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옥중에서 만났다 제이유그룹 주수도 회장
독점 옥중에서 만났다 제이유그룹 주수도 회장
  • 오경섭 기자
  • 입력 2008-06-20 13:47
  • 승인 2008.06.20 13:47
  • 호수 738
  • 6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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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제이유사태' 진실 확실히 밝혀야"
'국정원의 제이유 보고서'는 주수도 회장의 정관계 로비의혹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불법 다단계 영업 등의 혐의로 12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인 제이유(JU) 그룹 주수도 회장과 ‘제이유 비리’를 최초 보도한 본지 〈일요서울〉오경섭 정경부장이 11일 서울구치소에서 만났다. 주 회장은 이날 옥중 인터뷰에서 제이유 보고서를 작성한 국가정보원을 ‘매국노’에 비유하며 “제이유 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주 회장은 제이유 사태 전반을 다룬 백서(白書)를 준비 중이라며, “결자해지(結者解之)차원에서 오 선생이 시작한 것이니 오 선생이 진실을 밝혀 달라”고 당부했다. 주 회장은 특히 제이유 영업과 관련 모두 무혐의가 입증됐다며, 옥중 경영을 통한 재기 의사를 내비쳤다.

〈일요서울〉오경섭 정경부장은 지난 2006년 4월 단독 입수한 국가정보원 보고서를 바탕으로 제이유 비리를 특종 보도했다. 이 보도 이후 제이유 그룹과 주 회장에 대한 검찰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주 회장은 불법다단계 영업 등의 혐의로 12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러자 주 회장은 지난 4월 대한민국과 본지 오경섭 정경부장을 상대로 각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본지는 제이유 사태의 정점에 있으면서도 한동안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던 주수도 회장과 옥중 인터뷰를 했다. 주 회장은 본 기자(오경섭 정경부장)를 ‘오 선생’으로 호칭했다. (편집자 註)


▲식사는 했습니까?
-예, 지난번에 보려고 했더니만… 진작 좀 만났어야 했는데…

▲대한민국과 기자를 고소한 이유는.
내가 고소까지 했던 것은 우리 오 선생이 미워서 그런 것이 아니다. (보도)내용 때문에 내가 12년형을 받고, (그러한) 여론몰이에 첫 단추를 끼웠기 때문이다. 국정원장까지 고소한 것을 보면 알겠지만 국정원 문건이 허위란 것은 밝혀졌지 않는가? 그런데 그것으로 여론몰이를 해서 천하의 사기꾼으로 만들었다. 다단계 불법영업에 대해서는 매출액으로 기소를 했는데, 결국 미필적 고의로 끝났다. 마케팅이 사기가 아니라고 결론이 났다. 판결문이 나왔다. 이젠 그런 여론 재판도 끝났다.

▲국정원 문건과 보도 관련 수사는.
-‘왜 이런 식으로 수사를 끝내느냐?’고 검찰에 계속 요구했다. ‘누가, 왜 작성했느냐?’까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국정원에서 누가 (문건을) 작성했는지를 알고 있다. 00지부장으로 가 있는 A씨가 작성하고, 그 다음에 000팀으로 넘어갔다. 이 정도로 미지근하게 끝내서 되느냐? 기자만 (약식)기소하고, 나머지는 무혐의 처리를 한 것이 불만이다.


다단계마케팅은 사기 아니다

▲제(기자)가 책임지겠다고 했습니다.
-단순히 그래서 될 문제가 아니고 진실을 밝히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닌가? 그래서 나로선 대한민국과 오 선생을 상대로 10억 손해배상 청구를 했지만 앞으로 추가 고소할 예정이다.

▲보도와 관련 억울한 점은.
-나는 오 선생이 정의감에 불타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오 선생의 보도가 세상을 시끄럽게 했고, 그것을 동아일보와 (MBC)피디 수첩 등이 받아서 보도했지만 한 건도 기소가 안됐다. 서울 동부지검과 서울 중앙지검 특수부가 2년 가까이 수사를 했지만 기소를 한 건도 못했다. 사실 그런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국정원 문건)내용이 한 기업과 한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 어떤 음모에 의해서 만들어졌는가를 이제는 밝혀야 한다.

