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가난 물려받지 않았다”
“아버지의 가난 물려받지 않았다”
  • 김현 
  • 입력 2007-04-03 15:02
  • 승인 2007.04.03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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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가계도 완벽공개
범여권의 신예스타로 떠오른 정운찬 전서울대총장. 그가 4월 재보궐선거를 기점으로 정계진출이 기정사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은 그의 삶의 궤적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어릴 적 가정형편이 어려워 둘째 숙부의 양자로 입적됐지만 함께 생활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갈 정도로 끼니를 때우지 못했던 일이 허다했다는 정 전총장. 가정을 일구고, 1남 1녀의 자녀를 둔 그가 자녀를 명문대에 입학시키고, 대학총장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의 철저한 교육 덕분이었다고 말한다.
정 전총장의 사촌누나인 정금자씨는 “운찬이는 법 없이도 살 똑바른 사람이다”라고 칭찬한다. <일요서울>은 지난호(674호)에 이어 정 전총장의친인척을 통해 어릴 적 힘든 시절과 그의 가족사 등을 낱낱이 파헤쳐봤다.


정운찬 전총장의 어릴 적 삶의 궤적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 충남 공주 탄천면 분강리 마을 사랑방에서 살았다. 공주 탄천면 국지리에서 태어나기는 했지만 그 마을 밤나무 밑 초가집 살이를 하다가 마을 사랑방 등을 전전하며 어렵사리 살았다고 한다.

정 전총장은 어릴 적 둘째 숙부(양아버지)에게 양자로 입적됐다. 딸만 여섯인 둘째 숙부가 아들이 없어 정 전총장을 아들로 호적에 입적한 것이다.

그러나 둘째 숙부는 정 전총장을 보살필만한 경제적인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강가근처 나루터에서 뱃사공을 하며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그런 힘겨운 형편이었기 때문이다.


아버지 정창성, 두루마기 입고 다닌 선비

정 전총장의 아버지 남매는 모두 7남매. 아버지 정창성씨는 선비타입으로 정 전총장이 9살 되던 해에 작고했다. 정 전총장의 아버지는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았지만 항상 두루마기 한복을 차려입고, 점잖은 말투를 구사하면서 마을을 돌아다녔다는 게 분강리 마을 주민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그의 어머니 이경희씨는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어릴 적 한학을 배울 정도로 신세대 여성이었다고 한다.

정 전총장의 어머니는 16살 때에 충남 공주 탄천면 분강리로 시집왔다. 남편보다 한살 연상이었던 이씨는 아이들 교육에 남달랐다.

정 전총장의 어머니는 자식에게 늘 고상한 말투와 행동을 요구했고, 스스로 자긍심을 배우는 방법을 알려줬다는 것이다. 정 전총장의 어머니 스스로가 자녀들에게 함부로 말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정 전총장은 독립심이 강해지고, 자신감과 당당함을 몸소 실천할 수 있었다고 한다.

양아버지로 삼은 둘째 숙부는 정윤원씨이고, 셋째 숙부는 정하원씨, 넷째 숙부는 정창식씨이다. 정 전총장의 아버지 형제는 현재 모두 작고했다. 고모도 3명이나 있다. 그 가운데 둘째 고모는 정정숙씨.

충남 공주 탄천면 분강리에서 분강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둘째 고모의 넷째 아들인 유근덕씨는 정 전총장에 대해 “운찬이는 특별한 아이였다. 매
사 차분하고 말투도 바른 아이였다”고 회고했다.

정 전총장의 현재 신체 사이즈는 신장 167cm, 몸무게는 60kg 정도다. 어린 시절, 똘망똘망했고, 모습도 특이했으며, 머리는 둥글둥글하고 뒤통수가 튀어나왔다고 한다.


총장시절, 대학 등록금까지 챙겨줘

정 전총장의 어머니는 탄천면 분강리로 시집와 자식을 모두 11명이나 낳았다. 하지만 생존한 자식은 5명밖에 되지 않는다. 그 가운데 정 전총장은 막내다.

큰 형인 정운혁씨와 큰 누나 정운기씨 둘째누나 정등운씨, 셋째누나 정분자씨가 그의 형제자매들이다.

정 전총장의 양아버지(둘째 숙부)의 넷째 딸인 정금자씨(서울 동대문구 회기동)는 “운찬이는 쭉 함께 살지는 않았지만 방학 때만 되면 집에 놀러
왔다”며 “사실 우리 집이 딸만 여섯명이어서 우리 아버지가 운찬이 더러 ‘너는 내 아들이야. 아버지라고 해야한다’라는 말을 했었다”고 회상했다.

더구나 정 전총장이 대학 총장시절에는 친인척의 대학등록금까지 챙겨줬다는 말도 한다. 정씨는 또한 정 전총장이 ‘보증수표’같은 사람이라고 평한다. 평소에도 실수를 안 하고, 옳다고 하는 일은 꼭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행동도 똑 부러졌다고 말한다.

정씨는 “(운찬이가) 천사라고 불릴 정도로 ‘정도(正道)’만을 걷는 사람”이라며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부인 최선주, 개인전 워밍업단계

정 전총장은 탄천면 분강리 마을에서 탄천초등학교 2학년까지 다니다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서울로 이사와 낙산동 쪽방촌에서 힘겹게 살았다.

어릴 적부터 총명했던 정 전총장은 줄곧 1등을 놓치지 않았고, 고교 1학년 때에는 입주 괴외를 시작해 혼자 돈벌이를 시작했다.

정 전총장이 서울대학을 졸업하고 1973년 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 그의 어머니는 작고했다. 하지만 이 때 정 전총장의 가족들은 공부에 큰 지장을 받을까봐 어머니의 죽음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정 전총장은 서울대학 재학 시절, 캠퍼스 커플로 만난 최선주(58)씨와 1973년 6월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물론 결혼하기까지 장인, 장모의 반대는 극심했다. 사위가 가난하다는 이유 때문에 딸을 맡길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그 때 서울대 스승이었던 조순 전서울시장이 직접 정 전총장의 장인을 만나 결혼을 설득한 것이다.

부인 최씨는 서울대 응용미술학과 출신. 결혼한 이후 전공분야를 살리지 못하다가 지난 2004년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첫 개인전을 가졌다.

최씨는 앞으로 활동계획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동안 공관에 지내다보니 그림을 그릴 시간이 없었다. 지금은 워밍업단계에 있다. 개인전은 그리 급하지 않기 때문에 천천히 생각하고 있다”며 “(개인전을 준비하려면)천천히 생각해 그림을 모으는 작업이 필요한 만큼 좀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특히 ‘정 전총장의 향후 정계진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최씨는 “그런 얘기는 아직 천천히 말할 단계인 것 같다”며 “아직 뭐라 말할 수 있는 시기는 아니다”라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1남 1녀 명문대 졸업

정 전총장의 자녀는 1남 1녀. 큰 아들 정순택(30)씨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서울 여의도 근처에 위치한 A회사에서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딸 정윤지(24)씨는 이화여대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이다.

김현  rogos0119@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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