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生生 인터뷰]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역구 출마 여성 정치인 당 차원서 배려해야”
[일요서울 生生 인터뷰]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역구 출마 여성 정치인 당 차원서 배려해야”
  • 강민정 기자
  • 입력 2020-01-22 14:04
  • 승인 2020.01.23 12:21
  • 호수 1343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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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 선거법, 거대 양당에 불리…‘총선 압승’ 어려워도 1당은 가능할 것”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대한민국 국회에서 여성 의원의 비율은 17.1%이다. ‘여성이 절반’인 사회에서 여성 의원의 수가 적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할까. 4.15총선이 다가오면서 ‘지역구 30% 여성 의무 공천’ 논의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현행 선거법상 이것은 권고사항일 뿐 의무조항이 아니라는 한계를 지닌다. 일요서울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그를 만나 여성 정치 참여 확대 논의와 4.15총선 관련 의견을 들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여성정치참여확대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상희 의원을 일요서울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나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와 21대 총선 전망에 관해 질문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여성정치참여확대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상희 의원을 일요서울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나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와 21대 총선 전망에 관해 질문했다.

-“與 21대 총선 공천 방향, ‘여성 청년’…영입대상 1순위”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4월30일 ‘여성정치참여확대위원회’를 출범했다.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해서다.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상희 의원은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여성들이 정치에 많은 관심을 갖고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3선 중진 의원으로, 이번 총선에서 4선에 도전한다. 현재 지역구인 경기 부천소사에서 당선될 경우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내게 된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더불어민주당 공천룰에는 ‘여성 지역구 공천 30%’ 조항이 포함돼 있다.
▲(여성 의원 지역구 30% 공천은) ‘해야 한다’는 당원의 의무조항이다. 그러나 선거 때 닥쳐서 준비하면 실질적으로 (이 조항을) 현실화하기가 어렵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평상시에도 여성들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상시적으로 활동하는  여성정치참여확대위원회를 만들었다. 위원회가 이른 시기에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지역구 30% 공천’은 실질적으로 만만치 않은 일이다. 

-여성 의원의 경우 다수가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한다. 현재의 정치 상황과 연관 있나.
▲정치 신인, 여성, 청년은 지역구에 도전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리스크(risk·잠재적인 위험성)가 크다. 많은 노력을 해야 하고, 그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 비례대표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하게 되면 어느 정도 인지도를 얻을 수 있다. 또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지역에 갈 경우 활동 폭이 엄청나게 달라진다. 실질적으로 힘이 실린다. 이 때문에 비례대표로 정치를 시작해 적절한 지역에 가서 기반을 닦은 뒤 출마하는 코스를 밟는 경우가 많다. 

현재 정치에서 지역구는 대개 남성 의원들이 기득권을 갖고 있다. 그 지역에 기반을 갖고 정치 활동을 하고 있지 않나. 정치 신인들이 비집고 들어가기가 어렵다. 여성 정치 신인의 경우 더 어려운 건 사실이다. 

-현재 정치권에서 여성 의원의 수는 남성 의원에 비해 현격히 적은데.
▲20대 국회에서 여성 의원의 비율은 비례대표 의원을 포함해 17.1%다. 지역구 의원으로만 보면 (여성 정치인의 수는) 약 10%정도 된다.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정한 대표성의 확보’이다. 현재 전체 인구에서 여성의 비율이 절반을 넘는데, (여성 의원이) 지역구에서 10%밖에 대표되지 못한다는 건 비정상적인 경우다.

-‘여성 의원 지역구 30% 공천’을 법제화하기 위한 다양한 법안이 발의됐지만, 현재 국회에서 계류 상태다. 이러한 정치 현장을 어떻게 바라보나.
▲국회에 여성 지역구 공천 의무화 관련 법안 여러 개가 발의돼 있다. (이 법안들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통과된 선거법 개정안에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관련 사항이 첨예한 논란이 됐고, 이것이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여성정치참여확대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법 개정이다. 여성들이 지역구 공천을 받고, 당선돼 의회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 민주당 내에서는 개선됐지만 현행 선거법 개정을 통한 제도 개선은 하지 못했다. 굉장히 아쉽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3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4선), 유은혜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재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5선) 등 당내 여성 중진 의원이 상당수 당에서 빠졌다. 
▲사실 여성 정치 역량으로는 엄청난 큰 손실이다. 굉장히 우려스럽다. 여성 정치인은 정치권에서 3선, 5선 중진 의원으로 자신의 위치를 만드는 것이 어렵다. 우리 당에서 여성 의원으로서 4선을 한 건 박영선 의원, 5선은 추미애 의원으로 각각 한 명이었다. 3선 여성 의원은 김현미 의원을 포함해 4명이다. 확실하게 공천 가능하고 당선 가능한 네 명이 불출마를 하게 돼 우리로서는 손실이 크다.

