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검진 논란
정기검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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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5-09-26 09:00
  • 승인 2005.09.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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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대한 기본 대책으로서,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널리 알려져 있다. 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암 검진을 받는 노릇이 기본이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직장검진·주민검진이 이루어지고 있다.암의 구체적인 증상이 나타난 후에 검진한 환자보다는 일찍 발견된 환자의 치료성적이 훨씬 좋은 것이 사실이니, 구태여 정기검진을 트집 잡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런데 근래에는 암에 관한 검진을 받아본들 생존율에는 변화가 없다는 논란이 의학계에서 일고 있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실지로 구미에서는 폐암 검진을 하지 않는다.

정기적으로 흉부 X-레이나 객담검사로 암을 조기발견하려고 노력해본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과 폐암으로 죽는 확률은 마찬가지라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X레이 판독이 불확실하고 간접촬영의 방사선량이 많으니 구태여 검진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또한 부정적인 의견으로, 검진을 받음으로써 본래는 잠들어 있는 성질의 암을 발견해서 치료하는 사태가 벌어질 텐데, 그 잠들어 있는 암은 흔들어 깨우지 않더라도 난폭해질 염려가 없는 것 아닌가. 그걸 일부러 깨워놓는 등살에 ‘난폭한 암’으로 돌변할 위험성조차 있을 거라는 견해다. 이점에 관해서는, 미국에서 한참 요란했던 얘기 거리가 있었다.

포드 대통령 시절, 현직 대통령과 부통령의 부인이 함께 유방암에 걸려서 수술을 받았다. 그것이 큰 뉴스가 되어 미국 각지에 알려지자, 그해에 미국에서는 유방암 수술 환자가 전년에 비해서 30%나 많아졌다. 나이를 불문하고, 많은 미국 여성들이 유방암을 염려하여 검진을 받은 결과였다.이처럼 많은 유방암을 조기 발견해서 수술했으니, 마땅히 그 이후에는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줄어들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5년 후,10년 후의 암 통계에 나타나기를 유방암으로 인한 미국인 여성 사망률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결국 이 현상은, 어떤 여론으로 잠재워졌을까. 수술할 필요가 없는 ‘잠들어 있는 성질의 암’을 조기 발견해서 수술했을 뿐이라는 의료계의 여론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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