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실용주의 통치철학을 말한다
신실용주의 통치철학을 말한다
  • 장익창 기자
  • 입력 2007-12-16 19:22
  • 승인 2007.12.16 19:22
  • 호수 711
  • 6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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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는 작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게 급선무"‘3우선 정책’‘3지향’등 통치 철학 방향도 제시

김·종·복 한국항공대 교수

덩샤오핑의 실용주의가 뿌리내린 지 30여년이 흐른 중국은 세계경제성장의 엔진이 되고 있다. 일본도 ‘잃어버린 10년’을 벗고 다시 한 번 과거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중국과 일본에 끼여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해 국제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금의 우리나라는 어떤가. 겉보기엔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와 무역 규모 세계 12위 국가다. 그러나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만 않다. 성장동력이 꺼지고 추락할 위기에 놓여 있다. 이에 최근 뜻있는 학자와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신실용주의로 세계 일류국가 만들기(김경원, 김진홍, 김종복, 박남현, 윤제영, 이헌경, 임양택 공저)’ 단행본을 내놓았다. 이들은 새 시대를 이끌고 갈 확고한 통치철학 확립이야말로 시대적 필수 과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본지는 며칠 뒤 있을 제17대 대선과 관련, 저자 중 한 명인 김종복 한국항공대 항공우주법학과 교수(법학박사)를 만나 ‘신 통치철학’ 등에 대해 얘기를 들어봤다.


김 교수는 신실용주의란 “선진 일류국가를 세우는 삶의 질 향상과 현장밀착형인 성과 중심적 통치철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통치철학의 기본을 국민우선, 민생우선, 경제우선의 ‘3우선 정책’과 미래지향, 통합지향, 상생지향의 ‘3지향’을 제시했다. 차기정부가 새 통치철학의 확립을 통해 우리가 안고 있는 불확실성을 줄이고 모든 국민들의 기본적인 생활조건을 향상시키자는 게 그의 주장이다.

미국을 세계 최강국으로 만든 배경엔 미국의 현대 대표철학인 실용주의가 바탕에 깔려 있었다는 시각이다. 덩샤오핑은 이념의 질곡에 빠져 있던 중국 국민들에게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를 잡는 고양이가 필요하다’는 실용주의를 내놓았다.

유래를 찾기 힘든 중국의 고도성장엔 이런 변화의 바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과거 우리나라에도 실용주의와 관련해 우수한 사상들이 있었다. 조선 정조 때 다산 정약용의 실사구시와 도산 안창호의 무실역행이 좋은 예다. 김 교수는 신실용주의 뿌리는 이런 사상들에서 찾았다고 전했다.


암울한 우리 현실

우리 경제는 1970~1980년대의 고도성장단계를 지나 1997년 외환위기 후 세계화, 지식정보화사회의 단계로 접어들면서 저성장구조가 정착되고 있다.

김 교수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문제로 몇 가지를 지적했다. 크고 방만한 정부, 양극화, 경제부진, 교육고통, 편 가르기 정치, 취약한 리더십 등이 그것이다.

이런 문제의 뿌리엔 선진일류국가를 만들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통치철학의 결핍과 국가리더십 실종에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특히 우리 사회가 심각하게 불안한 삶의 질과 양극화 문제를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극화 발생은 △한국경제의 수출주도형 경제성장 △불균형과 발전전략 △재벌위주의 경제성장에서 비롯된 필연적 결과일 수밖에 없었다는 견해다.

경제적으론 내수부진, 임금격차 확대, 고용구조 이원화 등 여러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다.

또 사회적으론 가족해체, 자살 등 사회병리 현상과 계층 간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그는 효율적이지 못한 방만한 정부, 20대의 태반이 대학 졸업 뒤에도 백수인 사회, 분열된 정당정치 등도 당장 풀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런 문제들은 새 시대를 이끌고 갈 확고한 통치철학확립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우선 일류국가로 탈바꿈하기 위해서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만드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또 민생안정과 경제 활성화 우선 패러다임을 통해 사회양극화 해소와 경제성장을 이뤄나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새 통치철학 방향은

구체적인 방안으로 경제성장, 일자리 창출, 세제 합리화를 통한 소득재분배 기능 제고, 부동산투기 등 불로소득 봉쇄, 대·중·소기업간 상생,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 등을 꼽았다.

제조업 위주의 성장한계를 벗기 위해선 금융산업, 디지털TV방송, 미래형 자동차, 차세대 이동통신, 지능형 홈네트워크, 바이오신약, 항공과 우주 등 신산업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업의 전반적인 성장을 위해 각종 규제철폐, 조세부담 및 출자총액제도 완화 등의 정책도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서비스산업 육성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밖에도 “신실용주의에서 제시하는 통치철학은 어쩌면 너무나 기본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 정권들은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차기정부는 국민들의 신뢰 속에서 통치철학을 확립, 우리나라를 세계일류국가로 만들어가갈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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