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6년 연속 판매왕 최진성 차장
웨이터를 연상시키는 빨간 나비넥타이에 최고 명품 롤렉스 시계, 언발란스…그를 처음 만났을 때 이런 단어가 불쑥 생각이 났다.
특이함을 무기로 그는 남들과 달라도 한참 다른 느낌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6년 연속 판매왕인 최진성(45) 차장이다. 자신을 ‘자동차업계 최진실’이라고 소개하는 다소 엉뚱하고 괴짜스러운 우리나라 최고의 자동차 영업 판매왕을 만나 파란만장한 인생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는 명함대신 한 장의 전단지를 테이블 위로 건넸다. ‘영업대통령’이라고 쓰여진 글귀 밑으로 화려한 그의 경력과 방송출연이 나열되어 있었다.
2001년부터 지난해 2006년까지 6년 연속 판매왕, 상반기가 미처 지나지 않은 지금도 130여대의 자동차를 판매해 2007년 판매왕도 예약해놓았다. 방송출연경력도 화려하다. 2001년 KBS VJ특공대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MBC, SBS, EBS까지 17편의 방송에 출연했다.
한 달 20회 강연, TV 출연 단골, 2억 연봉 씀씀이도 만만찮아
“이번에도 MBC 생활의 달인 프로그램 출연 요청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정이 너무 바빠서 출연요청을 정중히 사양했어요.”
그의 말이 실감이 났다. 그를 만나기까지 3일이라는 날을 기다렸으며 인터뷰가 있던 날도 지방 강의에 다녀온 그를 겨우 만날 수 있었다.
“국정원, 기업체, 택배회사까지 저에게 강연을 요청하는 곳이 많습니다. 천안, 대구 등 전국각지에서 평균 한 달 20여회 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동차 판매왕이기 전에 자신의 인생 설계에서 성공한 인생 CEO로서의 길을 부각하며 확실히 걷는 것.
“비결요? 사람들에게 말하면 실망합니다. 그저 근면, 성실, 부지런함입니다. 남들과 다른 외모를 가지고 있거나 특별한 아이디어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처음 차세일즈에 뛰어 들었을 때는 대형할인매장에서 끌고 다니는 카트를 몰래 가져와 전단지와 명함을 싣고 다녔다는 것. 명함과 전단지를 돌리기 위해서 가방을 메고 다녔으나 너무 무거웠고 끈이 쉽게 끊어지거나 떨어져서 생각해낸 고육지책(苦肉之策)이었다. 그 이후 자전거, 오토바이 현재는 자동차를 타고 다닌다고 했다. 매일 새벽 일어나 남대문, 동대문 시장에서 전단지를 돌리기 위해 다니는 것은 기본이었다는 것.
“지금 생각해도 재미있어요. 관공서 특히 경찰서를 들어갈 때 전경이 어디에 왔는지 왜 왔는지 물어 볼 때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마치 그곳에 근무하는 공무원인 것처럼 ‘똑바로 근무하지 못하냐’고 호통을 치고 들어갔습니다.”
그런 그에게도 시련의 세월은 있었다. 대학 졸업이후 계란 장사를 했으며 동업으로 했던 속셈학원도 하다가 모두 여의치 않아 낙심에 빠져 있었던 것.
“저는 생각도 없었는데 주변에서 모두 자동차 세일즈가 딱 이라며 권했습니다. 실은 처음 세일즈를 시작했을 때 3개월에 한 대를 팔정도로 인정받지 못한 직원이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때려치울까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서서히 고객들의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나 현재의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것.
“일 년에 경조사 150~200건 정도 참석합니다. 가게 개업식, 돌, 결혼식 등 특히 결혼식 사회는 제가 스스로 자청해서 해드립니다.”
한번 맺은 고객들과의 인연을 소중히 생각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었다. 얼마 전에는 고객인 성형외과 의사에게 자신의 다른 고객을 소개시켜줬다는 것.
“저의 인맥으로 해 줄 수 있는 것은 저의 고객들끼리 또 다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요즘 이것에서 다른 보람을 찾고 있습니다.”
수시로 그와 인터뷰 도중 10분에 한번 꼴로 전화벨이 울렸으며 그때마다 “안녕하세요? 영업대통령 최진실입니다.”라고 씩씩하게 받았다.
이런 자신의 독특한 컨셉트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특히 회사내부에서는 이제 차장도 됐으니 웨이터 같은 빨간 나비넥타이는 그만 떼고 다니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직원들도 가끔 창피하다는 반
응을 보입니다. 하지만 저는 웨이터처럼 고객들에게 봉사하는 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나비넥타이는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는 당당하다 못해 용감해 보였다.
세일즈 입문 11년만에 내집 마련, 부인에 감사
“집에서는 불만이 많습니다. 항상 바쁜 일과 때문에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 입니다. 하지만 프로이고 싶습니다. 집에서 나오는 순간 운동선수라고 생각합니다. 한게임 한게임 최선을 다하며 일분일초라고 방심하면 결과를 예상할 수 없는 사람이 됩니다. 자식, 아내 생각 등 집안일들은 모두 접고 집중하기 위해서입니다.”
2억원에 가까운 연봉이지만 지출도 만만치 않아 세일즈맨이 된 11년차에 32평짜리 아파트를 구입했다며 밝게 웃는 그가 마침 세일즈 성공비결에 한 가지 빼 먹은 것이 있다고 귀띔했다.
“긍정은 사물에 있습니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집니다. 사람들은 제가 성공했기에 밝게 웃는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웃기 때문에 성공한 세일즈맨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밝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비결이 아닐까요?”
지금까지 2천여대의 자동차 판매실적을 올린 최 차장. 그는 2천여명의 고객들에게 긍정의 힘을 답례로 보낸 준 것처럼 밝은 미소를 지었다.
‘긍정의 힘은 성공의 밑천’이라는 최고 자동차 세일즈맨의 다소 소박한 지론이 계속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 된다.
백은영 aboutp@dali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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