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웅 전남교육감, 초등학생 ‘인문영재’ 격려
장석웅 전남교육감, 초등학생 ‘인문영재’ 격려
  • 조광태 기자
  • 입력 2020-02-07 12:53
  • 승인 2020.02.08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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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유산답사기’ 쓴 함평 손불초 김용건 학생과 당찬 면담
- “독서 많이 해 훌륭한 역사학자로 성장하길” 당부
- 목포 영산초 박소연 양, 진로·진학 고민 많은 고흥 삼남매 등도 만나
장석웅 전라남도 교육감이 손불초등학교 김용건 학생, 김용건 학생 아버지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장석웅 전남도 교육감이 함평 손불초등학교 김용건 학생, 김용건 학생 아버지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일요서울ㅣ남악 조광태 기자] 전남도 장석웅 교육감은 지난 6일 ‘문화재를 찾아다니는 아이’로 잘 알려진 함평 손불초등학교 6학년 김용건 군과 김 군의 아버지(김호영·42)와 함께 전남도교육청 5층에 있는 교육감실에서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김 군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난 조선시대 백자 달항아리는 흰 색에 순박한 모양을 하고 있어 조선을 가장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것을 ‘순한 조선의 달’이라고 부르고 싶어요.”라며 전통 문화재의 달인다운 말로 교육감 앞에서 소신있는 발언을 하는 등 눈길을 끌었다. 

이날 만남은 5개월여 전 한 약속을 지키는 자리로 감용건 군은 지난해 9월 2일 함평읍 엑스포공원 주제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평소 관심사인 역사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었고, 역사 교사 출신인 장 교육감은 시종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고, 흡족한 마음으로 “한 번 찾아와 줄 것”을 요청했었다.

이후 용건 군은 평소 관심이 많은 역사 공부와 문화·유적지 답사를 계속하며 ‘문화유산답사기’라는 책 출판 작업에 매진했고, 이날 출판을 앞둔 책 가본을 들고 장 교육감을 방문하게 됐다.

두 사람은 30여 분 동안 공통의 관심사인 역사와 문화재를 주제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특히, 대화 과정에서 드러난 용건 학생의 역사와 문화재에 대한 앎의 깊이는 초등학생이라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전문적인 수준이어서 역사교사 출신인 장 교육감의 감동을 자아냈다.

장 교육감은 대화 도중 “국보 68호인 청자상감운학문매병에 그려진 학이 몇 마리인지 아느냐?”는 자신의 질문에 “69마리” 라고 서슴없이 답변하는 용건 학생의 깊은 식견에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김 군으로 부터 곧 출판예정인 ‘문화유산답사기’ 가본을 건네받은 장 교육감은 “베스트셀러인 유홍준 선생의 ‘나의문화유산답사기’ 못지않은 수작”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에 용건 학생은 “유홍준의 ‘나의문화유산답사기’전 10권을 두 번 읽었고, 얼마 전 유홍준 선생님을 직접 만나 뵈었다.”고 소개해 장 교육감을 더욱 놀라게 했다.

장 교육감은 “이제 중학교에 가면 더 깊이 있게 공부해 모두의 존경을 받는 훌륭한 역사학자로 성장하기 바란다.”며 “그러려면 인문학 관련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독려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역사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의 향토사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 교육감은 이날 건네받은 책에 실을 격려사를 써서 전달했으며, 교사들처럼 학생들의 출판에도 지원할 방안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문화유산답사기’ 책 탈고를 앞두고 있는 김용건 학생은 지난해 SBS TV 프로그램인 ‘영재발굴단’에 ‘문화재를 찾아다니는 아이’로 소개될 정도로 역사와 문화재에 큰 관심을 갖고 공부해왔다. 그가 쓴‘문화유산답사기’는 그동안 발품을 팔아 부여와 공주, 익산 등 백제문화 유적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느낀 생각을 정리한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부소산성과 낙화암, 무령왕릉, 송산리 고분군, 미륵사지, 왕궁리 유적 등 교과서에서 배운 문화유적지를 초등학생의 눈으로 그려냈다. 특히, 전국의 많은 문화 유적지들이 관리가 안 된 채 방치·훼손되는 현장도 고발했다.

용건 학생의 아버지는 “지난해 토크콘서트 현장에서 가볍게 한 약속인데 이렇게 잊지 않고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이제 중학생이 되는 용건이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시간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 교육감은 지난해 11월에도 목포 지역 토크콘서트 현장에서 한 면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목포 영산초등학교 6학년 박소연 양과 부모를 만났으며, 그보다 앞선 2월에는 진로·진학에 고민이 많은 삼남매를 만나달라는 고흥 한 학부모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들 삼남매와 어머니를 교육감실로 초청 진로·진학 상담을 해주는 등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아낌없이 전해주고 있다.  

조광태 기자 istoday@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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