-여성 정치 신인 발굴을 위한 당 차원의 노력은.
▲당 차원에서 여성 정치 신인을 발굴을 위한 노력하고 있다. 특히 젊은 여성들, 청년이자 여성인 이들은 사실 우리가 가장 영입하고 싶은 대상이다. 예전에는 여성 비례대표 의원 발굴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지역구에서 뛸 수 있는 이들을 찾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비례대표 의석수를 10~12석 얻게 될 거라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여성에게 50%가 할당된다 하더라도 6명밖에 안 된다. 결국 여성 정치인을 지역구에 출마시켜야 한다. 능력 있는 여성들을 영입해 지역구에 출마할 수 있도록 당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 이번 공천의 방향은 ‘여성 청년’이다.

-쟁점 법안 통과 이후 ‘총선압승’ 건배사가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자신감이 넘치는 당 분위기인데, 21대 총선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선거 때가 되면 ‘총선 승리’, ‘총선 압승’은 입에 달고 있는 말이다. 크게 의미 부여할 건 없다. 이번에 패스트트랙(안건 신속처리제도)을 통과한 선거법 개정안은 민주당에게 불리하다. 그동안 국민들에게 일정 수준의 지지를 받았지만 원내 진입이 불가능했거나 차별을 받았던 군소 정당에게 이득이 간다. 거대 양당은 손해를 받는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압승할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통과된 선거법 자체가 어느 한 정당이 압승할 수 없는 구조다. 비례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 현재 우리 당이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 지지도를 봤을 때 ‘1당’이 되는 건 가능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지역 4선에 도전한다. 감회와 다짐이 남 다를 것 같은데.
▲내가 우리 지역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8년을 활동했다. 비례의원 시절도 포함하면 10년을 이 지역에서 보낸 거다. 주민들께 10년 동안 내가 지역에서 무엇을 했는지 종합 보고를 드리는 게 좋겠다 싶어 지난 11일 처음으로 규모 있게 의정보고회를 열었다. 

주민들께서 ‘열심히 일했다’, ‘지역에 많은 발전과 변화를 가져 왔다’고 인정해주셔서 감사하다.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우리 지역 주민들이 나를 믿고 두 번을 뽑아주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민들의 숙원사업과 내 공약 사항 가운데 아직 진척 안 된 것들이 있다. 이를 이번에 제대로 해 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국회의원에게 중요한 건 중앙정치다. 경제와 민생, 빈부 격차, 환경 문제 등이 국민들의 주요 관심사이자 해결해야 할 국정 현안이다. 특히 민생이 안정돼야 한다. 지역과 국정 모두 잘 해내야 한다. 

-여성 후배 정치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현재 여성들은 정치에 많은 관심과 각자 정치적인 식견, 주관을 갖고 있다. 다만 정치가 워낙 리스크를 지닌 영역이기 때문에 도전을 잘 하지 않는데, 결국 세상을 바꾸는 가장 큰 무기는 정치다.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여성들이 정치에 많은 관심을 갖고 도전했으면 좋겠다.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도전해서 실패하는 걸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 (정치를 하기 위해선) 지역 기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들이 지역에서 시민단체나 직능 단체 등의 조직 활동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꼭 권하고 싶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정치력을 높일 수 있다. 자신이 속한 현장에서 함께 문제를 찾아내고 그걸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게 중요하다. 매사에 적극적·조직적인 사고를 가져야 한다. 세상을 바꾸는 큰 무기는 정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말씀했듯 우리 사회를 바꾸는 기본 동력은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다. 

현재 정치권에 입문한 여성 정치인들은 준비된 여성이고, 어떻게 보면 선택된 여성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끊임없이 도전해서 후배들에게 좋은 역할 통로를 마련해 줘야 한다.

강민정 기자 km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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