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집행유예 2심 판결 이후
정·몽·구 회장 집행유예 2심 판결 이후
  • 정하성 
  • 입력 2007-09-12 13:22
  • 승인 2007.09.12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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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활성화에 최선을 다해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결국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회사경영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3월 불거진 비자금 문제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정 회장은 앞으로 해외경쟁력 약화 등 현대차그룹의 산적한 현안을 풀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또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을 투명경영·윤리경영의 모범기업으로 이끌어가야 한다”는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부담감도 생기게 됐다.



지난해 3월 검찰이 현대차를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촉발된 ‘현대 비자금 사태’. 이로 인해 재계서열 2위인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지난해 4월 전격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정 회장은 구속된 지 61일만에 병보석으로 풀려났으며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정 회장이 재판장에 서면서, 현대차 그룹은 고질적인 노사문제, 환율문제,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 등으로 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정 회장이 특유의 ‘강한 추진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회사는 표류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강한 추진력의 사나이

정 회장은 사실 총수로서 그간 현대차그룹의 눈부신 성장을 이끌어왔다. 서울 경복고와 한양대 공업경영학과를 나온 정 회장은 현대건설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현대자동차서비스(74년)와 현대정공(77년)을 잇따라 설립하면서, 최고경영자로서 자리를 일찌감치 잡았다.

그리고 98년말 현대차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그의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했다. 외환위기 직후 어려운 경영환경속에서도 현대차를 1년만에 흑자로 돌아서게 하는 등 성공을 거듭했다. 이 같은 성공에는 정 회장의 품질경영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그는 품질향상 전략으로 미국 등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 2005년 1월 <비즈니스위크>는 그를 자동차부문 최고 CEO로 선정했다. 당시 선정사유에서 “정몽구 회장의 리더십 아래 현대차는 세계 경쟁업체들을 제치고 업계 수위로 도약할 가능성을 보여
준다”고 했을 정도다.

이처럼, 거칠 것이 없었던 정 회장에게도 시련은 찾아왔다. 바로 지난해 ‘비자금사태’. 전형적인 내부거래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것이다. 이에 그간 쌓아왔던 그의 이미지도 크게 나빠졌다.

“1인 독재경영이 가져온 결과”, “총수의 명령에 철저하게 상명하복식 시스템이 비자금 사태를 불러일으켰다”는 등의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던 것이다.

여기에 정 회장의 부재는 현대차그룹의 경영에도 적신호가 됐다. 1인경영체제의 단점이 드러나면서 정 회장의 경영공백은 크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국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 회장의 경영 복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기 시작했다. 결국 사법부도 이번 판결을 통해 정 회장에게 사실상의 면죄부를 주게 됐다.


회사경영에 전념해야

그러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재판결과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재벌가 회장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의견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판결”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우선 자동차업계는 정 회장의 집행유예 선고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와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등 자동차업계는 “최근 자동차산업은 공급과잉 속에서 글로벌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등 극복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시점임을 감안할 때 이번 판결은 정몽구 회장이 회사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우리나라 자동차산업과 국가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한상의도 논평을 통해 “이번 판결은 정몽구 회장과 현대차그룹이 과거를 반성하고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본다”며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함으로써 국가발전에 기여하고, 국민들로부터도 존경받는 기업이 되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은 “재벌총수의 비리에 대해 다시 한번 면죄부를 줌으로써 재벌비리의 악순환을 끊어내지 못하고, 형평성을 잃은 판결을 통해 국민들에게 다시한번 사법정의에 대한 불신만 증폭시킨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이처럼, 재판결과에 대한 긍정과 비판여론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정 회장과 현대차그룹은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국가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함은 물론 투명한 기업 경영과 사회공헌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 정운찬, 지도자론 화제
“지도자는 게걸스럽지 않아야


대권 도전을 중도에서 포기했던 정운찬 전서울대 총장이 자신의 지도자론을 피력했다.

정 전총장은 SBS 라디오 ‘백지연의 SBS전망대’에 출연 “한국은 이제 시스템이 움직이는 국가가 됐기 때문에 앞으로는 나라의 품격을 높일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며 “졸부적 느낌을 주지 않는 나라가 되려면 지도자부터 노력해야 한다”고 일침을 날렸다.

그는 이어 “국가 지도자는 큰 그림을 그리고 남들이 따라오도록 유도해 사회통합을 이뤘으면 좋겠다”면서 “지도자는 기본 상식을 갖추고 남에 대한 배려를 알 줄 알고 게걸스럽지 않은 사람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전총장은 또 지도자의 자질과 관련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언어인데 말을 삼가고 말을 점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과 특정 대선주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그는 대선 불출마 선언에 대해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며 “한나라당은 너무 보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범여로 불리는 것도 싫었다”고 말했다.

정하성  haha70@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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