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한국 패션시장 규모 20조인지 모른다
대부분 한국 패션시장 규모 20조인지 모른다
  • 송효찬 
  • 입력 2007-11-27 13:22
  • 승인 2007.11.27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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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전문 광고대행사 케네스위저드 박성식 대표

“내 작품을 10년 후에 돌아봐도 비주얼이 살아 모두의 가슴을 울릴 수 있는 그런 광고만 만들고 싶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패션산업의 생리에서 어찌 보면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자신의 작품에 큰 욕망을 품는 사람, 덕분에 매번 신제품과 신브랜드를 접할 때 마다 시험 보는 기분이라 말하는 패션전문 광고대행사 케네스위저드(kennethWizard)의 박성식 대표.
회사 입구에 새겨진 로고에 있는 메시지 ‘로직 투 매직(Logic to Magic)’이란 표현 그대로, 논리와 기술로 승부한다는 박 대표. 매사에 치밀한 기획과 신중으로 적합한 광고를 창조하기에 눈코 뜰 새 없다. 한국의 패션시장의 위상과 발전방안, 그리고 그의 경영 철학을 담아봤다.



“그 사람이요. 못 말려요. 다정하면서도 무심하고 책임감은 있는데 시간은 없죠. 결혼 전 거의 모든 데이트를 촬영장에서 했을 정도니.”

그를 아는 패션종사자들은 하나같이 박 대표를 두고 이렇게 말한다. 잘나가는 패션전문 광고대행사 케네스위저드, 출발 3년 만에 굵직한 패션브랜드 닥스, 알마니 익스체인지, 지오지아 등 20개 회사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그의 비결 중 하나는 바로 철저함과 신뢰성 때문.


경영 포인트는 논리와 기술

“고객 즉 광고주의 돈을 갖고 얼마만큼 효율성 있게 광고해 브랜드와 신제품의 이미지를 최대한 끌어올리느냐가 최대 관건입니다. 한마디로 광고계의 집사이자 유모라 할 수 있죠.”

그만큼 맡은 일을 소비자들에게 최대한 알리기 위해 아이디어는 필수, 약속을 충실히 지켜내기 위해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간의 화제를 모으는 영화도 모두가 감동할 수 없듯, 완성된 광고를 보고 모든 광고주들이 만족감을 느끼진 않는다.

바로 주관적 입장에서 사람마다 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회사가 생각한 사회적 입장, 모델과 강조하고 싶은 색 등 광고주와 저의 입장에서 무수히 많은 견해차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철저한 시장조사, 소비자 동향, 사회적 흐름을 파악하고 작성한 프로젝트이기에 거의 우리의 뜻이 통한다.”

그만큼 창작도 중요하지만 작품에 대한 설득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자료를 제시하기 위해선 경험과 바탕이 철저히 준비돼야한다.

어떻게 이 모든 자료를 준비할까. 한마디로 앉아있는 사람은 절대 찾을 수 없다. 역동적인 사회 모습에서 창작품을 만들기 위해 항상 뛰어야 답을 찾을 수 있다.

이를 위해 그는 젊은이들이 찾는 카페, 클럽, 음식점과 특이한 장소 등 새로운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모든 장소를 찾아다닌다. 이런 노력으로 창작의 고통은 있되 잘못된 창작은 없다고 평가받지만 사람과 인식 때문에 힘들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도 많다.

2년 전 유명 브랜드의 광고제작에 필요한 사진 촬영을 위해 세계 톱 모델과 계약하고 모든 업무에 빈틈없이 철저히 준비 했다.

촬영장소가 미국인만큼 체류기간 7주일 동안 모든 작업을 마쳐야 한다. 때문에 모델에 맞는 의상, 액세서리, 장소, 스텝, 비용 등 수많은 준비과정을 꼼꼼히 살피고 일에 차질이 없도록 철저히 계획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미국에서 촬영하지만 철저한 준비로 기후의 영향만 없다면 실수할 부분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파리에서 패션쇼 후 바로 미국으로 건너오기로 한 모델이 비행기를 놓쳐 제시간에 촬영이 이뤄질 수 없게 됐다.

하루만 늦어져도 모든 계획들이 밀려 정해진 시간 동안 작품을 완성할 수 없다. 촬영시간 10시간 전, 눈앞이 깜깜해 졌다.

광고대행업을 시작한 후 처음 접해본 상황에서 본사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고 새벽동안 미국의 모든 톱 모델들을 살피기 시작했다.

모델에게 의상은 물론 모든 상황을 맞춰 촬영하기로 한만큼 적당한 모델은 절대 쓸 수는 없는 입장, 다행히 촬영 1시간 전에 적합한 모델을 찾아 모든 프로젝트를 무사히 완성 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약 3개월 후 황당한 소식을 들었다. 처음 계약한 모델은 비행기를 놓친 것이 아니라 경쟁사의 광고를 찍기 위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했던 것이다.

한국을 얼마나 우습게 봤을까하는 생각에 분하고 정말 한국이 강해야한다는 생각만 들었다.

“지금은 당시 상황과 많이 변해 위상이 올라갔지만, 그때는 한국을 약소국으로 본거죠, 이런 일은 당하지 않기 위해선 더욱 노력해서 더 큰 강대국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창작의 고통 넘어야 성공

그렇다면 현재 한국의 패션시장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그는 당당히 20조원 시장 규모라 말한다. 또 한국의 패션동향과 흐름을 바라보는 외국의 기업과 관계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시장규모가 한정적인 나라인 만큼 무시했던 외국인들도 한국에 진출한 수많은 외국 브랜드들을 보며 패션산업발전에 항상 놀란다.

어떻게 한국의 패션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을까. 바로 사계절이 뚜렷하고 변화와 색에 민감한 한국인의 인식과 디자이너, 기업, 광고의 노력 때문이다.

끝으로 그는 디자인력, 방적 산업의 강국, 마케팅 비용을 놓고 볼 때 8년 후 세계 패션시장의 굵직한 획을 그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후배들에게 다음과 같이 전했다.

“중국집 전단지를 만들든, 30억 원대의 큰 프로젝트를 담당하든 획기적이지 않으면 도태된다. 살아남기가 아니라 상품을 정확히 알리고 내 작품의 발전을 위해 열정을 뭉쳐 창작의 고통을 즐겨주길 바란다.”

송효찬  s2501@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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