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와 타깃마케팅 조합하는 ‘현장감독’
콘텐츠와 타깃마케팅 조합하는 ‘현장감독’
  • 송효찬 기자
  • 입력 2008-04-24 09:33
  • 승인 2008.04.24 09:33
  • 호수 730
  • 5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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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피플-PPM엔터테인먼트 김용규 대표

최근 모 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치열한 경쟁과 냉엄한 정글의 법칙 속에서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은 기획사에 근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기획사 가운데 전문적 안목과 함께 따뜻한 인간미로 업계의 주목을 받는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PPM엔터테인먼트 김용규 대표다. 그를 만나 경영철학과 인생철학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아봤다.

김 대표는 요즘 5월8일 어버이날-현철 ‘효’ 전국 투어 콘서트를 시작으로, 힙합콘서트, ‘아므로 나미에’가 출연하는 한일 합작 프로젝트 콘서트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힘들지 않느냐’ 며 건 낸 한마디에 “줄줄이 공연이 나를 기다리기에 많이 힘들다. 하지만 그럴 땐 내가 기획한 공연을 떠올린다. 가슴이 벅차오름과 동시에 현재의 나를 채찍질하는것”이라고 답했다.

이런 그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하나같이 ‘현장감독’ 이란 단어로 그를 평가한다. 대표직에 있으면 관리적 업무에 익숙해 질 위치지만 항상 현장에서 모든 과정을 감독한다.


빽빽한 콘서트 준비

김 대표는 이와 관련해 “한 콘서트를 준비하면 몸의 기를 다 빼앗기는 기분이다. 하지만 공연 당일 관객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면 보약을 먹은 기분이다. 이미 이런 희열에 중독됐기에 절대 그만둘 수 없고 ‘관객의 즐거움은 내 기쁨’이란 인생철학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항상 뛰다보니 재미난 에피소드도 많다. 작년 부산에서 열린 현철콘서트에서 일어난 일이다.

현장에서 자리 안내를 직접 지시하며 관객들의 편의를 도왔던 김 대표에게 관객이 찾아와 자신의 좌석에 다른 사람이 앉아있고 비켜주지 않는다며 불만을 말했다. 해당좌석을 찾은 김 대표는 한 할머니 관객이 앉아있는 것을 발견했다. 좌석번호표를 보여줄 것을 요구했지만 티켓이 없다고 말했다.

사정을 알고 보니 출구 쪽 공연 요원의 실수로 남의 좌석을 차지한 할머니가 티켓 없이 공연장에 들어온 것이었다. 유료콘서트 임을 알리고 내보내려 했지만 “어버이날 돈 받는 사람들이 어디 있느냐?”며 오히려 김 대표를 나무라는 것이었다.

자신의 부모님 생각에 행사장 밖으로 내보내는 것을 포기하고 자리를 마련해 옮겨줄 것을 요구했지만 이젠 다리가 아파 못 옮긴다며 또 투정을 부렸다. 그는 이런 할머니를 어르고 달랬지만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다리가 아프다는 할머니를 직접 업고 자리를 옮겼다.

이야기를 마친 김 대표는 “무임으로 공연을 관람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지만 사람들에게 특별한 날의 행사이기에 특별히 배려였다” 며 “콘서트 후 기뻐하며 ‘또 불러줘’라 말했던 할머니를 볼 때 내가 기쁨을 주는 직업이라 기쁘고 뿌듯했다”고 전했다. 이런 인간미가 풍기는 김 대표지만 경영에 있어선 누구보다 냉철하다. 현재 많은 기획사들이 쓰러지고 새로 생기는 이유에 대해 “수많은 기획사들이 콘텐츠만 보고 계약하다 실패한 사례들이 많다. 진정한 기획사라면 콘텐츠를 어떻게 마케팅 할 수 있을지, 또 본사가 감당 할 수 있는지 꼼꼼히 생각하고 측정한 다음 행동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사들 간 정확한 마케팅은 어떻게 이뤄질까? 인터넷 시대를 맞아 더욱 더 마케팅의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다.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에 있어서도 잘나가는 사이트와 계약한다고 모두 성공할 수 없는 법이다.

그는 마케팅의 핵심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타깃마케팅이다.

성별 연령을 어떻게 잡느냐와 행사와 콘셉트가 잘 어울리는 사이트인가를 정확히 선별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국공연예술의 문제점에 대한 질문에 “콘텐츠를 계약하기 전 해당지역에 타깃이 정해지면 공연이 열릴 지역에 출연진을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타깃과 연동 되는 인구는 얼마인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이런 부분의 시장조사를 잘못하면 위험부담은 는다”

그는 또 “요즘 문화적 경제 불황인 만큼 표만 팔아서는 위험부담이 크다. 철저한 조사를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며 재차 강조했다. 올 한해도 공연사업을 두고 불황은 이어질 것이라 전망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와는 반대로 장밋빛 전망을 내린다.

그는 티켓판매 사이트의 예를 들며“아직 공연기획사들이 어려운 시대라 말한다. 하지만 2007년 한 해 동안 인터파크가 콘서트티켓 부분 중 수수료 6.6%로 벌어들인 이익은 2200억원 이다. 전체 콘서트 시장에선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고 금광임에 분명하다”고 말했다.


문화사업은 살맛나는 세상 창조

하지만 ‘철저한 기획력이 준비돼 있지만 인간미를 줄인다면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자신이 생각하는 진정한 문화 사업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빙그레 입가에 미소를 지은 김 대표는 “기업이윤만 목적으로 둔 엔터테인먼트사들은 수업료가 많다. PPM은 이윤추구는 목적이 아닌 결과에 따른 보상으로 생각한다. 즉 진정한 문화 사업의 목적은 ‘살맛나는 세상’을 이뤄가는 것이다. 관객의 즐거움도 나에 대한 보상 중 하나”라고 자신의 생각을 어필했다.

김 대표는 인터뷰를 마치며 그동안 열정만 갖고 공연기획에 뛰어들다 어려운 상황에 노였던 이들을 많이 봐왔다며 한국문화사업을 이끌 후배들에게 두 가지 교훈을 전했다.

“첫째 자신의 일에 항상 소신을 갖고 임하라, 둘째 주변사람들의 말에 너무 귀 기울이지 말라. 즉 귀를 닫으란 말은 아니다 남의 말을 적절히 수용할 줄 알고 자신의 소신으로 지키는 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는 내가 일하면서 얻은 교훈이다”

송효찬 기자 s250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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