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9단,주식투자도 10단
정치는 9단,주식투자도 10단
  • 김승현 
  • 입력 2007-04-24 14:18
  • 승인 2007.04.24 14: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회의원 주식투자 백태

주식백지신탁제도가 실시된 이후 국회의원들의 주식 투자가 일정 부분 제한되기는 했지만 일부 의원들의 활발한 주식거래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시행령은 3,000만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해도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에서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결정하면 매각 또는 신탁대상에서 제외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고급 정보가 모이는 국회라는 조직 특성상 그 실효성에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지난 3월말 발표된 재산등록 및 변동사항을 바탕으로 지난 한 해 국회의원들의 주식 투자를 샅샅이 훑어봤다. 일단 의원 본인과 배우자만을 대상으로 했다.


지난 한 해 주식 관련 재산 변동만 놓고 보면 정몽준 의원이 역시 가장 큰손이었다. 이는 특별한 거래 사실이 없더라도 평가액 변동만 있으면 무조건 공개하도록 재산변동 신고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 의원은 2003년말 기준 평가액으로 현대중공업 주식 821만주 가량을 3,078억원으로 신고했지만 이번에는 변동액이 반영해 1조344억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50종목’ 사고 팔고

상임위와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대대적인 ‘주식 활동’을 한 의원들은 따로 있었다.

오래전부터 ‘주식 분산 투자’의 전문가로 불렸던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당 안팎의 따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지난 한해 매각한 주식만 해도 LG전자 LG화학 기아차 기업은행 다음 문배철강 보령제약 삼성전자 삼성중공업 삼성테크윈 신세계 엔씨소프트 유한양행 인터파크 코미코 한솔LCD 한일이화 한진 핸디소프트 현대증권 등 20개 종목에 달했다.

전 의원이 대신 매입한 주식도 포스코 SKC 국민은행 대신증권 대우건설 두산인프라코어 삼성물산 삼성전기 삼성증권 신한지주 외환은행 제일모직 한국전력 한국타이어 한진중공업 현대건설 현대제철 현대차 등 비슷한 수치였다.

전 의원은 지난 한 해 주식 투자가 이전의 3억여원에서 2억2,000만원대로 줄어들었지만 LG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등 회사채에 투자한 액수는 5억2,000만원 가량에서 6억7,000만원으로 증가했다. 그는 비상장주식인 지아이지오커뮤니케이션 등에도 투자했다. 얼마 전까지 통외통위에서 활동했던 전 의원은 최근 문광위로 자리를 옮겼다.

박세일 전의원의 사퇴로 의원직을 승계한 한나라당 이성구 의원도 ‘분산 투자’가 남달랐다. 그는 33억원에서 25억원 가량으로 투자액이 줄었지만 여러 종목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이 의원은 GS EBT네트웍스 KCC건설 동양종금증권 모빌리언스 부산은행 우리조명 진도 한국주철관 한국큐빅 한신공영 한진해운 휴먼택코리아 등 10여개 종목을 팔고 LG데이콤 LS전선 서원 이오테크닉스 제일화재 지어소프트 코오롱유화 해빛정보 화천기공 등의 주식을 샀다. 이 의원은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하다 국방위로 옮겼다.

한나라당 김태환 의원도 지난해 CJ LG화학 국민은행 신한지주 엘지생명공학 한미약품 등의 주식을 샀다. 김 의원의 배우자 역시 대우건설 삼성증권 제일기획 현대증권 현대차 현대해상 등의 주식이 증가했다. 기존 유가증권 액수는 6억6,000만원대에서 4억5,000만원대로 줄었다.

그 동안 건교위에서 활동했던 김 의원은 지난해 6월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어 일부 논란의 소지가 없지 않다. 현재 상임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위다.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은 7억7,000여만원의 기존 주식을 전량 매도한 뒤 4억2,000여만원의 신규 주식을 매입했다.

CJ엔터테인 KT LG전자 LG필립스LCD 삼성SDI 삼성전자 태영 포스코 현대차 주식이 감소한 대신 동부화재 삼성중공업 삼성증권 신세계I&C 종근당 하이닉스 현대건설 등의 주식이 늘었다. 유 의원은 행정자치위원회에서 활동 중이다.

분산투자가와 달리 같은 당 고흥길 의원은 삼성전자 426주만 보유했는데 신고액은 2억6,000만원 가량이었다.


부도·폐업 사례도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상대적으로 주식 투자가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혼한 홍미영 의원의 경우 배우자의 주식 투자가 눈길을 끌었다. 홍 의원의 남편은 대우증권 디아이 롯데쇼핑 삼성전자 삼성증권 신한지주 풍림산업 하이닉스 주식을 2억1,800여만원 가량 신고했다. 이 외에도 비상장 주식인 청라산업(주) 1만1,000주(5,500만원)가 있었다.

주식백지신탁제도 도입 등의 이유로 주식을 아예 매각한 의원들도 적지 않았다.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은 아시아나주 2만주(1억1,000여만원)를 팔아 예금 예치 및 자녀교육비로 사용했다고 신고했고,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의 배우자는 한국디지털위성방송 1만주(5,555만원)를 매도했다.

분산투자가였던 열린우리당 문병호 의원은 KTF SK텔레콤 국민은행 삼성SDI 삼성전자 삼성증권 솔본 유성기업 파인디앤씨 하나로통신 하나은행 한국전력 현대중공업 등 본인 주식을 4억9,600만원 가량 내놨다.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은 imbc 4,720주와 강원랜드 128주(총 3,900여만원)를 매각했지만 대신 배우자의 IBM 주식(507주)과 NHN 주식(140주)이 늘어 이들 부부는 6,200여만원의 유가증권을 보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무소속 이계안 의원은 현대자동차 주식 1만6,680주(16억여원)를 전량 매도했다.

반면 주식백지신탁을 한 의원으로는 열린우리당 강성종 의원이 굿젠(주) 5만주(9,000만원)를, 한나라당 정갑윤 의원이 해성(주) 7,700만원 가량을 주식신탁했다.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도 동양반도체 시큐어소프트 유진로봇 한화 등 배우자 명의의 주식 9,400만원 어치를 일괄 매도했다.

같은 당 허태열 의원은 삼성SDI 삼성전자 주식 7,800여만원 어치를 전량 매도했다. 한나라당 서병수 의원은 비상장주식인 (주)우진서비스 19만9,500주(9억9,700여만원)를 주식백지신탁했고, 부일석유(주) 부일여객자동차(주) 제일투자신탁증권 주식을 매각했다.

한편 한나라당 박종근 의원은 대경컴퓨터(주) 9만7,620주(4,800여만원)가 폐업으로 가치를 상실했다고 했고 유승민 의원은 (주)위즈코다테크놀로지스 4,898주(2,400여만원)가 부도로 인해 주식 매매가 불가능하게 됐다고 신고했다.

김승현  okkdoll@dailysu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