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의 이유있는 방향선회?
홍준표의 이유있는 방향선회?
  • 김현 
  • 입력 2007-03-20 15:00
  • 승인 2007.03.20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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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박근혜 만난 속사정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의 최근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한나라당 예비주자인 이명박(이하 MB) 전서울시장의 계보로 알려진 홍 의원이 MB와 라이벌 관계인 한나라당 예비주자 박근혜 전대표를 만났다는 것 때문이다. 무엇보다 홍 의원이 박 전대표와 독대하면서 “선거본부장 자리를 요구했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그러나 홍 의원은 박 전대표와 만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선거본부장 자리를 요구한 것은)전혀 터무니없는 얘기다”라며 전면 부인했다.


지난 2월 23일 낮 홍준표 의원과 박근혜 전한나라당 대표가 약 1시간 가량 독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는 홍 의원이 MB측 사람이란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한나라당 경선 시기를 놓고 한창 시끄러운 난국에 홍 의원이 왜 박 전대표를 만난 것일까. 여의도 정가에서는 홍 의원이 최근 MB쪽의 경선대책본부장 후보로 거론돼 오다가 한나라당 권철현의원이 유력한 인물로 급부상하자 내심 불만을 품고 박 전대표를 만났다는 말이 나돌았다.

더구나 홍 의원이 직접 박 전대표에게 연락해 선거본부장 자리를 달라고 요구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러나 홍 의원은 “선거본부장 자리를 달라고 한 적 없다”며 이를 전면 부인했다.

홍 의원이 박 전대표와 단 둘이 독대한 것은 홍 의원이 정계에 입문한 지 10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이 과연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홍 의원은 이에 대해 박 전대표가 지난해 10월부터 만나자는 제의를 했다는 말을 했다. 더구나 박 전대표는 당내 경선주자이기 때문에 못 만날 이유가 없었다고 말한다. 그는 박 전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경선전략 문제, 대북 문제 등에 관해 주로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그는 지난 97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에 대해 네거티브(욕설, 비방전) 선거전이 있었고, 당시 이인제 후보에 대한 포용실패가 대선 실패를 낳았다는 얘기도 했다는 말을 덧붙였다. 또한 홍 의원은 “상호 네거티브 선거전이 치러지면 본선경쟁이 어렵게 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MB사람으로 각인된 홍 의원이 향후 박 전대표 캠프라인으로 방향선회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박 전대표뿐 아니라 MB, 손학규 전경기지사와도 만날 수 있다”며 정치권에 나돌고 있는 ‘방향선회’를 부인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이미 홍 의원이 공공연하게 MB사람으로 인정하고 있는데다 MB의 라이벌인 박 전대표와 만났다는 것 자체가 홍 의원의 ‘이유 있는 반항’일 수 있다는 시각이다.

홍 의원은 MB는 물론 손 전지사와도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초월해 인간적으로도 막역한 사이다. 지난 99년 뉴욕에서 유학할 당시만해도 MB, 손 전지사와 함께 어려운 시절을 동고동락했다. 홍 의원은 “손 전지사의 목소리가 제일 절실하다”며 “지금은 내가 나설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홍 의원이 한나라당 대선경선과정에서 MB쪽에 일정부분 역할 분담을 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와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요즘 정치적인 계보가 어디에 있느냐”며 “그것보다는 정치적인 파트너 관계로 생각해야하는 것 아니냐. 나도 때가 되면 역할을 할 것이다”라며 조심스런 답변을 했다. 또한 경선국면에 들어가면 본선에서 이길만한 후보를 돕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는 게 홍 의원의 견해다. 그는 이 때문에 당분간은 현재 맡고 있는 환경노동위원장직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했다.

김현  rogos0119@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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