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단칸방 벗어나 성공한 사업가로 변신

잘 나가던 시기에 커밍아웃으로 충격을 줬던 탤런트 홍석천, 그가 경제적 어려움을 창업으로 돌파하고 단칸방을 벗어나 시가 9억원대 주상복합아파트를 마련하는 데 성공해 화제를 낳고 있다. 최근에는 ‘마이차이나’라는 태국식 중국요리전문점까지 개업, 6년 만에 3개 점포를 운영하는 사장이 됐다. 뛰어난 사업마인드로 무장해 강남과 부산 등에도 사업체를 낼 예정인 홍석천을 만나 성공한 사업가로 변신한 남다른 ‘재테크 성공기’를 들어봤다.
최근 브라운관에서 좀처럼 모습을 볼 수 없던 탤런트 홍석천(37)이 오랜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오는 5월 방영을 앞둔 MBC 사극에 출연하기로 한 사실을 본지에 단독 공개했다. 극에서 일지매 역할을 맡아 자신만의 이미지가 투영된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연예계에서 홍석천은 남다른 재테크 수완을 가진 스타로 통한다. 지난 1999년 월세 35만원의 지하 단칸방서 시작해 2005년에는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 31평짜리 아파트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또 2002년 10월 레스토랑 겸 와인바 ‘아워 플레이스’를 열어 성공한 사업가 대열에 합류했고 지난해 6월 태국음식점 ‘마이타이’를 오픈한데 이어 12월초에는 태국식 중국요리전문점 ‘마이차이나’를 개점했다.
“5월 MBC사극 출연” 본지에 단독공개
그의 자산 상태는 대충 살펴봐도 20억원이 넘는다. 옥수동 아파트 8억원, 마포 주상복합아파트가 9억원, 창업 점포 3개의 권리가치가 10억원 정도다. 불과 7년 만에 재산을 수백 배로 불린 셈이다. 더욱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했던 2000년 이후 빠른 속도로 자산을 불려왔다는
점에서 재테크 능력은 더욱 빛을 발한다. 하지만 기자에게 “제가 무슨 부자예요? 그냥 아기자기한 가게를 운영할 뿐인데”라며 겸손해한다.
우선 6년 만에 내 집 마련에 성공한 방법을 살펴보자. 1999년은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에 출연해 인기몰이를 하던 시기. 연 3억의 고수입을 올렸다. 수입이 많아지면 쓰임새가 헤퍼지는 많은 연예인들과 달리 수입의 80% 이상을 모아 단칸방에서 탈출, 1년 만에 21평 아파트를 마련했다. 24평, 31평, 48평으로 2년에 한 번꼴로 더 큰 평형으로 갈아타기를 감행했다. 구입한 아파트마다 매입가 보다 20% 정도씩 올랐기에 투자수익을 활용해 아파트 평수 늘리기를 할 수 있었던 것. 여기에는 그만의 투자 혜안이 있었다.
“3000세대 이상 대단지에 전철역이 가까운지, 교육환경은 어떤지, 주변개발계획 등 아파트 프리미엄이 될 만한 요소들을 꼼꼼히 따져봤어요.” 또 “직접 발품을 팔아서 부동산 중개소를 돌아다닐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직접 눈으로 보다 보면 어떤 아파트가 투자가치가 있는지 조금씩 보이게 된다는 것.
2005년 입주한 옥수동 31평 아파트는 4년 전 재개발 지역의 분양권을 프리미엄을 주고 매입했다. 옥수동 개발 호재에 힘입어 현재 8억원으로 올랐다. 이 과정에서 그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적절히 활용했다.
2002년 문을 연 레스토랑 겸 와인바 ‘아워 플레이스’는 서울 이태원 소방서 바로 맞은편 대로변에 있다. 2개 층을 사용하고 있는데 각 층은 실 평수 19평(총 38평)이며, 총 45석을 갖추고 있다. 처음부터 창업은 그의 생존수단이었다.
‘아워 플레이스’ 일대는 지하철 6호선이 지나는 역세권이면서 해밀턴 호텔을 중심으로 의류가게·카페 등이 많이 들어서있는 이태원의 전통적인 중심상권이다. 이태원에 세 곳의 둥지를 튼 이유는 뭘까. 이태원은 강북개발 계획의 수혜지로 떠오르고 있어 미래의 잠재적인 고객 수요가 더 많이 기대되는 지역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신축 건물이라 점포 권리금이 없다는 점도 이곳을 택한 이유다. 당시 전체 투자비용은 총 1억8000만원.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문을 열었다. 창업 후 1년 3개월 동안 월 1000만원 손해를 볼 정도로 어려움도 컸다. 종업원들 월급을 주기 위해 업소 DJ를 6군데나 뛰면서 날밤을 새운 날이 부지기수다. 하지만 실패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 사업을 접지 않았다. 1주년이 되면서 매출이 급상승하기 시작했고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그의 매출 제고전략은 간단하다. 바로 손님과의 교감이다. 살 냄새 나는 온정을 느끼게 한 감동을 손님들이 알아준 결과다.
이곳의 월 순수익은 약 600만원이다. 주변의 레스토랑과 비교하면 2~3배 정도다. 맛은 일류를 지향하면서 가격대는 중저가를 고수한 운영전략 덕분에 단시간에 이태원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5년 여간 음식점을 운영하며 자신감을 얻은 후 지난해 오리엔탈 전문 음식점에 도전했다. ‘마이차이나’라는 태국식 중국요리점을 오픈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흔히 창업에서 목이 절반이라고 하잖아요. 하지만 전 외진 자리라도 차별화 전략만 있다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오랜 준비를 거쳐 주방 인력을 구성하고 메뉴를 짜고 인테리어를 하는 작업을 마치고서야 개점에 들어갔다. 주방장은 특급 태국호텔에서 일하던 요리사를 스카
우트했다.
최근 몇 개월간 아침부터 저녁까지는 태국식 중국음식점 개점에 열정을 쏟고, 밤에는 아워 플레이스와 마이타이를 운영했다. 하루 3~4시간도 채 못 자는 강행군 끝에 마이차이나가 문을 연 것이다.
직원 월급주려 DJ 아르바이트도
하지만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동업으로 80평 가게를 3억1000만원 들여 오픈한 뒤 얼마가지 않아 말아먹은 아픈 기억도 있다. 뿐만 아니라 지인이던 매니저가 사업자금을 차용해 부도내는가하면 믿던 주변의 친구가 그의 사업프리미엄을 이용하고 대가를 외면하는 상처를 받는 아픔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았다. 타고난 성격답게 훌훌 털어 버렸다. 들어오는 손님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고 직접 서빙을
한다. 인테리어 소품 하나하나까지 직접 고르고 분위기를 이끄는 온정에서 음식 값 이상의 질 높은 가치를 느낄 수 있다.
김종훈 기자 fun@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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