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에만 올인하면 낭패” - 이회창 한나라당 전총재인터뷰
“경선에만 올인하면 낭패” - 이회창 한나라당 전총재인터뷰
  • 김현 
  • 입력 2007-08-09 16:28
  • 승인 2007.08.09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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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선후보경선에 열중…검찰 끌어들이는 경선 처음 봐”
“2002년 대선 때 3대 의혹 사건 여권의 온갖 비방과 모략이었다”


이회창 전한나라당 총재가 최근 대선정국과 관련, 걱정스런 심경을 드러냈다. 이 전총재는 지난 8월 1일 <일요서울>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2002년 대선 당시 3대 의혹사건은 여권 쪽에서 온갖 비방과 모략 등을 했던 경우였다”며 “만일 이번 대선에서도 공정하지 못하고 편파적으로 다시 국민을 현혹시킨다면 좌파시대 종식은 없을 것이고, 정권탈환은 실패하고 말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전총재는 또한 “한나라당 후보들이 분명한 정체성을 제시하지 못하면 왜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아야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라며 “대한민국의 이념과 정체성을 지키고, 새로운 정부를 반드시 탄생시켜야한다”라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기자가 이 전총재와 만난 이날은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대한민국 방송지킴이 창립총회’가 개최됐던 날이기도 했다.

이날 이 전총재는 2002년 대선 당시 후보로서 겪었던 상황을 현재의 대선정국과 비교하며 “이번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너무 지나치게 열중하고 있는 것 같다”며 “검찰까지 끌어들이는 경선은 처음 봤다”라고 말했다. 이 전총재의 이같은 발언에는 지난 2002년 대선당시 검찰의 대선개입과 같은 상황이 이번 대선 때도 또다시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전총재는 2002년 당시 ‘3대 비리의혹사건’에 시달렸다. 이 전총재와 관련, 일명 ‘김대업의 병풍사건’, ‘부인 한인옥씨의 기양건설 10억 수수설’, 설훈 전의원이 제기한 ‘미화 10만 달러 수수의혹 사건’ 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이들 사건은 2002년 대선이 끝난 뒤 모두 무혐의 판결이 내려졌다는 점에서 이번 대선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 전총재는 이날 “한나라당이 걱정스럽다”고도 했다. 그는 “당내 경선만 잘 되면 본선은 문제없다고 생각해 경선에 올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총재는 “당시 12차례 합동연설을 했지만 야유나 폭언 등은 한 건도 없었던 것을 기억한다”며 “분열과 갈등보다는 통합하고 국민의 마음을 모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해,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선거전에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이 전총재 사무실은 서울 남대문로 5가 단암빌딩에 위치해 있다. 매일 오후 1~2시경에 출근해 4시까지 미리 약속된 면담자들과 대화를 나눈다.

좀처럼 공식 인터뷰를 하지 않는 이 전총재지만 사무실을 찾아오는 방문객에게 만큼은 자연스런 대화를 주고받고 있다. 그를 지지하는 ‘창(昌)사랑’ 회원들도 자주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한민국 방송지킴이’ 창립총회 때에는 창사랑 회원 100여명이 참석, ‘이회창 대통령’이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런 지지모임의 움직임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전총재의 정치재개를 거론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전총재의 측근은 이에 대해 “그럴 일은 없다”며 “(이 전총재를) 지지하는 모임의 회원들이 아직도 정치재개를 염원하고는 있지만 정치를 다시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못 박았다.

김현  rogos0119@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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