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사업본부 이신영 대리

파생상품 딜러라고 하면 대개 남자를 떠올린다. 보수적인 한국금융회사에서 여성딜러를 찾기란 몹시 어렵다. 이렇듯 열악한 현실 속에서 당당히 살아남은 여전사가 있어 눈에 띈다.
바로 국민은행 파생상품사업본부 이신영 대리가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자타가 공인하는 천재다. 천재들만 다닌다는 경기과학고를 1년 조기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공학과와 테크노경영대학원 석사과정을 각각 6개월 빨리 졸업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이 대리는 언젠가부터 ‘천재소녀’로 불리고 있다.
2005년 졸업한 그녀는 기업은행에 입사, 남들은 어렵다고 하는 파생상품딜러로 2년 넘게 일했다. 국민은행엔 지난 해 8월 옮겨와 새 둥지를 틀었다.
이 대리가 하는 일은 주가연동예금(ELD), 주가연동증권(ELS) 등의 시장리스크를 막는 헤징북(hedging book)관리와 주식파생상품 운용. 관리하는 돈만 1조원에 이른다.
그는 국민은행으로 옮기게 된 계기에 대해 “기업은행에 있을 때부터 혼자 했다. 팀장님이 저를 믿고서 북(book)운영을 맡겼다. 기업은행에선 정규직이었는데 정규직이란 보호막을 벗어나서 좀 더 배워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1982년생이란 나이 덕분에 어딜 가나 귀여움을 받는 이 대리지만 딜러로서의 어려움은 피해갈 수 없는 모양이다.
그녀는 “물론 돈이 안 벌리면 짜증난다. 그리고 은행이 보수적이지 않느냐. 다른 부서와 부딪칠 때 생각의 속도보다 시스템이나 인력이 따라오지 못할 때가 그렇다. 프론트에선 신상품개발이 끝났는데, 미들이나 후선 부서에서 지원이 안 될 때도 있다. 그래도 전적으로 믿고 맡겨주니 특별히 어려운 건 없다”고 말했다.
요즘 새 상품개발에 한창이다. 곧 손실위험을 제한하는 디지털 옵션(digital option)을 가미한 투스탁(Two Stock)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포부를 묻는 질문에 그녀는 “너무 배울 게 많다. 돈보다는 한번 시작했으니까 전문가로 성공했으면 좋겠다. 능력을 키워 KB(국민은행의 약자) 이름에 걸 맞는 좋은 상품을 만들고 국민은행이 커나가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강조했다.
박지영 기자 pjy092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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