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전시회 연 러브투리브㈜ 신의광 부사장

“보기만 해도 가슴벅한 그림을 판매하고 싶다” 어찌 보면 아직은 황무지인 한국 미술시장, 그만큼 위험이 높고 아직 전문적 틀조차 마련되지 않아 일명 바가지요금까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세계적 거장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을 들고 나타난 형제가 있다.
외국기업들도 한국 미술시장 진출을 꺼려할 정도로 찬밥신세를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유망한 한국 화가들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은 현실이 안타까워 미술사업을 시작했다는 러브투리브(주)의 신의승·신의광 형제.
본지는 힐튼호텔에서 빈센트의 후반기 대표적 작품 중 30점으로 구성된 ‘빈센트 반 고흐 레프리카 리미티드 에디션 기획전시’를 열고 있는 신의광 부사장을 만나 행사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형이 호주에서 미술공부를 할 당시 50만원 주고 판매한 자신의 그림이 한국에서 400만원에 판매되는 현실을 보고 너무 놀랐죠. 그만큼 부풀려지는 가격을 볼 때 우리 국민들이 미술에 문외한임을 알 수 있죠, 부도덕한 중간 단계 상인들을 두고 볼 수 없더군요.”
화가 신의승씨와 동생 신의광씨가 손을 잡고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한국의 미술세계를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서란다.
라이선스 인정받는 레프리카
그들이 첫 번째로 시작한 것이 갤러리전시와 반 고흐의 레프리카(Replica)작품 판매다.
일반적인 카피 작품 형식으로 판매하는 것은 한국에 미술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비행기를 타고 네덜란드에 위치한 공식박물관 ‘반고흐 뮤지엄 암스테르담(Van Gogh Foundation)’을 찾아갔다.
전시장을 돌아보며 한국에서는 아직 인정받지 못해 위험성이 크지만 레프리카를 판매하기로 결심했다.
레프리카란 일반적으로 재현한 리프러덕션 즉 단순한 모사(模寫)나 인쇄기술에 의한 복제(포스터)와는 차별화된 하나의 작품으로 라이선스를 인정받은 정식제품이다.
실제로 미국, 유럽, 일본에선 매년 대규모의 레프리카 전시회가 열릴 만큼 일반인들에게 친숙하며, 대중화 된 하나의 문화다.
다시 한국에 돌아와 사업을 구상하고 고흐에 대해 더욱 연구를 거듭, 금년 4월 다시 암스테르담을 찾아 공식 라이센스 희망의
사를 밝혔다.
미술의 황무지 한국에서 찾아온 이들의 말을 처음부터 믿을 사람들은 없다고 생각했다. 명성이 자자한 세계적인 화가도 아니고 거액의 자금을 확보한 대부호도 아니었지만 반 고흐에 대한 애정, 젊은 패기와 사업에 대한 열정이 뮤지엄의 관장, 부관장의 마음을 4일 만에 녹였다.
결국 고흐의 오일페인팅 200점, 드로잉 500점, 편지 700여통 등 뮤지엄에 전시되고 있는 모든 작품의 레프리카들은 러브투리브(주)외에는 공식적으로 수입·판매 할 수 없다는 계약에 성공했다.
또 공식증표로 레프리카 구입 시 반 고흐 뮤지엄 관장의 서명이 포함된 100년 보증 서명 인증서가 함께 제공 된다.
790억 경매작품 지금은 7900억
과연 반 고흐가 세계인들로부터 얼마만큼의 사랑을 받기에 레프리카의 열기가 식지 않는 것일까. 그 예로 신 부사장은 반 고흐의 작품에 대한 경제적 가치에 대해 설명한다.
“1990년 경매에 올라온 작품이 790억에 낙찰됐다. 현재 예상가로는 7900억원 이상이다. 또 한국에서 발견돼 지난 4월에 공식적으로 반 고흐의 수채화로 판명된 작품의 경우 러시아 대부호가 2800억 이상을 지불하고서라도 구입하고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반 고흐의 명화들이 한국에 공식적으로 판매되는 시대지만 그들은 벌써 다음 사업을 구상하며 역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식적인 루트로만 외국작품들이 판매될수록 외국 무명화가들의 작품이 거품으로 포장돼 판매되는 것을 막고 한국 실력파화가들이 외국에 알려질 기회가 늘어나 세계와 한국의 미술정보가 공유할 것이라며 노력을 게을리 할 수 없다는 것.
땀과 노력, 열정이 있기에 성공신화가 하루가 다르게 쓰여 지고 있다. 앞으로 그들의 사업이 한국미술계의 발전에 미칠 영향을 기대해 본다.
#빈센트 반 고흐 박물관서 보내온 편지 전문
친애하는 한국국민 여러분
올해 한국에서는 최초로 대규모의 빈센트 반 고흐전이 열립니다. 이것을 기념하여, 저희가 생산한 레프리카는 1대1 사이즈의 한정판으로, 최고의 품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고흐는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 외에도 많은 아름다운 작품을 남겼으니 이번 러브투리브와의 기회를 빌어 여러분들의 가정에 진정한 예술품과 행복을 가져다 드릴 것입니다.
부관장 Cor Krelekamp
송효찬 기자 s250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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