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20세기 삽질논쟁으론 안된다”
“한나라당 20세기 삽질논쟁으론 안된다”
  • 김현 
  • 입력 2007-06-14 15:45
  • 승인 2007.06.14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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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평포럼 상임집행위원장 안·희·정

노무현 대통령의 복심인 안희정 참여정부평가포럼 상임집행위원장은 최근 정치권에서 불거지고 있는 DJ(김대중 전대통령)와 노 대통령간의 연대설에 대해 “두 전현직 대통령이 연대하면 뭔가 이룰 것으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도 “그 두 분이 연대를 한 것은 이번만 한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했다. 안 위원장의 이 발언은 ‘한나라당과 반한나라당 전선구도로 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어서 주목된다. 결국 안 위원장은 은연중에 ‘DJ-노대통령’의 연대를 긍정하면서 범여권의 구도와 관련, “후보들 간의 연대나 연합전선이 빠를 수도 있다”며 “정당의 틀 안에서 반한나라당 후보단일화, 즉 후보들끼리 정리가 되는 판구조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지난 5일 <일요서울>은 주간지 최초로 노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참평포럼 상임집행위원장과의 인터뷰를 가졌다.



안희정 위원장은 이날 2007년 범여권의 대선정국과 관련, 정당의 틀 안에서 단일무대로 치러나가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임을 설명했다. 이는 DJ가 주장하는 범여권의 대선 틀과도 그 맥을 같이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그는 ‘손학규 전경기지사가 범여권의 후보가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여권에서 손 전지사와 같이 일해 본 적이 없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또한 18대 총선에 출마할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이날 그는 ‘참평포럼이 대선조직을 위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참여정부가)4년 반 내내 두들겨 맞았다. 동의할 수 없다”며 “이를 인정하고 나서는 무슨 낯으로 정치를 할 것인가. 정치를 생각하는 사람 입장에선 다음(18대 국회에서)에 마이크 들고 얘기할 수 없다”라며 참여정부의 ‘실패론’을 따져보겠다는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지난 봄, 대북 밀사접촉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지난해 여름 이후 대북 쌀 지원이 중단되고, 북핵 실험까지 벌어지는 마당이었다”며 “그 때 북측인사가 은밀히 얘기하고 싶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그러나 별 내용이 없어서 접은 것이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또 ‘노 대통령과 자주 만나느냐’는 질문에 “지난 2일 참평포럼 강연회 때에 뵙고, 3월에 봤다”며 “노대통령과 휴일 날 빈 시간에 간혹 밥을 같이 먹기도 했다”고 답변했다.

약 70여분간 진행된 이날 인터뷰는 말 그대로 껄끄러운 질문과 대답이 오고갈 정도여서 냉랭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다음은 안희정 참평포럼 상임집행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참여정부 들어 야인생활만 했는데 후회는 없나.
▲배역이 악역도 있고, 좋은 역도 있고, 음지도 있고, 양지도 있는 것이다. 운명이라고 받아들인다. 참여정부 동안 공직에 나가지 말아야하는 배역을 맡은 것 뿐이다.

- 그래도 정치적인 구상은 있지 않았나.
▲ 박지성 선수가 매일 베스트 11으로 뛰었던 것은 아니다. (앞으로)일 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다.

- 그렇다면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말인가.
▲ 앞으로 길게 봐야 한다.

- 총선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 총선이 당장 급한 고민은 아니다. 참여정부가 실패했다는 주장을 그대로 인정해서는 안 되는 것이 먼저 해야 할 일이다.

- 노 대통령이 참평포럼 강연회 때 ‘한나라당이 집권을 하면 끔찍하다’고 말했다. 왜 그런 발언을 했나.
▲ 한나라당의 지금의 지지율은 반사이익에 불과하다.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국민들이)지지하는 것이 아니다. ‘이 정부가 나라를 망가뜨렸다’라는 생각 때문에 반사이익을 얻은 것이다.

- 열린우리당엔 대선후보로 우뚝 선 사람이 없다. 정권의 책임이라고 본다. 한나라당 후보들은 한참 앞서가고 있는데 책임감은 없나.
▲ ‘네탓이냐 내탓이냐’하는 문제는 아니다. 열린우리당의 내부적 점검을 잘 따져봐야 하지만 그 문제를 ‘대통령 책임이 아니냐’라고 보는 것은 좀 그렇다.

- 대통령은 여권이라는 당을 운영해야 하는 책임이 있지 않나. 다음 대선 후보군 정도는 대통령 임기 시절에 만들어져야한다고 본다. 그 작업이 미흡하다고 보는데.
▲ 질문하시는 관점을 보면, 많은 분들이 그런 관점과 우려를 갖고 있다고 본다. DJ가 97년에 집권하고 나서, 98년~99년도 때 ‘지도자는 스스로 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것은 다음 지도자들의 몫이다. 누가 누구를 키운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

- 노 대통령이 크는 토양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
▲ 스스로 크는 것이다. 대통령이 키울 수 없을 것으로 본다.

- 노 대통령은 정동영, 김근태 전의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 김근태 정동영 전의장이 비판을 받았던 것 중 하나는 당이 어려운데 당을 깨자고 하는 것 때문이었다. 전당대회 합의를 통해 대통합신당으로 당 지도부가 논의를 몰아가고 있는데 개별적으로 당을 깨니, 탈당하니 하고 말해서 정치를 그렇게 하지 말라고 훈수를 둔 것이다.

