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인터뷰-정치인 변신한‘행정의 달인’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

지난 2006년 3월 24일 오후 2시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는 진귀한 장면이 연출됐다. 기자 몇 사람이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한 가정의 가장이자 베테랑 기자인 중년의 남자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었다. 그곳은 200만 충남도민의 사랑을 받아온 심대평 충남도지사 퇴임식 자리였고 ‘정치인 심대평’으로 거듭나는 자리였다.
초대 민선도지사부터 관선 민선 모두 13년 간 충청남도에서 도민과 성장하고 밝은 미래를 꿈꿨던 심대평 도지사의 퇴임은 어쩌면 정신적 공황에 빠지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는 실제로 도지사 재임기간 중 굵직한 업적들을 남겼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 계룡시 승격, 5년 연속 쌀 생산 전국 1위, 안면도 국제꽃박람회 등이다. 작게만 느껴졌던 충남도의 위상을 높여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심 대표는 200만 충남도민의 아쉬움과 절대적인 지지 속에 정치인으로 본격적인 행보를 개시해 충청을 아우르는 정치적 힘을 과시하고 있다. 자유선진당의 대표로 재선에 성공한 국회의원으로 부드럽지만 강한 카리스마를 과시하며 행정의 달인이라는 별명처럼 해박한 행정능력, 뛰어난 웅변가의 국민 설득력, 비범한 통찰력의 뛰어난 지략, 청렴한 도덕성의 윤리의식으로 정치인이 갖추어야 4박자를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심 대표를 지난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국정현안과 허심탄회한 정치적 소회를 들어보았다.
심 대표는 오전에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뒤 〈일요서울〉과 가진 인터뷰에서 국정현안에 대한 속마음을 진솔하게 내비쳤다. 지난 십여 년 간 도지사 재임 시 굵직한 업적들을 남겼던 심 대표는 정치인으로서의 책임을 남다르게 느끼는 듯 했다.
미국산 쇠고기 협상, 한미 FTA, 대운하 등에 대한 생각을 피력하며 이명박(MB) 정부에 대한 조언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조급하고 무원칙 정책남발 말아야
MB의 실용정부에 대해 “이명박 실용정부의 문제점은 기업경영논리로 국정운영을 한다는 것입니다. 국정운영철학과 기업경영에 대한 논리는 다른 것입니다. 기업은 이윤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단체이지만, 국정은 조화가 기본이 되어서 과거 현재 미래를 함께 걱정하는 종합예술입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는 과거 정부가 한 것은 다 잘못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전봇대를 뽑는다는 생각으로 큰 것, 작은 것을 다 가리지 않고 너무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구성원들의 창의력을 저하시키고 있고, 참모들도 대통령의 말을 걸러서 조정해야하는 완충적 기능에 서투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의 추진력과 문제핵심을 보는 안목에 대해 국민들의 기대치가 높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국민성공시대를 열겠다는 마음으로 결과를 중요시만 하고 있습니다. 이번 미국 쇠고기 협상에 대해서도 보듯이 민주주의라는 것이 절차와 과정이 중요합니다. 현재 정부는 정치권의 선동이나 광우병 괴담수준으로 생각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고 일침을 놓았다.
정부가 과학과 지식적 우월성을 가지고 축산농가 뿐만 아니라 건강권과 직결되는 국민들을 설복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또 국정운영은 논리와 성과만을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마음을 살 수 있어야하는데 이것을 임기웅변 식으로 국민을 이기려고 하는 것에서 문제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MB, 노무현의 포퓰리즘 따라가 위기 키워
“포퓰리즘으로 가장 실패한 정부가 노무현 정부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이를 답습해서는 안 됩니다. 조급하고 원칙이 없는 실용주의는 실용주의가 아니라 인기영합주의에 지나지 않습니다. 원칙 없는 인기주의는 없어져야하며 정책을 남발해서는 안 됩니다. 다음 정부가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 무엇인지 그만 두어야할 것은 무엇인지 알아야합니다. 하지만 정권초기에 모든 것을 다 하려고 있습니다. 거기서부터 국민들이 실망하기 시작 했습니다”고 주장했다.
대운하 건설에 대해서도 “대운하 문제는 앞으로 2년간 대두되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운하가 국정 최우선 과제로 선택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운하로 성공한 나라가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운하를 파서 경제가 살아난다든지 관광이 살아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5년 동안 일자리를 만들고 단계적 토목공사로 건설이 살아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한 국토 파헤치기에 불과 합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18대 총선에 의미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국민의 선택은 의도됐던 의도되지 않았던 절묘한 선택이었습니다. 한나라당은 절대 과반을 차지하지 못했고 민주당은 100석을 넘지 못해 개헌저지선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2석이 모자라 원내교섭단체를 얻지 못했고 진보세력은 더 많이 의석을 얻지 못했습니다.
