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단순한 휴식 아닌 여유로운 삶의 휴식
수면, 단순한 휴식 아닌 여유로운 삶의 휴식
  • 조민성 
  • 입력 2007-06-28 14:51
  • 승인 2007.06.28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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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의 원인과 치료방법

현재 지구상에서는 전체 인구의 약 30%가 불면증으로 인해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청한다는 보고가 있다.
사람이 아침에 깨고 밤에 자는 것은 낮과 밤이라는 자연의 주기와 리듬에 우리 몸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 리듬이 깨질 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 불면증이다. 몸이 아파도 불면증이 오며 심리적으로나 환경적으로 문제가 있어도 불면증이 온다.



잠이 중요한 이유

우리 몸에서 뇌는 생명유지를 위한 모든 생물학적 기능을 총괄하는 곳이다. 이 뇌가 적절한 활동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휴식이 필요하다. 이러한 휴식은 대부분 수면시간에 이루어진다. 그런데 잠이 부족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당연히 뇌는 생화학적, 전기적 균형을 잃고 다음날 생활에서 부딪치는 여러 가지 자극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잠은 크게 꿈수면과 비꿈수면으로 나누어진다.

꿈수면은 정신적 갈등을 해소하는 시간이고 비꿈수면은 신체적 에너지를 보충하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잠이 중요한 이유는 이처럼 그것이 단순한 휴식의 차원을 넘어서서 지난 일에 대한 갈등해소와 내일에 대해 준비하는 적극적인 과정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잠을 못 자게 하면 사람은 미칠 지경이 된다. 환각, 망상도 일어날 수 있다. 수면 박탈이 모진 고문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실험연구에 의하면 잠을 자더라도 꿈을 못꾸게 하면 같은 고통이 온다고 한다. 동물 실험에서 수면 박탈을 시키면 음식섭취는 증가하지만 체중은 감소하고, 체온이 떨어지며 궁극적으로는 죽음까지도 유발할 수 있음이 관찰되었다.


불면증의 원인

불면증의 원인은 크게 4가지 범주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는 정신과적 질환과 동반된 경우이다.

두 번째는 신체적 질병이 원인인 경우이다.

셋째는 일상적인 스트레스나 입원과 같은 환경적 변화로 인한 불면증이다.

넷째는 특별한 원인을 찾아볼 수 없는 경우이다.

이것을 일차적 수면장애 또는 정신생리학적 불면증이라고 한다. 성격이 매사에 완벽한 것을 추구하는 강박적 성격의 사람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수면이 자기 뜻대로 조절되지 않을 때 쉽게 긴장하고 불안해하므로 일어난다.

잠자는 시간이 가까워올수록 ‘내가 오늘 밤 잘 잘 수 있을까’하는 긴장이 고조되면서 억지로 자려고 애쓰고 ‘이러다가 내일 내가 일을 못하면 어떻게 하나’하는 불안이 오히려 뇌를 더 깨우는 작용을 하여 불면증으로 이행되는 것이다. 이때 시끄러운 소음이나 온도조절의 실패 등 잘못된 수면환경이 이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다.

임상적으로 불면증은 증상이 한 달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불면증의 양상에 따라서도 원인이 약간씩 다를 수 있다. 잠이 들기 어려운 경우는 정신적 긴장이나 불안 등으로 정서적으로 자극을 받고 있거나 잠드는 것에 대한 공포가 있을 때, 낯선 곳에서 잠을 잔다거나 잠자는 환경이 시끄럽다거나 하는 환경의 변화가 있을 때, 신체적으로 고통스럽거나 불편할 때, 술이나 커피 등의 영향, 약물, 습관성 약물을 복용하다가 중단하는 경우, 야간 근무든 근무 시간의 변화, 해외 여행 등으로 시차적응이 안될 때 등이다.

일단 잠은 들지만 자주 깨거나 중간에 깨서 다시 잠들기 어려운 경우는 잠들기 어려운 경우와 같은 원인에 의해서도 일어나지만 그 외 우울증, 수면시 무호흡증, 악몽, 야경증, 몽유병, 노화 등에 의해서도 일어난다.

일반인들이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 바로 술에 관한 것이다. 흔히 잠이 안 올 때 술을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술은 잠은 쉽게 들게 하지만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자주 깨게 만들고 깊은 잠수면과 꿈수면을 감소시킨다. 술 마신 다음날 마음이 불안정해 지고 짜증이 잘 나는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다.

특히 알코올중독이 되면 만성적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고 그 불면증을 없애려고 또 술을 마시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한다.

또한 수면 시간이 수시로 바뀜으로써 불면증이 초래되기도 한다. 낮과 밤근무를 돌아가면서 해야하는 사람이나 비행기 조종사들과 같은 경우이다. 이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일반인들 보다 세배 정도 더 수면장애로 고통받는다.

요즘 서머타임제도 도입에 대한 여론이 일어나고 있는데 정신과적으로는 좋지 않은 것이 서머타임으로 인해 수면시간이 한 시간 정도만 변화가 돼도 자동차 사고율이 10%정도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기 때문이다.

일정한 시간에 자고 깨는 것이 그 다음날 활동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결과이다.


불면증의 치료

첫째는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울증이나 불안신경증과 같은 정신적 질환은 그 치료가 되면 불면증은 따라서 좋아진다.

