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포츠계에 불운한 두 가지 소식이 연이어 전해졌던 지난 한 주였다.
‘피겨 요정’ 김연아(17, 군포 수리고)는 복잡한 매니지먼트 법정 분쟁에 휘말렸고,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중인 ‘산소탱크’ 박지성(26)은 장기 부상으로 사실상 이번 시즌을 접게 됐다.
국내 스포츠 사상 최초로 나온 세계적 피겨 스타 김연아의 사연이 안타깝다. 국내 스포츠마케팅 업체 IB 스포츠는 지난 4월25일 김연아와 향후 3년간 광고와 협찬, 라이선싱, 방송 출연, 연설, 이벤트 및 대회 참가와 출판, 영화, 인터넷 콘텐츠까지 모든 사업적인 영역에 있어서 독점적인 권리를 행사하는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IB 스포츠 고위 관계자는 “김연아가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걸맞는 대우를 받지 못했다”면서 “경쟁자 아사다 마오(일본)가 연간 40억원에 이르는 광고 모델료와 스폰서 수입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김연아와 계약을 맺게 됐다”고 이번 매니지먼트 계약 성사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IB스포츠의 발표 직후, 그간 김연아의 매니지먼트 및 에이전트 업무를 맡고 있던 IMG 코리아는 김연아측의 일방적 계약 해지 통보에 대해 서운한 마음을 드러내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IMG 코리아는 “김연아측이 사전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기 때문에 법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오는 2010년까지 계약이 되어있음에도 불구, 뚜렷한 정황증거도 없이 갑자기 해지를 통보한 게 적법한지 여부를 가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IB 스포츠가 김연아와 관련해 에이전트 및 매니지먼트 권리를 행사할 경우 거액의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고 덧붙여 첨예한 대립을 예고했다.
한편 박지성의 소식도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지난 4월27일, 무릎 인대 부상중인 박지성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결국 수술을 받게됐다는 내용과 함께 재활 기간이 1년 가량 소요될지도 모른다는 갑작스런 보도가 터져나왔다.
자신이 골을 기록한 3월31일 블랙번 로버스와의 리그 경기에서 오른쪽 무릎 인대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은 박지성은 당초 예상된 3주가 지나도록 부위가 낫지 않자 구단측 권유로 정밀 진단 및 수술을 위해 세계적 권위의 인대 수술 전문가 리처드 스테드만 박사가 있는 미국행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성의 부친 박성종씨도 최근 극비리에 출국했으며 개인 에이전시 JS리미티드도 정확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식 발표를 미루고 있어 초조함을 더해주고 있다.
이날 상당수 영국 언론들은 ‘박지성을 올시즌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면서 ‘최악의 경우, 1년 가량 출전할 수 없다’는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고, 오는 7월 예정된 맨유의 FC서울과의 친선 경기 협의를 위해 방한한 데이비드 길 사장은 같은 날 서울 신라호텔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1년 재활을 전한 현지 보도는 과장된 최악의 시나리오”라면서도 “정확한 진료와 치료를 위해 미국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혀 현재 박지성의 근황을 설명했다.
얼마전 무릎 부상과 수술로 이번 시즌을 종료한 이영표(30·토튼햄)에 이은 한국 축구계 최악의 소식. 이로써 47년만의 우승을 목표로 07 아시안컵을 준비하고 있는 핌 베어벡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축구협회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한창 승승장구하며 스포츠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다 한순간에 갑작스런 시련을 맞이하게 된 두 남녀 스타가 어떻게 이번 난관을 극복해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남장현 ypshike3@dailysun.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