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드라마 <벽속의 요정>서 팔색조 열연

한국 마당놀이 ‘대모’ 김성녀(58)가 1인 32역의 놀라운 연기변신을 선보인다. 2005년 초연된 모노드라마 <벽속의 요정>(후쿠다 요시유키 원작·손진책 연출) 네 번째 앙코르공연을 통해서다. 김성녀의 첫 모노드라마였던 <벽속의 요정>은 ‘2005년 올해의 예술상’과 ‘2006년 베스트공연 7’에 선정돼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2시간 20여분에 이르는 공연시간 동안 김성녀는 1인 32역을 소화하며 극을 이끌어가는 놀라운 저력을 보여준다.
1950년대 말 행상을 하는 홀어머니와 단둘이 살아가던 소녀는 벽속에 살고 있는 ‘요정’과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벽 속 요정의 정체는 정치범으로 몰려 숨어살던 아버지. 좌우익 이념 대립 속에 자유를 빼앗긴 아버지는 벽속에 숨어 딸의 성장을 지켜본다.
김성녀는 극에서 네 살짜리 소녀가 되고 그 어머니가 되며 아버지도 된다. 중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고 아줌마 · 노파로 변신해 종횡무진 무대를 수놓을 예정이다. 6·25 이후 40년을 벽속에 숨어사는 한 남자의 비극을 가족의 힘으로 치료하는 이야기는 김성녀의 신들린 연기력을 통해 2008년 새로 부활한다. 공연은 오는 2월 14일부터 24일까지 서울 혜화동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이수영 기자 severo@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