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양금덕·이유녀 할머니 나주초등교 명예졸업

초등학교 때 일본에 끌려가 강제노역을 했던 할머니들이 63년 만에 명예졸업장을 받게 됐다.
전남 나주초등학교는 오는 5월 20일 개교기념일 때 이 학교출신 양금덕(79·광주시 서구 양동), 이유녀(78·광주시 동구 학동) 할머니에게 명예졸업장을 주기로 했다.
두 할머니는 1944년 5월 이 학교 6학년 재학 중 ‘일본에 가면 공부도 시켜주고 돈도 벌 수 있다’는 일본인 교사 말에 속아 다른 학생 24명과 함께 일본으로 갔다.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두 할머니는 아이치 현 나고야시 미쓰비시중공업 항공기제작회사에 배치됐다.
이듬해 8월 광복 때까지 1년 3개월 간 하루 10시간 이상 강제노동에 시달리다 임금 한 푼 받지 못하고 1945년 10월 21일 돌아왔다.
이들은 ‘일본에 갔다 왔다’는 이유로 ‘위안부’로 몰려 숱한 손가락질을 받았다. 양금덕 할머니의 남편은 결혼한 지 5년 뒤 징용사실을 알고 집을 나갔다. 이유녀 할머니는 40년 전 남편과 사별한 뒤 혼자서 딸을 키웠다.
이들은 태평양전쟁희생자 광주유족회와 일본 시민단체 도움으로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3년 전 제기한 재판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두 할머니의 사연을 전해들은 나주초교는 학적부를 뒤져 이름을 확인했다.
양금덕 할머니는 “늦었지만 그토록 그리던 졸업장을 받게 돼 꿈만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유녀 할머니는 “그동안의 고통을 보상받고 명예회복을 할 수 있게 정부가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pjy092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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