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실력으로 세계 여자탁구 최강자로 명성을 드높였던 ‘왕년의 탁구여왕’ 현정화 코치(38)가 KRA(전 한국마사회)의 신임 감독에 올랐다.
KRA는 지난 7월26일 지금까지 팀을 이끌어온 이대섭 감독(60)이 정년퇴임하며 공석이 된 사령탑으로 96년 팀 창단이후 근 11년째 선수단과 함께 해온 현정화 코치를 승격시켰다고 공식 발표했다.
여성 선수 출신이 탁구 실업팀 감독에 오른 것은 과거 현대백화점을 이끈 이에리사 태릉선수촌장에 이은 한국 체육계 두 번째 사례다.
88 서울올림픽에 출전한 현 감독은 양영자와 함께 호흡을 맞춰 여자 복식 정상에 오른데 이어 89년에는 독일 도르트문트서 열린 세계 탁구선수권에 나서 유남규 남자대표팀 감독과 남녀 혼합복식 우승을 차지하며 스타 탄생을 알렸다.
또한 단식 부문에서도 ‘여왕’의 칭호는 빠지지 않았다. 현 감독은 93년 예테보리 세계 탁구선수권 대회에서 여자단식 정상을 밟아 명실상부 세계 최고임을 입증해냈다.
현 감독은 지도자로서도 자신의 재능을 톡톡히 발휘했다. ‘스타 선수 출신은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스포츠계의 속설을 비웃기라도 하듯, 현 감독은 여자대표팀 코치를 맡던 02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이은실-석은미조를 복식 금메달로 이끌었고, 04 아테네올림픽에선 김경아를 단식종목 동메달로 리드한데 이어 이은실-석은미조가 복식 은메달을 수확하도록 하는 등 자신의 지도력을 확실히 입증했다.
대한탁구협회가 현 코치의 이러한 공로를 인정, 05년 여자대표팀 지휘봉을 넘긴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화려한 선수경력과 지도자 생활을 두루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아가고 있는 현 감독은 자신을 감독으로 승격시켰다는 이번 KRA의 결정에 대해 “정말 감사하다. 책임감을 느낀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해 팀 선수들이 세계적인 스타로 부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대표팀을 이끄는데도 조금의 소흘함없이 만전을 기해 내년 북경올림픽에서 원하는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다부진 뜻을 전했다.
남장현 ypshike3@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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