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해외 언론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허트포드셔 대학교의 심리학 교수 리처드 와이즈먼 연구팀은 세계 여러 도시에서 시민들의 걷는 속도를 측정했다. 비밀 측정의 대상이었던 남녀들은 공히 휴대폰을 이용하지도 않았고 무거운 짐도 들지 않은 상태에서 홀로 걷고 있었다.
그 결과 60피트 (18m)를 걷는 속도가 1990년대에 행해진 연구 결과에 비해, 10% 이상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시아 지역 사람들의 걸음 속도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싱가포르는 30%, 중국 광저우는 20% 이상 증가했던 것. 또 여성보다는 남성이 25% 정도 빨리 걷는 것으로 측정되었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가 스트레스와 업무 중압감이 커져 마음이 바빠졌기 때문에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또 휴대폰, 이메일, 인스턴트 메신저 등의 이용 증가가 매 순간 무엇인가를 생산해야 한다는 강박을 일으켰고, 이것이 보행 속도에 영향을 끼친다고 덧붙였다.
영국 데일리 메일의 경우, 빨리 걷는 사람이 심장 마비에 걸릴 확률이 높고 고혈압의 위험도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천천히 걷기의 즐거움을 잃은 현대인의 초상을 보여주는 이번 연구 결과는 해외 언론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 등 한국의 도시는 연구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가장 빨리 걷는 사람들은 싱가포르인들이고 유유자적 느린 걷기를 즐기는 이들은 말라위의 시민들이었다.
조민성 jms@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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