▲어떤 음모인가.
-내가 알기로는 제이유의 중국진출을 막기 위해 000이 일본 CIA에 압력을 넣었고, 이를 국정원이 받은 것이다. 또 석유 때문에 산자부가 마지막 압력을 넣은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제이유에) 표창은 못 줄망정 어떻게 기업을 무너뜨리고 감옥에 보내 놓고 12년씩 형을 받게 하는가?

▲국정원 음모론에 대해.
-국정원은 매국노들이다. 내가 (전) 국정원장을 고소한 진술서를 나중에 주겠다. 앞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다 알면 피가 끓을 것이다. 본인이 (기사를) 썼지만 본인이 거짓으로 써서 기업이 망했다면 평생 무슨 면목으로 살겠는가?
오 선생은 (제이유와 관련) 스스로 보도하고 조사를 받아보고 너무나 한 가운데 깊숙이 빠져 있지 않는가? 다른 사람이 이것을 파헤치는 것 보다 오 선생이 그 속에서 진실을 파헤친다면 남들이 다 믿을 것 아닌가?
지금은 법 위에 정치가 있고 정치 위에 여론이 있다. 흑을 백으로 만들고, 백도 흑으로 만드는 것이 여론몰이다.


국정원 음모 밝혀야

▲국정원에 할 말은.
-지금은 단순히 그렇게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부터 오 선생이 원래의 입장을 떠나서 나를 통해 제이유 사태의 진실을 파악하고 그것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그리고 기획이 나오면 책이나 시리즈로 만들어 보라.

▲그렇다고 해서 이미지 개선이 될 것인가.
-주수도하면 국민들 머리에 떠오른 이미지가 세가지 뿐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사기꾼, 12년형, 그리고 수많은 피해자. 그러나 오 선생이 때리고 피디수첩 2탄까지 터지고 압수수색을 십 여 차례 할 때까지 고소 한 건 없었다. (2006년) 5월 8일 날 첫 고소장이 들어갔다. 당시 수사검사가 국정원 문건을 제이유 상위 사업자들에게 보여주며서“2000억원 비자금이 있다. 고소하면 돈 받아주겠다”고 하여 이를 믿고 고소하게 된 것이다 그때부터 제이유 수사가 불법 다단계 수사로 변질됐다.


특종보도한 기자 높이 평가

▲기자에게 바라는 것은.
-내가 거짓말 한 것이 있으면 내 말에 동조하지 않아도 좋다. 내가 오 선생을 만나자고 했던 이유는 정말 억울한 피해자가 생겨선 안 된다는 점이다. 그때 (최초보도 때)도 정의감에 불타서 한 것이 아닌가? (보도했던 내용이) 거짓이라면 다시 정의감에 불타서 여론을 바꿀 의무가 있다. 그렇다면 나도 그런 오 선생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제이유 경영에 관여 하는가.
-당연하다. 다 무혐의가 나왔다. (주 회장은 옥중서신을 통해 엠유케이 등을 경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이사 하던 사람들이 구속된 후 흩어지는 바람에 나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변호인 외엔 없다.
제이유 사태 전반에 대한 <제이유 백서>가 곧 나온다. 진실을 파헤치면 이건 역사를 바꾸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오 선생이 진실을 취재해 달라. 오 선생이 시작해서 제이유 사태가 온 세상에 이상하게 번진 것처럼… 결자해지(結者解之)아닌가? 그렇게 오 선생이 풀어야 된다. 오 선생이 시작한 것, 오 선생이 진실을 밝히고, 오 선생이 풀어야 된다.

