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피플 코스인사이드 황혜경 대표

화장품 전문 커뮤니티가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국내는 물론 해외 네티즌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어 화제다. 국내외 화장품 업계조차 주목하고 있다. 다양한 조건으로 운영자를 유혹하기도 한다. ‘코스메틱업계의 네이버’라 불리는 코스인사이드(www.cosinside.com)의 황혜경 대표를 만나 회원들이 열광하는 사연과 그동안의 에피소드를 담아봤다.
화장품과 사랑에 빠진 인물이 있다. 또 자신과 뜻을 함께 하는 회원이 있다면 지방 어디라도 찾아가 그들과 함께 정보를 나누며 나눔의 미학을 즐기는 코스메틱 전문 홈페이지 운영자가 있다.
그는 인터뷰 자리에서 부끄러운 듯 웃으며 “대표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명함에도 실장이란 직함으로 활동하고 있다” 며 손사래를 친다. 하지만 부드러운 듯 웃는 뒷모습엔 코스인사이드의 강한 면모가 숨어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회원들의 활발한 활동이 있기 때문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곳에서 전국적으로 활동하는 회원들은 약 4만 여명, 해외에 거주하는 회원들까지 무수히 많은 이들의 입소문을 타고 그녀의 홈페이지로 발길을 돌린다.
명함엔 대표 대신 실장 직함
그렇다면 그가 화장품 포털 사이트를 어떻게 제작·운영하게 됐을까? 그의 본업은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웹 마스터였다.
그러던 황 대표의 꿈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궁금해 하는 화장품의 정보를 공유하는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화장품의 지식기반과 소비자들의 욕구를 파악하기엔 자신의 지식으론 역부족이었다. 따라서 2002년 화장품 회사에 입사했다. 이로서 소비자들의 불만과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코스메틱사업의 전망에 대해 공부할 수 있었다.
그 후 2003년부터 1년간 기획을 거쳐 2004년 6월 1일 ‘코스인사이드’란 순수 화장품 정보 사이트가 탄생했다. 당시엔 포털 사이트의 카페란 개념조차 없었던 시대로 일반인들로는 파격적인 모습으로 코스인사이드가 다가갔다. 따라서 수많은 오해도 생겼다.
일부 네티즌들은 “어느 회사 소속이냐, 광고를 위한 사이트가 아니냐”는 등 개인적 이익을 위해 제작된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했다. 이유인 즉 홈페이지의 정확한 정보와 분석력, 개인이 보유했다고 보기엔 엄청난 양의 자료 때문이었다. 이런 그의 노력 덕분에 포털 사이트들 속 활동 중인 화장품 관련 카페들조차 그의 행보에 관심을 둔다.
이런 네티즌들의 관심을 대변하는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다. 과다한 접속자로 인해 올해 초 홈페이지가 마비된 적이 있었다. 사이트를 아끼는 회원들은 개인적 한계에 부딪친 황 대표가 홈페이지 운영을 포기한 것으로 착각했다.
서로 연락을 주고받은 회원들은 홈페이지를 살리자며 서로 중고장터를 열어 돈을 모으거나 모금 운동을 벌여 황 대표에게 전달할 뜻을 보였다. 하지만 시작부터 무료사이트를 주장했던 그는 마음만 받기로 하고 정중히 거절했다.
황 대표는 “지난 4년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했다. 홈페이지와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랑일 줄은 몰랐다. 앞으로 더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항상 나를 채찍질하기로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런 코스인사이드기에 기업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인정을 받은 것은 아니다.
초창기 처음 수많은 코스메틱 관련 기업들에게 자료를 요청했지만 단 한곳에서도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잡지들과 관련서적들을 조사해 올해의 트렌드와 화장법, 제품종류와 장단점들을 알렸다. 회사를 방문해 회원들에게 나눠줄 샘플들을 요청했지만 자료도 주지 않는 상황에서 무시하는 태도만이 그녀에게 돌아왔다. 그래도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작은 자신을 탓하고 황 대표를 믿어주는 회원들을 생각하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이런 그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결국 포털 사이트의 화장품관련 카페들을 당당히 재치고 모든 검색 사이트에서 코스인사이드가 화장품 관련 인기순위 1위를 차지했다.
그때부터 국내외 화장품 관련 기업들은 반대로 황 대표를 찾고 섭외하기 시작했다. 더 많은 자료와 샘플, 신상품들을 그에게 안기며 회원들에게 자사의 제품을 알리려 노력했다. 심지어 신제품 개발에 있어 자문을 구하기는 기업도 생겨났다.
화장품 관련 기업인들은 황 대표를 두고 “화장품 업체 대표보다 더 많은 영향력을 갖는 인물”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름이 아니라 회사의 광고보다 그녀의 한글, 한 문장에 네티즌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신뢰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런 인기몰이에 황 대표의 사이트를 사려는 화장품 업체들도 등장했다. 예상치 못한 큰 금액을 제시하는가 하면 지분을 반반 나누고 광고관련 기업으로 키우자는 달콤한 제의도 들어왔다.
서버 다운되자 회원들 자발적 지원
하지만 그의 초심은 흔들리지 않았다. “제가 유혹에 빠진다는 것은 회원들을 팔아넘기는 행위라 생각된다. 그들에게 받는 사랑이 너무 크기에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무료로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고 심정을 나타냈다.
황 대표는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더 많은 사용자 참여와 다양한 정보 공유를 위해 쉽고 재미있는 사이트를 만들고자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회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개인 화장품 추천 시스템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송효찬 기자 s250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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