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인 고 형사는‘어느 난쟁이의 우측 통행’이란 제목의 이 수필집에 31년간 강력계 형사 생활을 하면서 겪고 느낀 현장과 애환을 담았다.
고 형사는 1994년, 엽기적인 살인행각을 저지른 후 형장에서 이슬로 사라진 지존파 사건에 대한 소회도 담아냈다.
‘지존이라는 이름의 이야기’라는 장에서 고 형사는 이 사건을 “가난에 찌들린 젊은이들이 헤쳐나갈 수 없는 현실적 불만을 범죄를 통해 보상받으려 한 사건”으로 정의했다.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그들이지만 고과장은 형사로서의 고민과 함께 연민도 느꼈다고 고백했다.
또 고과장은 ‘영혼이 된 지존파’와 부자 관계를 맺기도 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사형 집행 후 부모가 인계조차 거부한 지존파 관련자와 대부(代父)·대자(代子) 관계를 맺고 대신 성당에서 장례를 치러주기도 했다.
고과장은 76년 경찰에 입문한 이후 28년간 형사계에 근무했고 내년이면 경찰 생활을 마무리하게 된다.
윤지환 jjh@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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