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약국 주변으로 코로나19 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시행된 마스크 5부제에 따라 '공적마스트' 구매를 위한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일요서울]](/news/photo/202003/375298_291811_47.jpg)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확산 방지와 정부의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에 따른 ‘마스크 5부제’ 시행 이후 첫 주말 약국마다 마스크가 조기 매진되면서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시민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거주하는 A(여성 41세)씨는 “평일에 구하지 못한 마스크를 사기 위해 주말이지만 아침 8시에 나와 줄을 섰다”며 “10시부터 판매한다고 안내가 적혀 있는데 2시간이나 앞서 나와야 마스크를 살 수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4개월 된 아기가 있어 남편이 차에서 아기와 함께 기다리는데, 남편 마스크는 오늘 사기 힘들 수 있다”며 “대기자들의 수가 이미 약국의 마스크 보유량을 넘어서서 내일 다시 오거나 또 다른 약국으로 가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A씨 식구 3명은 2시간을 기다린 끝에 공적마스크 2매를 3000원에 사서 돌아갔다. 아기를 혼자 집에 둘 수도 없고,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염려와 추운 날씨로 아기를 안고 줄을 설 수도 없는 상황에서 A씨 가족이 내린 결정이다.
정부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 확산이 급증하던 지난 9일 고른 마스크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출생연도 끝자리 숫자에 따라 지정된 날에 마스크를 1인당 2매씩 구입할 수 있도록 ‘마스크 5부제’를 도입했다.
수요 대비 부족한 공급…마스크 구매도 경쟁
출생연도의 끝자리 숫자가 1이나 6이면 월요일, 2나 7이면 화요일, 3과 8은 수요일, 4나 9는 목요일, 5와 0은 금요일에 마스크를 살 수 있도록 정하고, 주중에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도 토요일과 일요일 등 주말에 구입할 수 있도록 룰을 정했다.
하지만 이런 대안과 함께 마스크를 약국마다 시간을 달리해 판매하는 곳이 많아 여건이 맞지 않는 이들은 주중에 구입이 힘들어 주말에 몰리는 현상도 빚어진다. 하지만 약국에서는 이마저도 고육지책이라는 입장이다.
서울 중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는 “마스크가 들어오는 시간도 있고, 어디서 어떻게 사람들이 몰릴 지도 알 수 없다”며 “큰 약국에 줄지어 모였다가 없다고 하면 또 옆으로 가고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그러다 보면 몇 시간이 지나도록 돌아다니면서도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하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마포에서 직장을 다니는 B씨(여성 32세)는 “약국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들을 수 있는 말이 “마스크 없어요”라며 “공급량에 비해 수요가 절실함이 몸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에서는 이번 주말 판매를 위해 전국에 1036만 개의 마스크를 공급했고 이날 하루 878만6000개가 풀렸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은 약국에서, 다른 지역은 약국이나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스크 보유 및 재고 수량을 앱을 통해 미리 확인하고 약국의 운영여부를 파악한 뒤 구매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이창환 기자 shine@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