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 기아자동차로 시작해 삼성자동차, 그리고 혼다자동차까지 3개 회사를 두루 거치며 모든 회사에서 판매왕을 차지한 신화 같은 사람. 남들은 한 번하기도 힘들다는 판매왕을 20년 영업사원 생활 중 10년에 거쳐 차지한 혼다자동차 판매왕 정영근 부장. 그를 만나 하기도 어렵고 유지하기는 더 힘들다는 판매왕 자리에 오르기까지 숨은 노력을 들어보았다.
“해남 땅 끝 마을에서도 배를 타고 들어 가야 하는 섬 완도에서 차를 한번 보고 시승하고 싶다는 전화가 왔어요. 배에 차를 싣고 그 곳까지 찾아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와 상의해야 한다기에 쫓아가 기어코 계약서를 받아내고 말았습니다.”
결국 손님이 그의 이런 집념과 서비스에 감동해 최고급 세단인 레전드를 샀고 소개까지 시켜줬다며 완도에서도 자신이 판매한 두 대의 차가 다니고 있다며 흐뭇해했다.
고객이 부르면 어디든 간다
고객이 필요하다면 완도나 대전이나 부산, 목포도 아무런 상관하지 않고 찾아간다는 것.
“대전의 한 고객이 SUV 종류의 차를 타고 싶다는 연락이 와서 갔습니다. 그런데 시승만하더니 다시 어코드를 타보겠다는 거예요. 두 번째로 찾아간 대전 유성에서 전주까지 고속도로 시승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좀 더 생각해보겠다는 거예요. 화가 나기도 했지만 한 달간 꾸준히 연락해 기어코 계약으로 성사시켰습니다.”
처음에는 고객에게 화가 나기도 했지만 소개를 많이 시켜주겠다는 그의 장담대로 현재 의사들을 위주로 10대 이상 소개시켜준 최대 고객이 됐다. 또한 그 고객은 CRV 한 대를 더 샀다.
그는 처음부터 소위 잘나가는 판매왕이 아니었다.
“처음 기아자동차에 입사해 수습 2개월 동안 한 대도 팔지 못하는 낙오자였습니다. 한 달 동안 실적이 나오지 않으면 그만둬야하는데 기적처럼 전화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발품 팔고 다닌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거죠. 그때가 아니었으면 아마 지금 자리에 오지 못했을 겁니다.”
그가 처음으로 세일즈와 인연을 갖게 된 것은 책 판매를 하면서부터이다.
“저는 텔레마케팅을 중요시 여기는 편입니다. 군대 제대하고 책 세일즈를 했습니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팔러 다닐 때 영업의 기본을 배웠습니다. 특히 모
르는 사람을 대하는 방법, 텔레마케팅의 중요성을 알게 됐습니다.”
무엇보다도 이처럼 판매왕의 성공은 일에 대한 열정으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왕도가 없습니다. 노력해야 합니다. 고객과의 만남을 중요시 여기고 약속은 반드시 지키면서 신뢰감을 주는 것이죠. 1000명의 고객을 꾸준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중 100명은 자주 연락하고 통화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제가 슬럼프 없이 잘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후배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단순하다.
“저는 휴일이 없습니다. 일요일, 휴가를 포기하고 산 지 오래됐습니다. 특별히 놀러가지 않는 한 항상 사무실에 출근합니다. 365일이 대기조인 셈이죠. 그만큼 일에 미쳐 살고 있습니다. 또한 노력한 만큼 대가가 돌아옵니다. 헝그리 정신을 갖고 열정을 가지고 일해야 합니다.”
그에게 또 다른 힘이 되고 있는 것은 가족이다.
“큰 아들이 골프 세미프로 정준섭입니다. 중학교 때 우연히 연습장을 쫓아와 골프채를 잡았는데 얼마 전 중·고 골프 대회에 참가해 7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제는 큰 무대로 나가야죠. 돈 벌어서 아들 뒷바라지에 다 들어갑니다.”
큰 아들 골프 세미프로로 활약
행복한 웃음을 짓는 평범한 가장인 판매왕. 그에게는 또 다른 꿈이 있다.
“저에게는 은퇴가 없습니다. 건강이 주어지고 고객들이 저를 찾는 한 계속해서 일할 생각입니다. 50대, 60대가 되더라도 후배양성에 힘쓰고 싶습니다.”
국내 어디라도 고객이 부르면 달려간다는 박 부장. 그의 성공질주에는 어떠한 장애나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그는 쉬지 않는 원동기처럼 전국방방곡곡을 언제나 질주중이다.
백은영 about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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