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조 의원이 장고에 들어간 이유는 뭘까.
민주당 주변에선 ‘조순형 역할론’과 ‘당대표 출마설’이 나돈다. 이와 관련, 조 의원의 측근들도 부정도 긍정도 아닌 답을 내놓는다. 당 진로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이지만 열린우리당과 마찬가지로 내년 2월 정기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 물론, 우리당이 전대 성격을 두고 ‘사수파’와 ‘통합신당파’가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과 조 의원의 고민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신임 당의장 및 당대표가 가진 정계개편 방향과 노선은 향후 정계개편의 한 축인 우리당과 민주당의 진로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터다. 장고에 들어간 조 의원을 바라보는 우리당과 또 다른 축인 고건 전국무총리 진영의 속내가 편치만은 않은 이유다.
조 의원이 누구인가. 2004년 3월 민주당 대표로서 현직 대통령에 대한 헌정사상 초유의 탄핵을 주도한 인사다. 게다가 올해 7월 서울 성북을 재선거에서 화려하게 정치권에 복귀, 17대 국회 최다선(6선)을 기록하고 있다.
정계개편과 관련 조 의원의 원칙 역시 분명하다.
“정권교체를 위한 개편이 되어야 한다. 열린우리당이 주도하거나 그들이 이야기하는 범여권의 정계개편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열린우리당의 창당주역은 배제되어야 한다.”
게다가 민주당은 최근 ‘통합신당’쪽으로 당의 진로를 정하기까지 했다. 12월 초 당 워크숍에서 다수 의견으로 채택된 한화갑 대표의 ‘독자생존론’이라는 용어는 자동 폐기된 상태다. 오는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예정된 한 대표가 처한 상황도 짚고 넘어가야할 대목이다.
컴백한 이후에도 거침없는 직언과 날카로운 의정활동으로 녹슬지 않은 내공을 보여준 조 의원, 연말을 기해 그가 내놓을 카드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이금미 nicky@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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