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치부심하며 햇수로 6년을 기다려온 축구선수 김병지의 대표팀 승선이 ‘5일 천하’로 끝났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31일 “다친 김병지를 대표팀에서 빼고 김용대(광주)를 대신 넣는다”고 밝혔다.
김병지는 이날 오후 대표팀 훈련장인 파주NFC에서 기자들을 만나 안타까운 심정을 털어놨다.
그는 “허리부상이 생각보다 심하다. ‘K-리그 연속 무교체 출전 기록(153경기)’도 멈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병지는 지난 30일 치러진 칠레와 평가전에 선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전반전 킥을 한 뒤 오른쪽 허벅지를 시작으로 무릎 밑 근육까지 마비가 오면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됐다.
경기도 일산 명지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은 그는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그는 지난달 27일 대표팀 훈련을 시작한지 5일 만에 태극마크를 반납할 수밖에 없었다.
김병지는 “선배로서 모범을 보이고 싶었다. 너무 앞서가려 했던 것 같다. 원래 허리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허리보다 무릎 연골을 더 걱정했는데 의외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지난해에도 무교체 출전기록이 깨질 뻔한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잘 참고 견뎠는데 그런 것들이 쌓였던 것 같다. 날씨까지 추워 허리에 더 무리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2004년 4월 3일 대전경기 때부터 시작된 김병지의 무교체 출전기록은 지난해 10월 7일 성남전에서 151경기째를 기록, 은퇴한 이용발(당시 전북)이 갖고 있던 역대 최다기록과 타이를 기록했다. 김병지는 두 경기를 더 치러 153경기로 최다기록을 깼다.
김병지는 “지금 상황은 장기 부상에 해당할 것 같다. 수술여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시즌 개막 때까지 나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편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베어벡 감독 시절 주전멤버였던 김용대를 김병지 후임으로 불러들였다.
김용대는 A매치 18경기에 출전, 7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이수영 기자 sever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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