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찬-폭탄 투하, 이수일-소총 사격
김유찬-폭탄 투하, 이수일-소총 사격
  • 김현 
  • 입력 2007-02-28 10:22
  • 승인 2007.02.28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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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4>
이명박vs박근혜 검증논쟁
김유찬-이수일의 입
정치권이 구정 설 연휴를 기점으로 연달아 터지는 정인봉, 김유찬의 ‘이명박 X파일’ 사건으로 어수선하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2월 20일, 자민련 출신의 이수일씨로부터 박근혜 전대표 등의 사생활 등과 관련한 내용이 담긴 2차 ‘유인물’이 한나라당 대권주자, 당직자 등 41명에게 또다시 우편으로 보내졌다.
한나라당 대권주자인 이명박 전서울시장, 박근혜 전대표 모두 비슷한 시기에 ‘후보검증론’과 관련, 공격 타깃으로 지목됐지만 정작 도마 위에 올라있는 쪽은 이 전시장이 됐다.



최근 방송, 언론, 인터넷 등을 통해 국민들의 눈과 귀를 솔깃하게 만든 내용은 단연 ‘후보검증’ 폭로 뉴스다. 그 등장인물에는 김유찬씨와 자민련 출신인 이수일씨다. 이들 두 사람은 각각 이명박-박근혜를 정조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두 사람의 등장은 상반된 효과를 낳았다. 이 전시장의 ‘위증교사’ 혐의와 관련한 김씨의 2차 기자회견 내용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정치뉴스란을 점령하는 괘거(?)를 낳은 것이다. 물론 정인봉 변호사의 1차 펀치가 이 전시장에게 가해지기는 했지만, 언론을 향한 립서비스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는 얘기가 오고갔다.

반면 이수일씨는 지난 2월 20일 두 번째로 한나라당 당직자에게 보낸 박근혜 전대표 후보검증 관련 ‘유인물’이 그냥 파묻혀 버리는 역효과를 불렀다.

그 이면에는 이들 두 사람 사이에 ‘후보검증론’과 관련해 사실적인 당시 정황이나 증거자료, 녹취록, 증인 등의 내용이 담긴 주장에서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김씨는 우선 10쪽짜리 분량의 위증 관련 예상 질문 답변서를 제출했고, 이와 관련된 인물로 96년 총선 당시 신한국당 종로지구당에서 일했던 K씨라는 사무국장과 J씨라는 조직부장의 발언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물론 이들 녹취록에 등장하는 두 사람은 김씨의 주장과는 상반되게 “김씨가 찾아와 생활비가 없다고 말해 150만원 정도씩 줬다”고 말하고 있지만, 김씨는 기자회견을 발표한 이후부터 정치 뉴스란을 대거 선점하는 효과를 얻어낸 것이다.

반면 박근혜 전대표를 비방하는 유인물을 보낸 자민련 출신의 이씨(44년생, 경기도 수원)는 사실(fact)확인이 된 내용이냐 아니냐는 차치하더라도 2차로 보낸 문서 내용에서 다소 과격하고 비판적인 글이 주를 이루고 있어 박 전대표를 향한 의도된 정략이 아니냐는 시각이 강했다.

이씨가 주장하는 후보검증론의 내용 가운데는 단어 하나하나에 저돌적 표현이 숨겨져 있었고, ‘우쭐대는 철없는 아이식 미남 유승민 의원’, ‘유승민과 같은 해당분자를 격리’, ‘박근혜 의원은 시집도 못가고 아이 낳은 경력이 없는 여성이 무슨 모성론’ , ‘지졌다 볶았다 헤어스타일로 무슨 대통령 되겠다는 것’이라는 등의 인신공격적인 글까지 담아놨다.

이씨가 보낸 문서 내용에는 박 전대표와 관련한 청와대 출입 도술사 C씨, 당시 K기업 S모 사장(경기고 52회 졸, 현재 미국거주)의 사생활 정보보고서 내용은 물론 정수장학회 문제, ‘2002년 방북과 관련한 진상 요구’, ‘가족사 재검증’, ‘ 출생문제’ 등이 거론되어 있었다.

이번 이명박-박근혜 후보 검증론이 ‘이명박 굳히기’ 모드로 접어들 것이냐 아니면 박 전대표의 선점 효과를 부를 것이냐는 좀 더 지켜봐야할 일이다. 하지만 최근 대권주자 지지도 조사에선 이들 두 대권후보가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은 주목해야할 대목이다.


#김유찬씨는 누구

서울대 교육학 석사 받은 엘리트

대선을 앞두고 돌연 정치권을 발칵 뒤집어놓은 인물이 있다. 햇수로 1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선거법 위반 사건을 다시 건드리며 정치권에 출현한 김유찬씨(46·당시 전 이명박의원 비서관)가 그 주인공. 그는 과연 어떤 인물일까.

김씨는 1985년 서울대를 졸업하고, 87년 서울대 대학원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92년 현대그룹에 입사한 김씨는 현대그룹 문화실(기업문화 홍
보담당)로 근무지를 옮겼고, 그 뒤 현대산업 연수원 원장, 제2회 도시환경정책연구소장, 한국네트워크 마케팅 사업자 총연맹총재 등을 역임했다.

그러다가 95년 5월 이명박 전서울시장(당시 현대건설 회장 15대 국회의원 출마)과 인연을 맺으면서 96년 총선 때 거리유세단장을 맡아 활동했다.

1996년 4월 총선 당시에는 김씨의 부인 이미숙씨 또한 이명박 캠프의 전화홍보팀장을 맡아 일할 정도로 선거활동에 적극적이었다. 이 전시장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뒤 김씨는 5급 비서관직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96년 6월 사직하고, 이재창 의원실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하지만 곧바
로 해고를 당했고, 그 사유로 이명박 의원의 입김 때문이었다고 주장을 펴고 있다.

그 뒤 96년 9월 김씨는 15대 국회의원 선거당시 이명박 의원이 6억원대의 불법선거자금을 썼다고 폭로한다. 김씨는 당시 선거기획대행사에 세 차례에 걸쳐 건넨 1,500만원 영수증 등의 지출 내역을 공개한 뒤 홍콩을 경유해 캐나다로 떠난다. 하지만 그 뒤 이 전시장 등과 함께 유죄 판결을 받았다.

98년 캐나다에서 돌아온 그는 지방선거에 영등포구청장으로 출마하기도 했다. 2003년 그는 부동산개발업체인 (주)서울IBC회사 대표로 일해 왔다.

특히 서울시가 추진 중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DMC) 137층짜리 초고층 빌딩을 짓는 사업의 수의계약을 따내는 과정에서 김씨는 ‘이 전시장이 재직 시 사업 입찰방식을 변경하는 등 방해를 했다’고 말하고 있고, 그 때문에 이 전시장과 또다시 얼굴을 붉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씨는 그로인해 자신이 동업자들에게 진 빚만도 30억 원이나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김현  rogos0119@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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