친박연대 무소속 모두 절묘한 배분입니다. 어느 정당에게나 절대다수의 힘을 주지 않겠다는 국민들의 뜻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서로 협력해서 상생과 통합 조정의 묘를 정치권에서 찾아내라는 것입니다”고 말했다.
친박연대와 통합민주당의 연대설에 대해서는 “정책연대에 대해서는 국민의 편에서 동의합니다. 교섭단체 구성이 바람이고 필요하기는 하지만 교섭단체 때문에 누구와도 손잡아서 교섭단체 역할을 하겠다는 정파의 이익을 우선하는 정치적인 결단은 하지 않겠습니다”고 밝혔다.
자유선진당이 충청당이며 정계의 새롭게 지역주의가 태동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충청도는 고집스럽게 이익을 탐하는 지역이 아닙니다.
영호남의 중재자 역할을 맡아서 국가 경영에 도움이 되는 세력입니다. 이제야 충청의 정치세력이 이번에 기반이 되었습니다. 영남과 호남과 연대해서 내각책임제 방향으로 한다면 진정한 의미로의 지방 분권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지방선거에서 좀 더 발전하고 3대 정치세력으로 발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충청지역은 영호남의 진정한 중재자
고액 정치 후원금 7위를 차지해 많은 후원자를 확보한 것에 대해서는 “40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와 겸손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내세우고 권력을 잡으면 교만해집니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내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경제학과를 다녔을 때 배운 것은 청부사상입니다. 깨끗한 부자는 존경 받아야하며 남을 죽이고 자기의 경제적 이익을 탐해서 부를 창조한 사람은 사회악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런 저의 신념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 준 것입니다.”고 밝혔다.
정치인으로서 소회에 대해서는 “정치를 시작하게 된 것은 지역의 수장을 하면서 느꼈던 충청도에 대한 애정 때문에 출발했습니다.
자민련이 무너지고 국민중심당이 창당했고 충청의 힘으로 나라를 바꾸겠다는 생각으로 대통령 선거에도 뛰어들고 이회창 총재와 자유선진당 창당을 해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정치란 몸에 밴 청치가 아니라 희생과 헌신이 있어야 합니다. 정권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목표를 세워서 행동하는 것은 희망을 줄 수 없습니다. 정치는 한편으로 정치를 창조해야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실패에 편승해서 표를 얻는 것은 정치발전을 해치는 것입니다. 쉽지 않겠지만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충실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고 말했다.
# 심대평 대표 프로필
생년월일 : 41.4.7(음 3.11)
본 적 : 충남 공주시 의당면 율정리 202번지
학 력 : 56.4.1~59.3.31 대전고등학교 졸
60.4.1~66.2.27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
주요경력 :
66.9.3 제4회 공채시험합격(행정고등고시)
67.4.1~74.4.9 국무총리실 기획조정실
74.4.10~78.1.20 청와대 비서실
78.1.21~78.9.20 국무총리실 기획조정실
78.9.21~80.3.3 경기도 북부출장소장
80.3.4~81.3.23 경기도 의정부시장
81.3.24~83.12.26 충청남도 대전시장
84.1.10~84.12.24 국방대학원
85.1.17~86.10.14 부산광역시 기획관리실
86.10.15~88.5.19 대통령 비서실
88.5.20~90.12.27 충청남도지사
90.12.28~92.3.30국무총리실 행정조정실장
92.3.31~93.2.24 대통령비서실 행정수석비서관
95.7.1~98.6.30 충청남도지사(초대민선도지사)
98.7.1~02.6.30 충청남도지사(2대 민선도지사)
02.7.1~06.3.24 충청남도지사(3대 민선도지사)
06.1.17~08.2.12국민중심당 대표최고위원
07.4.25~현재 국회의원
08.2.12~현재 자유선진당 대표 최고위원
가족관계 : 부인 안명옥, 3남
신 장 : 172cm, 70kg
병 역 : 일병제대
종 교 : 천주고(영세명 임마누엘)
취 미 : 바둑 독서
상 훈 : 76.9.10 녹조근정훈장(7632호)
92.12.9 황조근정훈장(540호)
강 점 : 강인한 의지와 추진력, 폭넓은 포옹력,
소탈한 인간미
단 점 : 지나친 완벽주의, 인정 많음
좌 우 명 : 최선을 다하고 최상을 추구한다.
생활신조 : 방관자에게는 미래가 없으며,
신념만이 역사를 창조한다.
가 훈 : 지성
백은영 기자 about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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