 방광의 이물질, 결석, 또는 종양 등에 의한 방광자극 때문이다. 이는 방광에 소변수용능력인 400ml의 소변이 차지 않았는데도 소변 마려움을 느끼게 됨으로써 자꾸 화장실을 찾게 되는데 화장실에 가더라도 소량의 소변만 나오는 경우가 많다. 단 빈뇨가 낮에만 있고 잘 때에는 없는 경우는 신경성인 경우가 많다.
소변색이 불투명한 경우
정상인의 소변은 투명하거나 엷은 황갈색을 띠는데 과음을 하거나 과로한 경우에는 짙은 황갈색의 소변이 나온다. 하지만 이것은 병적인 경우가 아니다. 붉은색 오줌의 가장 많은 원인은 오줌에 피가 섞이는 혈뇨가 많다. 젊은 여자의 경우 혈뇨가 월경전후로 나타나거나 성관계 후에도 나오는데 이것은 정상이다. 남자에서는 소변이 끝날때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전립선염이나 충혈에 의할 때가 많다. 또 음주 후 소변을 참거나 억지로 지연시킨 경우에도 올 수 있다. 이런 현상이 일시적이라면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소변이 짙은 황색을 띠고 속옷이 노랗게 물들며 눈동자가 노랗다면 황달이고 간이나 쓸개에 병이 있는 경우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대개 혈뇨는 콜라나 붉은 간장 빛깔로 보이는 경우가 더 많다.
핏속의 포도당이 180ml/dl 이상으로 상승하면 소변에 포도당이 섞여나온다. 당뇨병인 경우 소변에 포도당이 섞여 나오지만 세뇨관 기능에 이상이 있어도 당의 재흡수가 되지 않아 당뇨가 나타난다.단백질이 섞이면 ‘단백뇨‘라고 하는데 사구체신염, 만성신부전, 당뇨병성 신장병, 세뇨관-간질 신장병 등에서 나타난다. 단백질이 섞인 소변은 표면장력이 커지므로 소변을 볼 때 거품이 일어난다. 소변에 거품이 많이 일면 단백뇨를 의심해봐야 한다. 단백뇨가 심하면 몸이 붓는 부종증세가 나타난다. 소변을 원심분리하면 ‘요잔사’라고 하는 찌꺼기가 남는다. 요잔사를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1개 이상의 적혈구가 보이면 혈뇨, 5개 이상의 백혈구가 보이면 뇽뇨(膿尿)라고 한다. (자료제공 : 경희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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