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자본 앞세운 대형업체와 정면승부
거대자본 앞세운 대형업체와 정면승부
  • 김종훈 기자
  • 입력 2008-01-02 14:11
  • 승인 2008.01.02 14:11
  • 호수 38
  • 3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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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념 패밀리레스토랑 선보인 ‘루카스’ 허영일 대표

새해 새 희망을 가족과 함께…. 평소 부모님이나 자녀와 대화가 부족했다면 함께 시간을 가질 좋은 기회다. 가족끼리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대화하기 알맞은 식당을 찾아 새해 새 소망을 다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루카스(LUCAS'S)는 이웃처럼 편안한 레스토랑과 바를 지향하는 패밀리레스토랑 브랜드로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1호점을 개설했다. 단순히 음식 일색인 레스토랑과, 주류 일색인 호프를 떠나서 제대로 된 요리와 다양한 맥주, 칵테일, 와인 등을 즐길 수 있는 퓨전 다이닝바 겸 레스토랑이다. 루카스의 장점은 고급레스토랑에서처럼 즉석해서 요리를 만들어 주지만 저렴한 가격대가 특징이다.

루카스 요리를 책임지는 주방장은 대형업체 아워홈을 거쳐 강남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두루 경력을 쌓은 전문가다. 정통 프렌치 레스토랑에서부터 대기업체 패밀리레스토랑, 호프와 안주를 파는 펍 체인까지 10년 가까이 다양하게 경험을 쌓아 온 주인공이다. 홀 분위기를 이끄는 매니저는 강남 유명 바의 총 매니저로 일했고, 강남 상권에서는 상당히 이름이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루카스를 만든 허영일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며 전국 각지의 맛있다는 레스토랑을 찾아다녔다.


명성 높은 주방장과 매니저 영입

특색 있고 맛있는 가게들이 대형 체인과 거대 자본에 가려져 제대로 소개되지도 못하고 폐업하게 되는 외식시장의 현실이 안타까웠다. 한국에도 작지만 맛있고 소문난 패밀리레스토랑을 만들고자 일본의 도쿄와 태국 방콕 등에서,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개성 넘치는 수많은 레스토랑과 바를 눈여겨봤다.

“우리나라는 미국 스타일의 대형화와 브랜드화가 급속도로 가속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심지어 대형 체인의 본고장이라는 미국도, 대형 체인의 매출 규모를 보시면 정체기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뉴욕, LA 등 대도시에서는 다시 독자적인 레스토랑들이 이름을 알리면서 지지를 받고 있지요”

단순히 대형 자본, 대형 브랜드 위주의 체인시스템의 경우는 효율성을 무기로 개성 없이 정해진 요리방식들로 일괄적인 음식을 생산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인한 창업주들의 부담이 되는 로열티와 이익 창출을 위한 과도한 비용 절감, 직원들의 열악한 급여, 점점 늘어가고 항상 똑 같은 음식 등이 그를 더욱 자극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우리도 브랜드로 맞서되, 각각의 개성과 컨셉트
를 살린 레스토랑과 바를 늘려 나가고, 그로서 고객들에게 인정받자는 것이다.

“격조 높은 전문 바와 레스토랑들도 그만의 가치가 있겠지만, 동네에 슬리퍼, 트레이닝 차림으로 나가서, 편하게 다양한 음식이나 곁들이는 맥주, 칵테일,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없더군요. 그래서 편하게 갈 수 있다는 패밀리 레스토랑도 막상 가려면 먼저 옷부터 껴입습니다. 게다가 가격 또한 심하게 부담스럽습니다.” 누구나 격조 없이 드나들 수 있는 담장 없는 한국식 레스토랑을 만들고자하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루카스는 주방장이 직접 연구하고 고민해 만든 ‘요리’를 손님들에게 내놓는다. 주방장이 직접 매장 고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메뉴개발팀에서 생각하고 준비하는 요리가 있다면, 바로 다음 날 메뉴에 반영하여 메뉴판이 만들어진다.

식자재 또한 대형 체인에 비해 더 좋은 재료를 쓰기 위해 허 대표가 직접 재료를 고른다. 대형업체처럼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을 줄여 가격 대비 품질을 높이면 누구와 경쟁해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메뉴들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양질의 고기를 사용한 스테이크 메뉴 가격을 1만원대와 2만원대로 맞춘 것 역시 이런 비용 절감 덕분이다. 메뉴 중 데리야끼 철판스테이크는 기존 데리야끼 소스의 단맛과 텁텁한 맛을 개량하여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새로 개발된 소스를 바탕으로, 호주산 프리미엄 와규 등심을 신선한 야채와 함께 철판에 요리해 만든 메뉴다.

그리고 루카스에서는 저렴한 와인을 만나볼 수 있다. 대부분 와인이라고 하면, 상류층의 문화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대중화 추세이긴 하지만, 아직까진 부담스럽고 어려운 ‘술’로 의식되고 있다.


고객 의견 반영 메뉴 개발

“와인은 어려운 술이 아닙니다. 누구나 마실 수 있는 술인데도 불구하고 선입견을 가지고 접하다 보니 아직까지 진정한 의미의 대중화는 이루어지기 힘든 것 같습니다. 와인을 만들기 위해 농부의 땀과 노력, 그리고 저마다의 양조법으로 승부를 건, 사람 냄새 나는 술입니다. 단지 어려워 보이는 것은,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 종과 등급 등이 각 지역의 언어로 되어 있어 힘들 뿐입니다.” 허 대표는 와인에도 박식해 손님들에게 와인을 편하게 설명한다.

직접 와인동호회를 운영하며 회원 신청을 받고 있으며 올해부터 매달 한 번씩 ‘와인으로 떠나는 세계여행’이란 컨셉트로 활동을 준비 중이다.

“목표는 루카스 양재점을 기점으로, 올해는 주거단지와 상업단지가 밀집된 적합한 지역을 선정해 다양한 바와 레스토랑을 늘여갈 계획입니다. 단순히 프랜차이즈 형태로 개설하고 운영하는 형태가 아닌, 외식 산업에 대해서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고, 직접 투자하고 직접 같이 뛰면서 목표를 공유하고 만들어나갈 투자자를 모집할 계획입니다” 허 대표는 우리나라 외식업계를 선도하기위해 오늘도 메뉴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김종훈 기자 fun@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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