- 손학규 전경기지사는 범여권 후보가 될 수 있나.
▲ ‘범여권 후보’라는 단어는 지난 대통령선거 때 우리를 찍었거나 우리와 정당을 함께 한 사람을 말한다. 반한나라당 후보라면 맞다. 난 여권에서 그 사람과 같이 일해 본적이 없다.

- 손 전지사를 영입하는 부분에 대해선 반대하는 것인가.
▲ 그것은 당에서 결정할 문제다.

- 한나라당이 집권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가.
▲ 질문의 관점이 참 애매하다. 한나라당이 집권하는 것보다도 그동안 민주화세력이 대한민국에 더욱 유익할 것이라고 본다. 한나라당의 리더십으론 대한민국을 못 끌고 간다고 본다. 우리 것이 더 낫다고 본다.

- 우리 것이 낫다고 본다면 상품이 필요하지 않나.
▲ 이 시련과 위기가 또 다른 대안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본다.

- (후보 내는 기간이)너무 오래 지체되는 것 아닌가.
▲ 한나라당 목장에서 벌어지는 결투보다도 우리당의 목장에서 벌어지는 결투가 더욱 국민들에게 큰 흥미와 관심을 끌 것으로 본다. 한나라당의 20세기 식 삽질논쟁 가지고는 안 된다.

- DJ와 노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궁금하다. 연대할 것이란 말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어떻게 보나.
▲ ‘두 전현직 대통령이 합의해 뭔가 이룰 것이다’라고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 이 판을 잘 정리해서 잘 싸워보자고 말한 것이다.

- 대선구도가 한나라당과 반한나라당 전선 아니냐. DJ와 노 대통령이 그래서 연대할 것이란 말이 나오는 것 아닌가.
▲ 연대한다면 두 분이 콜사인을 보내서 누구 한명을 밀어 빨리 (대선후보를) 결정하는 것인데 그런 것은 아니다. 경선규칙도 국민경선이다. 그 두 분이 연대를 한 것은 이번만 한 것이 아니다.

- 참평포럼이 대선조직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있다.
▲ (참여정부가)4년 반 내내 두들겨 맞았다. 망가뜨려먹고 실패했다고 인정하면 무슨 낯으로 정치를 할 것이냐. 실패론을 따져보자는 데서 나온 것이 참평포럼이다. 민주화 세력의 무능과 정책 비판에 대해 반론하기 위해 만들었다. 당장 정치를, 미래를 생각하는 제 입장에서는 다음에 마이크 들고 얘기할 수 없다.

- 참평포럼은 순수한 포럼인가 아니면 정치성이 가미된 포럼인가.
▲ 우리가 다룬 주제가 다 정치산물이다.

- 대선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조직은 맞지 않나.
▲ 그렇지 않다. 특정한 후보론에 대해서도 말 안할 것이다. 참평포럼은 영원할 수 있는 단체는 아니다.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실패론과 여기에 우리당의 지도부가 맥없이 무너진 상태, 이 위기상황에서 만들어진 것이 참평포럼이다.

- 이명박 후보를 민다는 말이 나돌았다. 이명박 후보를 만났나.
▲ 지난해 기사가 나왔지만 사실 확인이 안 된 오보다. 만난 적도 없다.

- 개인적으로 이명박 후보를 어찌 보나.
▲ 평가할 만한 자료가 없다.

- 박근혜 후보에 대해선.
▲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선 참평포럼 상임집행위원장 입장에서 한 정치인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만 박근혜 대표가 감세 얘기를 하고, 참여정부가 비대한 정부를 만들었다고 비난한다. 그것은 사실관계에도 맞지 않는다.

- 노 대통령과는 언제 만났나.
▲ 참평포럼 강연회 때 뵈었다. 3월에도 봤다.

- 청와대 관저에서 만났나.
▲ 대통령이 휴일 날 약속이 없으시거나 빈 시간이 있으면 간혹 밥을 같이 먹기도 했다.

- 범여권의 대선후보 자격조건은 무엇인가.
▲ 정권교체에 참여했던 지지 세력들이 무엇을 해야한다는 것을 잘 말하는 사람이 후보가 되어야한다. 한나라당과 싸워야한다는 것이다.

- 너무 광범위한 자격조건 아닌가.
▲ 시대적 대의에 포함된다면 다 된다. 정동영, 김근태 전의장도 다 된다. 게임을 같이 임하면 게임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마음이다.

- 향후 범여권의 흐름에 관해서는 어떻게 보나.
▲ 후보들의 연대와 연합 전선이 좀 더 빠를 수도 있다. 정당을 세우는 일은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반 한나라당후보 단일화, 즉 후보들끼리 정리가 되는 판구조가 될 것이다. 빨리 추진해야한다.

- 참여정부 들어 호남 출신을 홀대하지 않았나.
▲ 특정지역의 소외론을 얘기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보면 충청도가 홀대론이 더 세다. 현실적으로 이 정부 들어서 검찰, 금감위, 교육, 권력기관 자리만을 보더라도 호남 인사 분들이 절대 다수였다.

김현  rogos0119@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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