두 번째는 수면환경 치료이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포함된다.

잠자리에 눕는 것은 잠잘 때만으로 제한한다. 왜냐하면 오래 누워 있을수록 더 자주 깨고 수면 깊이가 얕아지기 때문이다. 몇 시에 자든지 간에 규칙적이고 일정
한 시간에 일어난다.

잠자는 곳의 소음을 방지하고 시계는 침실에서 치워버리도록 한다.

방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한다. 너무 덥거나 추워도 잠이 안 오는 법이다. 정기적으로 하는 적당한 운동은 좋지만 자기 직전의 지나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자기 전에 가벼운 간식은 괜찮다.

특히 따끈한 우유 한잔은 좋다. 우유에는 수면과 관계되는 트립토판이라는 물질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너무 배가 부르면 장이 음식을 소화시키기 위해 일을 해야 하므로 저녁때는 지방이나 단백질이 많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저녁때는 음료수를 많이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소변을 보기 위해서 잠이 자주 깰
수 있다.

특히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수는 절대 피하는 것이 좋다. 알코올이나 담배는 수면장애를 일으키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불규칙한 낮잠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오후 3시 이후의 낮잠은 절대 피해야 한다. 주말이면 하루 종일 밀린 잠을 자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 일요일 밤에 잠을 설치게 되어 월요병을 더 유발한다. 낮에 있었던 복잡한 일은 잊어버리고 잠자리에 눕는 것이 좋다.

잠자기 전에 20분 정도 따뜻한 샤워를 한다. 정기적으로 저녁에 이완요법 (명상이나 근육 이완, 복식호흡법)등을 시도한다.

잠이 안 와서 초조하거나 화가 날 때는 억지로 자려 하지 말고 일어나 불을 켜고 지루한 책읽기를 하거나 다른 무언가를 시도해보다가 다시 졸리면 들어가 눕도록 해 본다.

사람들 중에는 이러한 노력을 하루 이틀 해보고 안 된다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한번 흐트러진 수면 리듬이 돌아오려면 몇 주일이 걸린다는 것을 알고 노력해야 한다. 이러고 나서도 안될 때는 수면제를 사용해 볼 수 있다.

수면제는 여러 종류가 있다. 종류에 따라 수면을 잘 유도하는 것, 수면을 잘 유지하는 것이 있으며 수면에서 깨어난 후의 각성상태나 의존성 등이 다르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여 약을 처방 받는 것이 좋다. 수면제를 3~4주 이상 연속적으로 사용하면 대부분 의존성이 생기므로 유의해야 하고 될 수 있으면 소량에서 출발하여 간헐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고 약을 중단할 때도 서서히 그 용량을 줄여나가야만 되므로 전문의의 조언을 따르는 것이 좋다.

최근 멜라토닌이 불면증의 특효약처럼 알려지고 있는데 사실은 시차문제나 밤낮 교대 근무로 인한 수면장애에만 치료 효과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사람들에 따라서는 다른 반응을 보이므로 모든 사람들에게서 수면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약처럼 적은 양에서 시작해 서서히 증량시키며 사용하는 것이 좋다. 용량이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다. 또한 아직까지 멜라토닌의 부작용에 대해서 충분히 연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0.5~5mg범위에서 최소한의 용량을 쓰는 것이 좋다.

이 멜라토닌이 불면증뿐만 아니라 수명을 연장시키고 성기능을 활성화시키며 암까지 치료할 수 있다는 설은 아직 의학적으로 증명된 바가 없다. 오히려 생식능력에 관해서는 생식능력을 자극한다는 설과 억제한다는 설이 양립하고 있으며 많은 용량에서는 정자운동과 성충동을 감소시킨다는 보고도 있다.


#좋은 수면이란?

몇 시간을 자느냐보다는 수면의 질이 중요하다.

의학적으로 이야기하는 좋은 수면은 아침에 눈을 떠서 5분쯤 후에 상쾌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두통이나 근육통도 없어야 한다. 낮에 졸립거나 집중력 장애, 기억력 장애 등도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 이런 수면이 되려면 잠자리에 누워 5~10분내에 잠들 수 있어야 하며 자주 깨지 않아야 한다.

수면시간은 보통 8시간 정도로 보고 있지만 하루 4~5시간만 자도 충분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을 쇼트 슬리퍼(SHORT SLEEPER)라고 하며 대개 능률적이고 활동적인 사람들이 많다.

반면 하루 9~10시간 이상 자야 되는 롱 슬리퍼(LONG SLEEPER)도 있다. 신생아는 하루 20시간 이상을 잔다. 세살 경이 돼야 24시간을 주기로 수면리듬이 바뀌면서 깊은 잠을 밤에 잘 수 있게 된다. 성장기의 아이들은 전체 수면 시간 중 꿈 수면의 시간이 길고 수면깊이도 깊다.

그래서 아이들은 ‘누가 업어가도 모르게’깊은 잠을 잘 수 있지만 30대부터는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서 전체 수면시간도 짧아지기 시작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잠의 깊이도 얕아지고 자주 깨게 된다. 그러므로 노인이 되면서 잠이 없어지는 것은 정상적인 노화과정인 것이다.

조민성  jms@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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