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공식 홈페이지는 지난 5월14일(한국시간) 김병현의 전 소속팀 콜로라도 로키스가 호르헤 훌리오와 맞교환하는 조건으로 플로리다 말린스로 이적시켰다고 발표했다. 빅리그 선발 복귀를 희망하며 에이전트까지 스캇 보라스로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던 김병현은 이로써 지난 애리조나(99년), 보스턴(03년), 콜로라도(05년)에 이어 4번째 유니폼을 입게 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플로리다에서의 남은 시즌 활약. 플로리다는 김병현을 영입할 때 선발과 구원투수 모두를 고루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특히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플로리다의 단장 보좌역 마이클 힐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김병현은 다용도 활약이 가능한 능력있는 투수”라고 극찬하며 “애리조나 시절부터 눈여겨보고 있었고, 결국 이번에 그를 트레이드하며 그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큰 기대감을 표출했다.
프레디 곤잘레스 플로리다 감독도 기쁨을 드러냈다. 그는 “김병현의 보직은 몸상태와 상황을 보면서 차차 결정할 것”이라면서 “릭 크래니츠 투수코치 등 코칭스태프와 회의를 거쳐 최적의 포지션을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는 김병현의 선발 복귀로 모아지고 있다. 플로리다의 주전 소방수 헨리 오웬스가 최근 어깨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으나 MRI촬영 결과 심각한 부상이 아니기 때문에 약 2~3주 정도면 팀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반면 플로리다의 선발 투수진은 주력이 2명이나 빠졌다. 부상자 명단에 이미 올라있는 조시 잭슨뿐 아니라 리키 놀래스코가 팔꿈치 부상으로 예전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곤잘레스 감독을 애타게 하고 있다. 김병현의 선발진 복귀가 예상되는 이유다.
현지 전문가들은 김병현의 선발 복귀가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일단 한두 경기 마무리 투수로 나선 뒤 몸을 풀고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콜로라도에서 올시즌 초반 10경기에 나서 1승2패를 기록했던 김병현은 방어율 10.50의 최악의 성적표를 남겼으나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 지금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찬호의 신세는 처량하기만 하다. 소속팀 뉴욕 메츠에서 방출 수모를 당하면서도 자존심을 굽힌 채 마이너리그 트리플A 뉴올리언스 제퍼스로 내려간 박찬호는 여기서도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마이너리그 5경기에 선발 등판했던 박찬호는 3승2패를 기록했고, 방어율은 6.67에 머물고 있다. 구속도 140km/h대로 현저히 떨어진데다 구위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최악의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박찬호의 경쟁자 호르헤 소사가 빅리그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출전, 3자책점 이하)’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 현지 언론으로부터 ‘먹튀’란 불명예스런 닉네임을 얻어도 할 말이 없다.
다시 찾아온 영광에 감격스런 김병현과 멀어져간 희망에 눈물을 흘리는 박찬호의 다른 행보. 운명의 여신은 이번 시즌이 끝난 뒤 누구에게 미소를 보낼까.
남장현 ypshike3@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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