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신년기획특집 병술년을 움직인 사람들
2007 신년기획특집 병술년을 움직인 사람들
  • 김현 
  • 입력 2007-01-03 10:26
  • 승인 2007.01.03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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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다사다난했던 한해. ‘인간만사 세옹지마 (人間萬事塞翁之馬)’라는 말이 있다. 정치권도 예외는 아니다. 희비곡선이 엇갈리는 해였기 때문이다. 정치에서 ‘승리(勝利)’는 곧 인생 승리나 다름없다. 거꾸로 정치인에게 ‘패배(敗北)’란 대중들에게서 서서히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정치인들은 자신의 정치인생에서 하나의 방점을 찍는 역경의 시작이다. 2006년 지난 한해 ‘뉴스메이커’로 떠올랐던 정·관계 인사들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한국이 낳은 최대 인물

올 한해 국내를 떠들썩하게 했던 인물은 바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다. 세계의 눈과 귀가 반 총장에게 집중됐던 해였기 때문이다. 그의 인생 최대의 해. 1년 농사로 치면 누런 알곡을 수확한 시기가 바로 올 한해다. 40여년간의 외교관 인생. 20만원짜리 월세방 신혼살림으로 시작해 뉴욕 공관으로 옮기기까지 결코 쉽지 않았던 삶이다. 이 때문에도 그는 올 한해 최대 화제 인물로 꼽혔다. 아시아 지역 2번째 선출, 한국인 최초 유엔 사무총장, 만장일치 당선 등은 그에게 부여된 특별한 수식어가 됐다. 반 총장의 선출은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이다.
그에겐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그의 몫은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평화적 해결사 노릇을 해야하는 일이다. 레바논 사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이란 핵사태, 수단 다푸르 사태 등 해결해야할 국제적인 분쟁거리가 첩첩산중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대중성 지닌 젊은 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은 올 한해가 그의 인생의 ‘터닝 포인트’다. 취임한지 6개월이 된 오 시장. 그는 지난해 5·31 지방선거에서 강금실 전법무장관의 상대 후보로, 또한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급조된 감성적 이미지의 소유자로 안착된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가장 대중성을 지닌 ‘젊은 시장’으로 통한다. 2007년 서울시정 계획도 획기적이다. ‘변화의 원년’, ‘창의시정의 원년’으로 서울 시민들이 편안함과 행복감, 편리함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결의가 대단하다. ‘장애인들이 생산한 제품이 조금 질이 떨어진다’고 발언, 논란을 빚었던 장애인 발언문제나 도심 진입 경유 차량에 대한 ‘교통 환경 부담금제’를 적용, 생계형 경유차 운전자에게 비난을 받았던 일 등은 오 시장의 시정경영을 다시 고민하게 하는 지침서가 됐을 것이다.



조순형 민주당의원 미스터 쓴소리 국회 컴백
‘미스터 쓴소리’ 조 의원에겐 누구보다 지난해가 가장 정치 인생을 돌아보게 한 한해였을 것이다. 지난해 7월 재보궐 (서울 성북구 을) 선거에 당선, 정치적 재기를 이뤄낸 인물이기 때문이다. 81년 11대 국회의원으로 정치 인생을 출발한 조 의원. 그는 12,14,15,16대 국회 의원을 거치면서 탄탄대로를 달리던 의원이었지만 노무현대통령의 탄핵 여파로 17대 총선에서 낙선된 핵심 인물이다. 하지만 그의 정치인생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7월 다시 국민들은 그를 정치무대로 부른 것이다. 민주당 ‘독주체제’를 달렸던 한화갑 민주당 전대표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자리에서 물러나자 당내에선 조 의원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당 대표 적임자로 나설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 때문이다. 조 의원측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하지만 내심 싫은 눈치는 아니다. 조 의원은 새해를 맞아 김영삼 전대통령(YS)과 김대중 전대통령(DJ), 두 전직 대통령을 방문하는 일정도 빼놓지 않고 있다.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정치일선서 불명예 퇴진
한 전대표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물러났다. 하지만 예상외로 민주당내 분위기는 차분하다. 한 전대표 역시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며칠전부터 마음이 담담했다고 한다. “당 대표직에 미련이 없다”는 말도 했다. DJ정권시절부터 ‘리틀DJ’로 불리며 정치세력을 과시했던 인물. 하지만 전방에서 그 세(勢)를 직접적으로 누리지 못했던 어찌 보면 ‘모퉁이’ 정치생활을 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3번의 감옥생활. 영어, 서예에 능숙한 정치인. 92년 14대 국회의원으로 출발한 그의 정치적 궤적은 이제 막을 내리는 듯하다. 하지만 민주당 김정현 부대변인은 “그가 직접적으로 당내 행로에 목소리를 내지는 않을지라도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차원에서 정치와 완전히 거리두기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한 대표는 신년에 영남지역을 돌며 지인을 만나기로 했다. 마음을 가다듬고, 추스르기 위한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전효숙 전 헌법재판관 코드인사의 피해자
전 전헌재재판관은 노(盧)정권 들어 ‘코드인사’ 논란의 대표적인 피해자다. 그는 지난 8월 헌재재판소장 후보자로 내정된 뒤 줄곧 마음고생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최초 헌재재판소장 타이틀을 눈앞에 두고서다. 한나라당의 국회임명동의안 반대, 임명시기 논란 등은 그의 앞길을 막는 계기가 됐다. ‘정쟁’(政爭)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결국 103일 만인 지난해 11월 17일 노대통령은 헌재재판소장 지명을 철회, 헌재 재판관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금은 경기도 광주의 모 기도원에서 은둔 중(본지 661호 보도) 이라는 얘기가 있다. 가까운 지인이나 친척들과도 연락을 끊고 ‘두문불출’하고 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 공직자 골프 파동의 주역
이 전총리의 ‘3·1절 골프 파문 사건’. 이는 공직자 윤리성 문제로까지 사태가 확산되는 굵직굵직한 정치사건으로 부각됐다. 그 논란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감이 고조되고, 여야 정치권의 갈등과 다툼을 초래한 결과를 낳았다. 이는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표심향배를 가늠하는 큰 변수가 되기도 했다. 결국 2004년부터 시작한 2년 동안의 국무총리직을 ‘골프채’ 하나로 마감한 셈이다. 한마디로 불명예스러운 퇴진이었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전총리는 요즘 연말연시인데도 바쁜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국회의원실도 조용하다. 신년 새해 스케줄도 특별히 잡아놓지 않고 있다.

김현  rogos0119@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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