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서 순직한 박형진 대령 아들 조기전역 혜택 고사

지난 3월 네팔에서 유엔 네팔임무단(UNMIN) 활동 중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고 박형진 대령의 아들 박은성 상병(25)이 조기전역 혜택을 고사해 병역비리가 만연한 세태에 귀감이 되고 있다.
박 상병은 병역법에 따라 군 복무를 단축하고 조기에 전역할 수 있음에도 8개월여 남은 군 복무를 끝까지 마치기로 했다.
육군은 “지난해 1월23일 입대해 13개월을 이미 복무한 박 상병의 경우 지금 당장이라도 전역이 가능하지만 본인의 희망으로 내년 1월3일 만기 전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병역법에 따르면 부모나 배우자, 형제자매 중 전사자 및 순직자, 전공상으로 인한 장애인이 있으면 1인에 한해 복무기간을 6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
박 상병은 지난 23일 “아버지 생전에는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모든 주어진 것들이 아버지의 큰 희생과 사랑에 기인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며 “아버지께 떳떳하고 싶어 국방의무를 명예롭게 다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대장 김여종 중령(51·학군19기)은 “아버지를 잃은 충격을 슬기롭게 극복해 오히려 부대와 전우들을 먼저 생각하는 박 상병의 갸륵한 마음이 고맙다” 며 “남은 군 생활을 무사히 잘 마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박 상병을 격려하기 위해 이상희 국방장관과 임충빈 육군총장, 이상의 3군사령관도 각각 편지를 보냈다고 육군은 전했다.
미국 리버티대학교 건강증진학과를 졸업한 박 상병은 “남은 군 생활을 성실하게 마친다면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도 분명히 기뻐하실 것”이라며 “전역한 뒤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 불모지역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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