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릿빛 피부, 행복한 웃음을 지닌 해양생산부의 이희영 기장(58)과 해양생산기술지원부의 홍준기씨(33)는 세상에 둘도 없는 단짝이다.
이들에게 25년이라는 나이 차이는 우정을 쌓아 가는데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회사에서는 업무가 선ㆍ후 공정으로 연결돼 늘 함께 하고 퇴근 후에는 같이 운동을 하며 땀 흘리다보니 잠자는 시간 빼고는 늘 붙어 다니는 셈.
둘의 만남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92년 홍준기씨가 회사에 입사할 때 이 기장은 전국기능경기대회 배관부문 은메달리스트였던 홍 사우를 눈여겨 보았다. 아나운서가 꿈이었던 이 기장은 부서 행사가 있을 때마다 MC를 맡아 분위기를 돋우는 홍 씨를 보면서 자신의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 이룬 듯했다고.
평소 운동을 좋아했던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 축구와 족구를 함께 했고 나란히 해양사업부 대표로도 활약하면서 본격적으로 친해졌다. 이후 적은 인원으로도 간
단히 즐길 수 있는 운동을 찾던 이들은 함께 해양테니스클럽을 찾았다.
96년 입문 이후부터 1주일에 적어도 두세 번은 꼭 테니스를 한다는 이들은 “함께 테니스를 배운 후 인생이 바뀐 것 같다. 가만히 있어도 즐거운 생각뿐”이라며 주위 사우들에게도 테니스 입문을 적극 권하고 있다. 일과 취미로 우정을 나눈 지 어느덧 15년.
이제 눈빛만 봐도 호흡이 척척 맞는다는 이들은 작년 고수들이 많기로 소문난 ‘제 4회 C1배 울산 마스터즈 테니스대회’에서 전국대회 우승자, 테니스 코치 등 내로라 하는 실력자들을 꺾고 남자복식 준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상금을 가지고 클럽 사람들과 마신 막걸리 맛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이 기장은 홍 씨에게 “나이로 봐서는 아들 뻘이지만, 둘도 없는 친구이자 가장 믿음직한 동료”라며 어깨를 감싸안았고, 홍 사우 또한 “이 기장님을 아버지처럼 형
님처럼 따르며 일과 운동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있다”며 세상에서 가장 좋은 분이라고 자랑했다.
올해가 정년인 이 기장은“지난해가 정년이었는데 회사가 정년을 1년 더 연장시켜준 덕분에 멋진 파트너와 1년을 더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퇴직 후에도 홍준기 씨와의 우정은 변함없을 것이다.
<현대중공업 사보>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