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서울시장과 홍준표 의원이 지난 연말 ‘화해의 자리’를 마련하고 회포를 풀었다. 이에 따라 서울시장 당내 경선과정에서 틀어지기 시작한 두 사람의 관계가 어느 정도 ‘복원’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 31일 극비회동은 두 사람만의 만남이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선 이 전시장이 주로 발언을 하고 홍 의원은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대선후보 지지율 40%를 넘나들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 전시장이 음해성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홍 의원에게 손을 내밀었을 것으로 보는 분석이 중론이다. 3선 중진인 홍 의원은 정평이 난 공격수인데다가, 이슈가 될 만한 사안을 선점하는 천부적 재능을 가지고 있다. 어찌 보면, 현재 이 전시장에게 가장 필요한 존재다. 물론, 홍 의원과의 ‘앙금’이 완벽하게 걷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가 이 전시장을 도울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 복원은 ‘빅3’구도에 잔잔한 파장을 몰고 올 만한 사안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명박 전서울시장이 지난 연말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과 극비리에 회동을 가졌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전시장은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모처에서 홍 의원을 만나 2시간이 넘도록 회동을 가졌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서울시장 당내 경선과정에서 크게 악화된 바 있다.
워싱턴서 8개월간 ‘동고동락’
지난해 6월 지방선거가 치러지기 전까지만 해도 당내에서 이 전시장과 홍 의원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돈독한 우애를 과시했다. 실제로 사석에선 홍 의원이 이 전시장을 ‘형님’이라고 호칭하는 사이였다.
지난 1999년 선거법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던 두 사람은 8개월간 미국 워싱턴에 머물면서 서로를 격려하며 지내기도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크게 악화됐다.
2006년 6월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서울시장 당내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홍 의원을 이 전시장이 전혀 도와주지 않았던 탓이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오히려 오세훈 현시장을 도와준 격이 되고 말았다. 홍 의원은 지난해 4월 25일, 결국 오세훈 후보가 몰고 온 ‘오풍(吳風)’에 무릎을 꿇고 본선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애초부터 이 전시장이 중립을 선언했더라면 상황은 조금 달랐을 것이다.
선거전 초반, 이 전시장측 인사들이 홍 의원 캠프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면서 친밀감을 표시하다가 어느 순간 입장을 전면 수정해 버린 것이다.
홍 의원도 사석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전시장과 나는 동지”라며 친밀감을 과시해왔다. 그러나 당내 경선에서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격이 됐으니, 그 실망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의 관계는 정치적으로 적대적인 선까지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최근까지 홍 의원이 이 전시장을 위해 이렇다 할 ‘코멘트’를 하지 않은 것도 그 연장선상이라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이 전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해졌다. 홍 의원은 당내 경선 패배 이후 이 전시장을 향해 날선 비난을 서슴지 않았을 정도로 감정이 상해 있었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의 관계를 복원해야 한다는 주변의 권유도 상당했다고 한다.
결국, 이 전시장은 홍 의원과 자리를 마련했고, ‘인간적인 화해’에 성공했다는 후문이다. 바로 12월 31일 회동 자리에서 말이다.
MB캠프 이춘식 특보는 “이미 두 분은 화해를 하신 것으로 안다. 이 사안은 정리가 됐다고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홍 의원의 ‘스탠스’로 봤을 때, 두 사람의 앙금은 완전하게 걷히지 않은 듯하다. 당내 의원들이 ‘빅3’에 대한 호불호를 정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홍 의원은 ‘요지부동’이다.
이와 관련, 홍 의원의 한 측근은 “3강구도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어느 쪽도 두둔하지 않는 것일 뿐”이라며 “그러나 내부 경선을 통해 대권후보가 확정되면 전력을 다해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제 3선 중진의 홍 의원이 절실한 쪽은 이 전시장측이다. 이 전시장은 논란이 될 만한 화젯거리를 많이 만들어놨고, 이를 커버하기 위해서는 홍 의원 같은 ‘공격수’가 필요하다.
또, 홍 의원은 서울시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반값 아파트 공약 등을 펼치면서 고정 지지층을 확보해 놨다. ‘모래시계’ 검사 출신으로서 가지고 있는 막강한 정보력도 이 전시장에게 필요한 부분이다.
홍준표 의원 향후 행보 주목
그렇다보니 2006년 ‘제야의 종소리’가 울리기 직전, 이 전시장이 홍 의원에게 손을 내민 것이었으리라.
홍 의원은 반주를 겸해 이루어진 이날 회동에서 ‘주로 듣고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진정성을 나눴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이 전시장측 한 관계자는 “홍준표 의원을 만났는지 여부는 파악해 봐야 겠다”고 말했다.
홍 의원측 관계자도 “이명박 전시장과 두 분이 만났다는 소문은 나도 들었다. 하지만, 해외 출장 중이라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최근 홍 의원은 손 전지사측과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향후 홍 의원의 행보가 어떻게 달라지느냐에 따라 이 전시장과의 관계 복원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이중섭-박수근 ‘위작논란’ 서울중앙지검 임상길 부장검사 일문일답
“2700여점 중에 진품 있을 수도 있다”
1년9개월을 끌어온 이중섭, 박수근 ‘위작논란’(본보 648·662호 보도) 수사가 전환점을 맞게 됐다. 위작범을 밝혀내지 못하면서 ‘진퇴양난’에 빠져있던 검찰이 재감정을 통해 진위여부를 판가름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2005년 검증과정처럼 ‘비밀리’에 진행하지 않고, 공개적인 검증이 이루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음은 담당 부장검사와의 일문일답.
-재감정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과거 동원되지 않은 새로운 감정기법이 있어 2,700점 모두를 재감정키로 했다. 아직 의뢰하지는 않았다.
-먼저 감정한 58점은 왜 제외되나.
▲위작으로 의심된다는 결과가 나와 있어 제외했다. 나머지 작품 중에는 진품이 있을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가 손해배상을 당해야 할지도 모른다. 결과가 나오면 먼저 검증한 것과 비교해 결정하겠다.
-감정기관과 평가 위원들은 공개되나.
▲당사자에게는 공개할 것이다. 하지만, 언론에 공개할지 여부는 미정이다.
-기간은.
▲최소 2개월 정도 소요될 것 같다. 그 이상 걸릴 수도 있다.
-언론에서 위작으로 단정지어 보도하는 경향이 있어 한국고서연구회 김용수 회장측이 반발하고 있는데.
▲우리는 위작으로 의심된다고 했지, 위작으로 판명한 적이 없다.
-진품이라면 어떻게 하나.
▲모두 돌려줄 예정이다.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그동안 검찰도 수사를 계속 진행해 왔다.
김대현 suv15@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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