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고건 되나’
‘제2의 고건 되나’
  • 김 현 
  • 입력 2007-05-03 16:59
  • 승인 2007.05.03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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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보폭 넓히는 정운찬
범여권의 제3세력인 정운찬 전서울대 총장의 정치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그를 중심으로 한 지지세력이 지난 4월 22일 대전지역에서 모임을 갖고,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전총장은 이같은 정치적 흐름에 매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정대철 전민주당대표를 주축으로 통합신당추진모임 의원인 박상돈, 이강래, 무소속 권선택 의원 등이 적극 측면지원을 약속했다”고 귀띔했다. 정 전총장이 ‘외곽세력 확장-> 통합신당추진모임 합류-> 대선후보 경선 참여’라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얘기다. 이 때문에 대전에서의 모임은 정 전총장의 지지세 확장을 위한 하나의 사전포석에 지나지 않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가장 주목할 점은 정 전총장이 독자신당을 창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난 4월 말경, 언론은 일제히 정운찬 전서울대 총장이 오는 5~6월경 독자신당을 창당할 것이란 보도를 내보냈다. 드디어 정 전총장이 정치적 세력화를 꾀하고 있다는 정치 분석과 함께 손학규 전경기지사의 독자 신당창당 가능성도 점쳤다.

그러나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이에 대해 “정 전총장이 독자적으로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는 말을 했다. 일부 정치권 관계자들도 정 전총장이 과연 자생적인 동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정 전총장이 독자신당을 창당할 든든한 ‘자본’과 지지세력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정 전총장은)독자신당을 창
당할 만한 자본력이 없을 뿐더러 지원부대도 매우 약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 전총장이 현실정치의 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제2의 고건’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정 전총장은 학계인물이다. 그런 그가 대선을 위해 대중들의 시선을 잠시 끌 수는 있어도 어느 정도 신뢰감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선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새정추’ 발족에 심기 불편
지난 4월 22일 대전에서 열린 ‘새로운 정책정당을 추진하기 위한 대전충남본부(이하 ‘새정추’)’발대식은 정운찬 전서울대 총장의 정치동력을 가동하기 위한 출발선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날 모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그가 이날 모임에 대해 매우 불편한 심경을 보였다”며 “정 전총장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대전에서 모임이 발족된 것이었다고 말하더라”고 귀띔했다.

이는 정 전총장이 특정지역만의 지지세 확장이 아닌 전국지역의 정치세력화를 꾀하고자 하는 전략구상에 차질을 빚었다는 얘기다.

대전에서의 ‘새정추’ 발대식으로 인해 정 전총장의 정치지지세력이 충청에만 한정될 가능성을 우려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과정에서 익명을 요구한 통합신당추진모임의 한 의원은 “말을 달리는 사람들이 넓은 공간을 확보해 놓고 있다”며 “(정 전총장이) 정치적인 결단을 통해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줄 때”라고 촉구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통합신당추진모임쪽에선 정 전총장이 정치적인 줄을 댈수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헤쳐모여식 신당창당을 통해 깃발을 올리는 데 합류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또한 정 전총장은 “통합신당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중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말도 덧붙였다.


지원부대 뒷받침 약속
정 전총장이 독자 신당을 창당하기 위해선 뭐니뭐니해도 ‘동력’이 필요하다. 정 전총장의 지지세 확장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세력은 정대철 전민주당대표와 오랜 정치적 동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통합신당추진모임소속의 박상돈, 무소속 권선택 의원 등이다. 정 전총장이 잇따라 이들 통합신당추진모임 의원들과 접촉을 갖는데 정 전대표가 매개체 역할을 했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전언이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이들 세력들이 정 전총장을 만나 든든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전국적인 규모의 지지부대를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언론에서 정 전총장의 독자신당창당에 무게중심을 뒀던 보도를 뒤엎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에 대전에서 가진 모임은 범여권 의원들의 개인적인 영역을 구축하기 위한 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적인 활로 찾기 일환으로 본격적인 지원행보에 나선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결국 정 전총장은 정계진출시기를 놓고 저울질을 하면서 암묵적으로는 통합신당추진모임 의원들과 꾸준한 접촉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충청권 윈-윈전략
정 전총장의 최근 동선도 관심사다. 그는 언론과의 접촉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정 전총장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의 발언 등이 보도되는 것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더욱이 정치권에선 지난 4월 재보궐선거에서 충청권 심대평 당선자의 향후 행보가 정 전총장의 동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해석이다. 심 당선자가 향후 충청권 지역에 캐스팅보트를 쥘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심 당선자도) 향후 충청권의 맹주로 부상하기 위해선 윈-윈전략을 굳이 마다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5월 중순이후 본격 행보
이 시점에서 가장 관심인 것은 정 전총장의 정계진출 시기다. 정치권에선 그가 적어도 5~6월쯤 정치권의 경쟁선상에 합류할 것이란 시각이다. 정 전총장이 현재 경제학 교수로 있는 만큼, 학계인사로서의 모양새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적어도 한 달 안에 자생력을 보일 것이다”라며 “앞으로 자생적인 쇼맨십을 보여줄 때”라고 주문했다. 여의도 정가에선 그가 적어도 5월 중순 이후에 본격적으로 정치행보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가 정치선언을 공식화할 것이란 얘기다.

김 현  rogos0119@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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