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본사 3시간 만에 설득

"지성이면 감천이요, 용기 있는 자가 미녀를 차지한다고 했던가?" 전문지식으로 무장해 요리에 있어 까다롭기로 소문난 프랑스 기업을 단 3시간 만에 감동시킨 기업인이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레스토클락아시아의 석석원 대표. 그를 만나 아시아 판권을 거머쥔 사연과 오는 3월 한국시장에 소개될 자판기 피자사업에 대한 비전과 내막에 대한 속마음을 들어봤다.
지난 2006년 당시 사업아이템을 구상하던 중 세계 요식업 시장에 관심이 있어 시장조사 차 프랑스 남부지방을 방문한 석석원 대표는 깜짝 놀랐다. 우연히 본 피자판매용 자판기에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신기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직접 시식한 후 자판기 피자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됐다. 자판기 음식이라곤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방금 화로에서 꺼낸 듯 신선하고 깊은 맛을 유지함은 물론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레스토랑의 맛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본사가 놀란 역발상 제의
맛과 가격에 반한 그는 자판기를 애용하는 사람들을 취재하듯 관찰하기 시작했다. 음식에 있어 까다롭고 페스트 푸드를 멀리하기로 소문난 프랑스 사람들이 왜 자판기피자를 애용할까? 그는 두 팔을 걷어붙이고 레스토클락 본사를 찾아가 자료를 받은 후 한국에 돌아왔다.
그 후에도 세계 유명 박람회에 자판기 회사들이 전시되면 비행기를 갈아타고서라도 찾아갔다. 모아진 자료를 철저히 연구하고 전문가를 초빙해 한국에 진출한 외국 브랜드 피자의 맛을 분석했지만 그들의 답변은 한결 같았다. “여러 브랜드 피자를 맛봐도 특이한 맛을 찾을 수 없다. 지금 소비자들은 웰빙을 논할 만큼 수준이 높다. 프랑스 맛을 제대로 살린 피자라면 성공가능성이 높다.”
레스토클락을 잊지 못한 그는 곧바로 다시 프랑스 남부로 향해 자판기 실태를 파악했다. 다른 자판기보다 더 작으면서도 박스포장으로 나오는 피자, 과연 온도는 어떻게 유지하며 보관에 문제점은 없을까?
“하나의 점포가 숨겨 놓은 듯 자판기 내부에 냉장고와 오븐이 동시에 갖춰졌다. 또 가열방식은 요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인덕션 오븐기술을 적용시켜 화재의 위험도 없고 포장제품으로 냉동보관하기 때문에 위생에 문제점이 없었다.”
분석을 마친 그는 마케팅과 기획전문가를 모아 획기적인 자료를 준비하고 다시 작년에 프랑스 본사를 방문했지만 사태는 급박했다. 이미 본사는 여러 외국기업들과 계약을 체결하고 있었고 도장만 찍으면 모든 계약이 성립될 시기였다. 가까스로 프랑스 기업대표와 미팅을 잡았다. 별 관심 없어 보이는 그들이었지만 준비한 석 대표의 자료를 본 순간 눈빛이 일순간에 변하는 것이 아닌가.
방문한 석 대표 일행이 입고 있는 옷, 명함, 메모지, 봉투 심지어 모자까지 모든 자료에 레스토클락피자의 혁신과 변화가 녹아있는 새로운 로고가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프랑스 본사 사람들은 혀를 내둘렀다. 자신들 보다 더 회사에 전문성과 애사심을 갖춘 한국인을 만났기 때문이다. 단 3시간 회의를 통해 계약을 성사시켰고 보너스로 아시아 전체 판권을 받았다.
“우리보다 좋은 조건을 내건 외국기업들을 전문성 하나로 제치고 이해시킨 것을 볼 때 그동안의 준비가 헛되지 않았음을 실감했다.”
이처럼 프랑스 사람들의 마음을 한순간에 사로잡은 석 대표, 하지만 이력을 살펴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992년부터 5년 동안 청와대 제1부속실 비서관으로 근무하며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런 그를 보며 많은 이들이 왜 힘들게 사느냐 묻는단다.
“보통 사람들은 청와대 출신이라면 편한 삶을 영위할 것이라 편견을 갖는다. 한국은 누구나 평등한 민주주의 국가다. 후광을 이용해 편파적인 사업을 하기 보단 떳떳하게 무한경쟁시대에 뛰어들고 싶었다.”
또 그는 외식사업에 자판기사업이라 우습게보다간 큰 코 다친다며 일침을 놓는다.
청와대 근무 후 사업가 변신
“IMF 이후 외식업은 8.4%의 강한 성장률을 보이며 2006년 현재 75만 개 업체가 53조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맛과 위생상태만 보고 사업을 선택했다 생각하면 오산이다. 1000만원 투자로 최저 월 350만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이라 판단했기에 시작했다.”
한국 요식업 시장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수준은 높아지는 반면 자판기의 수준은 여전히 후진국 수준이라는 게 석 대표의 지적이다. 아직
도 틈새시장에 매력이 있다는 말이다. 오는 3월 출시되는 자판기 피자가 궁금하다.
#석석원 대표가 말하는 진정한 상도
기업이윤 사회환원이 필수
▲높아지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한국 기업의 성장에 발맞추어 국가의 성장에 일조하는 글로벌 기업인이 요구된다.
기업은 이윤창출이 목표지만 상도를 지켜야 진정한 기업이다. 가장 바람직한 상도는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상대로 물건을 팔아 이윤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나보다 여유로운 사람들에게 좋은 제품을 판매해 그 이윤을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레스토클락 아시아는 단순히 해외 아이템을 국내에 런칭, 수익마진을 챙기는 무역회사가 아니다.
해외아이템을 수입하고 발맞춰 한국인의 능력과 역량으로 개발해 혁신적인 아이템을 다시 세계시장에 역수출할 것이다.
향후 국내에 프랑스 본사의 제조공장이 설립되도록 적극 유도할 생각이다. 이를 통해 일본, 중국 등 주요 아시아시장을 공략하고 국내 경제에 일조하고자 한다.
송효찬 기자 s250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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