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피플-에버 빈 김홍렬 대표

그동안 일명 ‘의사표’ 화장품들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꾸준히 인기를 누려왔다. 하지만 이런 열풍을 단번에 잠재운 인물이 있어 화제다. 기존제품과 차별화를 두고 세계 최초로 성분개발에 성공해 명품화장품의 진가를 보여주겠다는 회사가 있다. 본지는 에버 빈 김홍렬 대표를 만나 그간의 노력과 연구개발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김홍렬 대표는 그동안 경희대 한의대 한의학과 생화학교실 부교수란 직함을 달고 연구와 후진양성에 힘써왔다. 그러던 그가 이제 5월 3째 주에 출시될 명품화장품 브랜드 ‘에버 빈’ 대표의 직함을 더했다.
국내 굴지의 화장품기업 연구자로 정평이 나있고 국내 특허 50건, 국제 특허 10건의 소유자로 꺼지지 않는 실험실의 대표주자였던 그가 왜 화장품 사업에 눈을 돌렸을까?
소재개발 프로젝트 참여
이것을 알기 위해선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산업자원부는 한국화장품의 질적 향상을 위해 소재개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김 대표는 주름방지에 뛰어난 황산화효과가 함유된 한약재 300여종 중 10개를 선별했다.
본초항목을 비롯해 고문서를 통해 ‘대두황건’에 황산화효과가 가장 풍부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두황건이란 일반적으로 콩나물을 가리키며 이 소재는 우황청심환에 들어가는 소재로도 발표돼있다.
여기에 김 대표는 “콩나물은 매일 먹는데 왜 넣었을까?”란 의문을 갖는다. 다시 문헌들을 정리한 결과 기재된 대두황건은 일반 콩이 아닌 ‘약콩’이라 불리는 ‘쥐눈이콩’이란 것을 알았다.
하지만 한국에서 쥐눈이콩은 이미 사라진 콩으로 찾을 길이 없었다.
그래도 포기하기엔 이미 쥐눈이콩의 매력에 빠진 뒤였다. 소재를 찾기 위해 전국을 누볐다. 하지만 이미 사라진 품종이기에 모습조차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결국 포기하고 속초에서 서울로 돌아오던 중, 길을 잘못 들어서 정선에 도착했다. 비도 오고 허기져 들른 밥집에 ‘약콩 있어요’란 팻말을 발견했다.
그때를 회상하던 김 대표는 “정말 기막힌 우연 아닙니까? 전 이미 포기 했었는데 밥집에서 발견하다니. 제 연구인생이 절 놔주지 않는구나 싶더군요!”
어떻게 쥐눈이콩이 아직 남아있었는지 알아보니 콩의 재배농가 사장의 조부가 과거 한의사 였다. 농가 사장 역시 모르고 지내다 한지에 곱게 쌓인 쥐눈이콩을 발견하고 재배했던 것이다.
콩을 얻은 김 대표는 연구실로 한걸음에 달려와 실험을 시작했다.
쥐눈이콩에서 가장 좋은 성분을 추출하기위해 원형에서부터 싹틔운 2시간 후 4시간, 6시간 후 등 2시간 단위로 결과를 얻기 시작해 172시간 까지 연구했다.
결국 24시간대 콩나물에서 여성호르몬과 그 외 화장품에 적합한 추출물이 가장풍부하게 검출되는 것을 알게 됐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쥐눈이콩엔 ‘폴리포 스 페이트’라는 모든 동식물 에너지원의 하나로 피부노화 억제에 뛰어난 ‘인중합체(polyphosphate)’ 성분과 천연 여성호르몬으로 불리는 ‘이소플라본(isoflavone)’ 성분이 다량으로 함유돼 있었다.
인중합체란 DNA복제 권위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아서 콘버그(Arthur Kornberg)’ 박사가 1988년부터 연구했다. 또 김 대표는 1993년부터 3년간 아서 박사 밑에서 연구했다.
따라서 김 대표 역시 그 효능·효과에 절대적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김 교수는 “아서 박사의 제자들 중 10명이 노벨상 수상자다 그만큼 전문가의 많은 연구를 도왔기에 쥐눈이콩에 들어 있는 인중합체 개발에 자신 있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기능성 화장품을 제품화 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연구를 시작한지 3년 만에 얻은 쾌거이며 세계 최초의 발견이었다. 그 후 연구보고서를 발표하고 산업자원부에 화장품 소재로 정식 등록했다.
하지만 이것은 또 다른 시작 이었다. 화장품업계에선 잘 모르는 소재이기에 뛰어난 기술을 도용하려는 기업들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여기서 한국 화장품 시장의 문제점을 깨달았다. 새로운 시도를 피한다는 것이다. 즉 실험과 연구를 통해 신소재 개발을 피하고 기존의 소재들을 이용, 성분배합비율을 달리해 화장품을 만든다는 것이다.
쥐눈이콩과 운명적 만남
이대로 자신이 개발한 신소재가 무시당하는 현실을 참을 수 없던 김 대표는 결국 기능성 화장품을 시장에 선보이기 위해 화장품회사 설립을 결심했다.
현재 김 대표는 연구를 거듭하면서도 계속 특허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화장품 판매에 있어 전문경영인을 도입해 회사 확장의 기회를 늘리고 자신은 연구와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한 앞으로 김 대표가 생각하는 화장품은 먹는 화장품을 생각중이다. 예를 들어 일반 홍삼액기스의 경우 실제로 50%의 영향분도 흡수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는 홍삼을 말려 나노 분쇠 과정을 거쳐 형질을 100%로 흡수할 수 있도록 개발할 계획이다. 이로서 기존의 바르는 화장품 외에도 먹고 마시는 새로운 형태의 제품개발에도 뜻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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