▲언론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 같은데.
-나도 언론을 가지고 있던 사람 아닌가? 00일보에 뺏긴 00월간지와 00TV 등 나도 케이블방송국까지 가지고 있던 사람이다. 내가 언론을 경영할 때 중립을 지켰다. 이런 식으로 해 본적이 없다. 그런데 이젠 언론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사람을 보호하는 언론을 만들고 싶은 심정이다.
제이유 사태처럼 세상이 떠들썩한 게 없다. 변호사를 통해 나에게 어떤 질문이라도 보내 달라. 오 선생이 진실을 밝혀 달라.


#주수도 회장과 제이유그룹

주수도 회장은 1956년 11월 25일 울산에서 태어났다. 20대에 서울 학원가에서 서울대 출신의 명강사(영어)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최종학력은 미국 컬럼비아 퍼시픽 대학.

주 회장은 30대에 접어들면서 정계 인사들과 친분을 쌓아나가면서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주 회장은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비가 소득이 되는 소비생활 공유마케팅’을 창시하면서 1999년 12월 제이유 그룹을 설립한다. 주 회장은 ‘서민 경제 회생, 암웨이 극복, 세계진출로 국부 창출‘을 모토로 제이유 그룹을 한해 매출액 2조가 넘는 국내 최대 다단계 회사로 급성장시킨다.

주 회장과 제이유 그룹은 활발한 기업 인수 합병을 통해 상장사인 (주)세신과 코스닥 등록업체인 한성 에코넷, 제이유 25시 마트, 알바트로스 개발 등 22개 계열사를 거느렸다. 또 민간 석유탐사업체 (주)지구지질정보에 투자해 군산 앞바다 석유를 개발하는 등 다각도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전현직 국회의원과 고위 공무원 연예인 등 사회 각계의 유력인사들을 자문위원으로 활용했다. 그러나 2006년 4월 제이유 그룹 비리에 대한 언론보도가 시작되면서 검찰이 제이유 그룹에 대해 본격수사에 착수하고 주 회장은 같은 해 6월 구속된다. 결국 불법 다단계판매 영업을 통해 2조 1000억원대의 사기 행각을 벌이고 회삿돈 284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12년형을 선고받는다.

그러나 주 회장은 옥중경영을 통해 재기를 노리고 있다. 주 회장은 지난해 제이유의 후신으로 알려진 다단계 판매업체 (주)엠유케이에 편지를 보내 “그룹 재건을 위해 지금부터 본격적인 ‘옥중경영’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한 후 계열사 인사를 직접 단행했다.

주 회장은 특히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난 2007년 12월에도 옥중서신을 통해 “사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 (비록 영어의 몸이지만) 끊임없이 도전을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의 핵-국정원 작성 ‘제이유 보고서’

본지 오경섭 정경부장은 KBS 문형렬 PD와 <줄기세포>를 단독 취재하던 지난 2006년 4월 초순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제이유 보고서’와 금품 살포 관련 리스트를 입수한다. 국정원 보고서에는 제이유 그룹과 주수도 회장의 비자금 조성 방법과 규모, 비자금의 사용처, 정관계 로비 과정 등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전체 20여장)

보고서에는 또 비자금을 활용해 정관계 로비를 했다는 부분도 있다. 제이유 그룹의 주사업인 다단계 판매업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 공정거래위의 조사에 대비한 무마용으로 금품 로비를 했다는 내용도 나와 있다.

보고서는 특히 ‘주수도 회장 측근들이 주 회장이 부도와 구속 등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금품 살포 리스트를 작성했고 이를 승부수로 활용하려 했다고 말했다’고 강조한다. 이 리스트에는 여당 의원은 물론 검경 관계자 등이 포함돼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주 회장은 이와 관련 “(로비의혹을 수사한) 담당 검사는 왜 외국 다단계는 한개도 수사를 못했느냐”며 “(내가) 별도의 비자금 조성을 하지 않고 은닉재산
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으니 검사는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경섭 기자 kbswav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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