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씨름판’ 김영현도 K-1 진출
‘무너진 씨름판’ 김영현도 K-1 진출
  • 남장현 
  • 입력 2007-07-19 17:41
  • 승인 2007.07.19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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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장사 출신으로 모래판에서 명성을 떨친 ‘골리앗’ 김영현(31·태웅회관)이 이종격투기 K-1 진출을 확정지었다.

김영현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양명규 FEG 이사는 “K-1과의 계약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며 “이번 주까지 세부 조건을 조율하고, 계약을 완료한 뒤 공식 발표를 하겠다”고 말했다.

또 K-1 관계자도 “김영현의 격투기 진출이 확정됐다. 팬들은 곧 좋은 소식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들뜬 표정을 지었다.

2000년대를 전후해 모래판에서 명성을 떨친 김영현은 신장 217cm, 147kg의 엄청난 덩치를 자랑하는 거구. 지난 95년 LG 투자증권에 입단한 뒤 무려 35차례나 각종 대회를 휩쓸어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그러나 시련은 곧 찾아왔다.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 03년 4억6000만원의 거금을 받고 입단한 프로팀 신창건설이 씨름계의 분열과 내분속에 05년 갑작스레 팀 해체를 선언한 것.

연쇄적인 팀 해체에 선수들은 모래판을 등져야 했고, 김영현도 여기에 합류할 수밖에 없었다. 최홍만(27)과 이태현(31)도 그와 거의 같은 시기에 씨름을 그만두고 각각 K-1과 프라이드 무대에 진출했다.

김영현의 격투기 진출이 이들보다 늦은 것은 모래판에 대한 애착이 큰 탓이었다. 글러브와 링보다는 샅바와 모래가 더 좋았다. 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갈 곳이 없었고, 결국 3월부터 K-1 진출을 목표로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격투기에 걸맞는 몸을 만들기 위해 김영현이 예상한 시간은 최소 6개월. 격투기 고수가 되기 위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서울 신림동 태웅회관(관장 공선택)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그를 집중 지도하고 있는 공 관장은 “힘든 훈련을 잘 소화하고 있다. 7월까지 컨디션을 80%까지 끌어올린 뒤 점차 완성도를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K-1이 김영현에게 제시한 조건은 얼마나 될까. 구체적인 액수나 옵션 등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05년 K-1에 나선 최홍만이 받았던 조건(2년-약 10억원)과 거의 동일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후 재계약 여부는 순전히 신인 시절 활약도에 달려있다. 최홍만처럼 연간 100억원대의 ‘잭팟’이냐, 아니면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쪽박’이냐가 향후 2년내 가려지는 셈이다.

한편 김영현은 오는 9월 서울에서 열릴 K-1 대회를 통해 공식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남장현  yoshike3@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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