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공천 잡음' 이해찬표 시스템 공천 '흔들'
'광주·전남 공천 잡음' 이해찬표 시스템 공천 '흔들'
  • 온라인뉴스팀
  • 입력 2020-03-10 12:53
  • 승인 2020.03.10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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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오른쪽 세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대응을 안건으로 열린 제2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해찬(오른쪽 세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대응을 안건으로 열린 제2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더불어민주당이 이해찬 대표 체제 출범과 함께 내걸었던 이른바 '시스템공천'이 흔들리고 있다.

이 대표는 4·15 총선과 관련해 '질서 있는 혁신공천'을 핵심 기치로 내걸었지만 텃밭인 광주·전남의 현실은 경선혼탁과 공천잡음으로 나타나고 있다. 곳곳에서 재심이 신청되고 재경선 결정까지 내려졌다.

허술한 경선관리시스템이 오히려 민주당에 선거 악재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10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공천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든 이날 현재 광주·전남지역 18개 선거구 가운데 재심이 신청된 지역만 광주 동남갑과 북구을, 광산구갑·을, 전남 여수갑, 고흥·보성·장흥·강진 등 무려 6곳에 달한다.

높은 당 지지율만 믿고 '경선이 곧 본선'이 될 것이라는 과열혼탁 양상 속에 흑색선전과 상호비방 등이 극심했던 결과다. 심지어 '신천지 유탄'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곳곳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재심신청과 별도로 고소·고발에 따른 법적공방도 예고하고 있다.

재심신청 선거구 가운데 광주 광산을은 최고위에서 재경선 결정까지 내려졌다.

당초 경선에서는 박시종 후보가 민형배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으나 불법 조회된 권리당원 명단의 활용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발목을 잡았다.. 박 후보와 사전 단일화를 했던 한 예비후보가 불법조회한 1500여명의 권리당원 명단이 문제가 됐다.

원 경선에서 2.28% 차 박빙의 승부였기 때문에 재경선까지 갈 것이냐 여부로 관심을 모았으나 결국 민주당은 스스로 부정의 소지를 인정하며 재경선 결정을 내렸다.

전남 여수갑은 컷오프된 주철현 후보의 재심을 받아들여 강화수·김유화 후보 간 3자 경선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려 온 후보를 무리하게 컷오프시켰다가 당초 2인 경선 결정을 번복한 것이다.

광주 광산갑은 불법 선거운동 혐의에 대한 선관위의 판단을 지켜본 뒤 재심 인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여전히 불씨의 소지를 남겨두고 있다.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천잡음 못지않게 민주당의 경선방식도 허점을 드러냈다.

이번 경선은 '오픈 프라이머리'를 전제로, 권리당원 투표 50%와 일반 여론조사 5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권리당원이 일반 여론조사에까지 참여하는 사실상 '1인 2표제'가 횡행했는데도 민주당은 이를 걸러낼 장치를 마련하지 못했다.

일반 여론조사에서 과정에서 권리당원을 배제하기 위해 "당신은 민주당 권리당원입니까"라고 질문을 던지지만 상당수 권리당원들은 "아니오"라고 답한 뒤 여론조사에 참여하고 이후 권리당원 투표까지 행사하는 방식이다.

1인1표제를 기본으로 하는 민주주의 선거방식과 표의 등가성 측면에서 공정성 시비를 낳고 있다. 문제는 이런 행태가 어느 특정 후보에 국한되지 않고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손을 놓고 있다.

민주당 경선이 시스템공천을 전제로, 후보 간 정책 등을 비교할 장치 없이 '깜깜이 경선'으로 치러진 것도 문제다. 코로나19 사태로 대민접촉 선거운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깜깜이 경선방식은 정치신인들의 불만을 낳았다.

때늦은 선거구 획정으로 전형적인 게리맨더링이 이뤄진 순천지역에서는 전략공천까지 더해져 몸살을 앓고 있다. 인구 5만5000여명의 해룡면을 광양·곡성·구례지역에 떼어준 데다 소병철 후보를 전략공천해 기존 예비후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민주당 당헌당규에는 전략공천이 가능하도록 명문화돼 있긴 하지만 이해찬 대표의 취임 일성은 "호남에서 전략공천은 없다"였다. 예비후보들이 반발하는 이유다.    

광주·전남지역 곳곳에서 일고 있는 민주당의 경선잡음은 공정과 혁신을 골자로 하는 시스템공천의 취지를 흐리게 하고 있다. 자칫 '오만한 민주당' 프레임이 만들어지면 총선 악재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후보 간 도를 넘어선 다툼은 '감동있는 경선'을 넘어 민주당의 주요 선거전략인 원팀 구성도 흔들고 있다.
 
지금의 민주당 상황이라면 한 번 해볼만 하다는 타 정당 후보들의 분위기도 감지된다.

지난 20대 총선의 참패를 만회하겠다며 호남압승과 고토회복을 목표로 내걸었던 민주당은 지금 위기다.

[뉴시스]

온라인뉴스팀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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