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 폐쇄’ 붉은악마, 초심으로 돌아간다!
‘쉼터 폐쇄’ 붉은악마, 초심으로 돌아간다!
  • 남장현 
  • 입력 2007-04-12 14:17
  • 승인 2007.04.12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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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경기장 스탠드 N석에서 다시 만납시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가 지난 02년부터 4년여간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제공했던 서울 종로구 대학로 ‘축구 쉼터’를 폐쇄했다.

지난 4월4일 붉은악마는 공식 홈페이지(www.reddevil.or.kr)를 통해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 쉼터를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워 폐쇄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붉은악마를 상징하던 상패와 관련 자료는 월드컵 기념관과 올림픽 기념관 등에 기증했다고 덧붙였다. 전세 보증금 1억6,000여만원은 축구발전기금으로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쉼터 폐쇄 결단은 붉은악마가 더 이상 특정 단체 및 기업 등의 스폰서를 받아 서포팅을 펼치는 응원단이 아닌, 예의 순수한 소모임으로 돌아가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

02 한일월드컵에서 전국을 폭발적인 축구 열기로 뜨겁게 달궜던 붉은악마는 06 독일월드컵을 기점으로 집행부 일부의 횡령 사건 등으로 기존 의미와 명예가 실추됐고, 결국 “정치 및 상업적 색채로 물들었다”는 모임 안팎의 강한 비난 여론에 직면했었다.

작년 독일월드컵 직전 있은 ‘일체의 후원을 받지 않고 대표팀을 응원하겠다’는 <新붉은악마 선언>도 바로 여기서 비롯됐다. 또 투명한 자금 집행을 위해 후원금 일부를 축구 꿈나무 지원 및 사회복지단체 등에 기증해 추락한 이미지 쇄신을 꾀했다.

올 첫 국내 A매치였던 3월24일 우루과이전에서는 운반 비용이 없어 경인 지부에 맡겨놓은 대형 태극기도 가져오지 못할 정도였다.

쉼터 폐쇄 소식을 접한 붉은악마의 한 회원은 “축구를 정말 사랑하는 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응원 플랜을 짜고, 모임 운영방안을 놓고 의견을 개진했던 쉼터를 더 이상 찾을 수 없다니 서운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쉼터를 폐쇄하는 결단을 내린 붉은악마는 앞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응원 준비를 하고, 오프라인 활동도 다른 장소에서 하게 됐다.

95년 12월, PC통신 동호회였던 ‘그레이트 한국 서포터스 클럽(Great Hankuk Supporters Club)’가 효시가 돼 출범한 붉은악마는 97년 8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왔다.

남장현  ypshike3@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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