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가 귀환했다. 노무현식 ‘2007년 대권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부터다. 노 대통령의 ‘4년 연임제 개헌’카드로 되레 여권의 통합신당 논의가 주춤하는 추세다. 여권에선 당장 염동연 의원 등이 탈당을 결심했다. 시기도 적절하다. 이런 때 추 의원은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개혁 세력 중심의 대통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적절한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2007년 ‘추다르크’의 동선은 어떤 방향일까. 민주당 추 전의원은 우선 민주개혁세력의 추진 방향을 들고 나왔다. ‘기득권포기’, ‘전국정당’ 지향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여권내 주요 대권주자인 정동영(DY),김근태(GT) 전·현직 의장의 ‘대권포기’ 선언여부다. 이들이 기득권을 포기할 경우, 외부세력과의 연대 등 외연확대에 동력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들의 기득권싸움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여권의 한 의원은 “7인회에서 지난번 논의된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들이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고 지분 갖기에만 연연하고 있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추 의원은 이에 대해 다만 “민주개혁세력의 통합은 이뤄진다”고만 하고 말을 아꼈다.
또 다른 문제는 여권내 일부 의원들의 탈당여부다. 최근 염동연, 이계안, 임종석, 김낙순 의원 등이 잇따라 탈당 의사를 밝히고 있어 통합신당 논의에 활력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도 있다. 이 때문에 오는 2월 전당대회 이전에 분열조짐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민주개혁세력, ‘DJ-노’의 뿌리세력
추 전의원이 주장하는 민주세력은 개혁적 인사를 중심으로 한 열린우리당, 민주당, 고건 전총리, 원외 인사 등의 대통합을 말한다. 그러나 중도실용주의개혁 노선을 지향하는 고 전총리는 민주개혁노선과 걸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추 전의원의 한 측근은 이에 대해 “민주개혁세력은 보수, 중도, 개혁 노선 등의 이념적인 접근방식 보다는 김대중(DJ) 전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기존 뿌리 세력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는 정권교체세력과 정권창출 멤버들의 중심이 되어야한다는 시각이다.
추 전의원 범주의 민주세력이란, 고 전총리만 동의한다면 관료, 경제인(CEO)그룹, 시민사회(NGO)그룹, 새로운 전문가 그룹 등과 함께 하나의 몸통을 이루는 ‘대통합’을 이룰 수 있다는 얘기다.
거취표명은 시기상조
그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공통분모에 가장 근접한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개혁세력의 재결합은 그에게 선결과제이기도 하다. 그는 “통합이 중요하다. 아직 거취표명은 시기상조다”라고 했다. 추 전의원에게 있어 ‘통합’은 어찌 보면 정치적인 목표일 것이다. 때문에 여권이 변화 없이 이대로 간다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에게 적극 호소하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는 낙관론을 펼친다. “통합은 된다”는 확신이다. 지지층이 원하기 때문이라는 견해다.
추다르크, 대권에이스 등 별칭 다양
추 전의원의 별칭은 ‘추다르크’다. 프랑스의 영웅소녀 ‘잔다르크’의 이름을 따 만든 닉네임이다. 그러나 그는 이 별칭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 눈치다. 영웅소녀의 마지막 운명이 비참한 탓 때문일 것이다.
그는 지난 2002년 대선 이후, ‘대권 에이스’, 노무현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 ‘차세대 지도자’, ‘돼지엄마’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었다. ‘희망돼지’라는 돼지저금통을 서민들에게 호소하면서 ‘돼지엄마’라는 이름도 얻었다.
당시 그에겐 ‘민주당 맏며느리’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강단과 깡다구’가 있기로도 유명하다. 한때 그는 정치부기자들과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할 만큼, 나름대로 확실한 정치 행보를 보여줬다. 비록 그는 지난 2004년 탄핵여파로 17대 총선에선 낙마했지만 정치권에서 그에 대한 기대치만은 여전하다.
영남후보로 거론
그는 대권잠룡이다. 이 때문인지 정치권 안팎에선 그와 물밑접촉을 시도하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그러나 그는 정치권 인사들과 전화 접촉 등은 일절 사절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만큼 신중한 그의 심중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는 영남출신인데다 대중성을 지닌 여성대권후보군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추 전의원이) 대권 후보자로 나서면 대구 경북 지역의 상당한 표를 가져오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사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의원은 “추 전의원을 끌어안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하기도 했고, 조경태 의원 역시 추 전의원을 ‘영남후보’카드로 제시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정대철 상임고문과 영남의 일부 의원도 추 전의원을 잠재적인 대권주자로 거론하는 상황이다.
추 전의원측은 “누가 대권주자로 거론되든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사실 여권이 교통정리가 되지 않는 현 단계에서 대권후보군 언급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마찬가지라는 시각이다.
대선, “양자대결구도로 갈 것”
2007년 대선은 분열이냐 통합이냐에 따라 승패여부가 갈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역, 세대별 구도가 대선 향배를 결정하는 큰 변수가 될 가능성 또한 높다. 지역적인 구도측면에선 영남+충청연합, 호남+충청연합 등의 추론도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어차피 여권은 분열될 것이다”라며 “탈당세력이 통합신당을 만들어 각자 대선후보자를 선출해 향후 후보단일화에 성공하면 승산이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추 전의원은 “민주개혁세력이 통합되고, 지지층이 결집되면 대선은 양자대결로 갈 것”이라고 했다. 그에게도 선택의 기회는 남아있다. 그 선택권은 국민이 판단하겠지만 어느 시점에 적절히 보여줄 것이냐는 그만의 몫이다.
김현 rogos0119@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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