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오픈프라이머리 도전장 내민다
열린우리당 오픈프라이머리 도전장 내민다
  • 김현 
  • 입력 2006-10-25 14:00
  • 승인 2006.10.25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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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주자 대권 로드맵 2
고건 전국무총리


북한의 핵실험이 정계개편의 진앙이 될까. 대선을 준비하던 대권주자들이 북핵 정국에 밀리는 ‘정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북정책을 관전하는 대권주자들의 시각도 관심사다. 유독 고건 전국무총리는 하강한 지지율로 다급해진 분위기다. ‘북핵’ 변수가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확률도 높아 보인다. 이런 시점에 고 전총리가 ‘뿌리냐, 이념이냐’를 놓고 갈등하고 있다. 표심을 부르는 텃밭 민심 잡기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차기 대권주자 가운데 제2탄으로 고 전총리의 ‘대권 로드맵’을 파헤쳐 봤다.


고건 전국무총리는 요즘 절박하다. 지지율이 급격히 추락하고 있어 무엇보다 다급한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고 전총리의 사무실에는 자신감과 여유로 가득 차 있다. 고민하는 흔적보다는 정치적 변수에 민감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가다듬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런 ‘신중론’에 염증을 느끼는 일부 대중들의 심리를 어떤 모양새로 다시 되돌릴 수 있을지 가 그에게 주어진 과제이기도 하다. 고 전총리측의 주변인물들이 최근 ‘정계개편의 절박성’을 호소하고 나선 것도 다 이런 측면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중도실용주의 개혁세력 규합
고 전총리의 대권플랜은 다른 대권주자들에 비해 아직은 그 밑그림의 형체가 희미하다. 하지만 얇게나마 ‘①선(先) 독자노선->②후(後) 중도실용주의개혁세력과의 연대->③새로운 통합 신당->④오픈프라이머리 경선후보’의 4단계 대권플랜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은 2단계와 4단계다.
중도실용주의 개혁세력과의 연대 성사여부는 고 전총리가 차기 대통령을 노리는 데 있어 중요한 과정 중 하나다. 지지세(勢)를 원외인물만 설정하기에는 불충분한 상황에서 정치일선의 인물과의 연대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또한 그의 더딘 정치적 행보에 ‘변화’를 주문한다. 고 전총리측의 이수현 국장은 이에 대해 “대권주자들 가운데 한나라당은 당내 경선이 남아 있고, 여권은 아직 대권주자마저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며 이런 시기에 혼자 ‘단독주자’로 나서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향후 여야대권주자들과 보조를 맞춰나가겠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고민은 다른 데 있다. 중도실용주의 개혁세력과의 연대 추진이 적어도 내년 초 쯤 이뤄질 때 ‘대권 선언의 명분은 어디에 있고’, ‘무엇을 기반으로 할 것이냐’는 등의 숱한 질문공세를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누가 대권후보로 오를 것이냐에 따른 대처능력도 필요하다. 고 전총리는 이같은 ‘예상 질문’까지 하나의 관문으로 여긴다. 철저하고 꼼꼼한 준비 작업을 시도 중에 있는 것이다.

‘제2의 노풍’ 으로 승부겨룬다
여기에 오해의 소지부분이 존재한다.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한 고 전총리의 발언이다. 지난 9월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와의 회동자리에서 그는 “열린우리당의 오픈프라이머리와 관련해 대선후보 선정을 위해 ‘진일보’한 제도개선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이 발언으로 그는 돌연 ‘범여권 주자’ 중 한 사람이라는 수식어가 대뜸 따라 붙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오픈프라이머리(Open Primary)-국민참여완전경선제’ 실시로 열린우리당이 갖게 될 기득권이다. 김한길 대표는 “기득권을 모두 포기하는 제도”라고 말하지만 고 전총리는 오히려 “어느 정도 기득권이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는 데서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오픈프라이머리는 대선후보 선출권을 100% 국민에게 맡기는 개방형 국민참여경선제다. 여당을 제외한 대부분의 정치권에서는 추락하는 여당에 날개를 달아 줄 ‘구세주’노릇을 톡톡히 할 방식이 바로 ‘오픈프라이머리’라고 여긴다. ‘제2의 노풍(盧風)’을 바라는 여당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지난 19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조목조목 지적하며 강한 어조로 열린우리당의 오픈프라이머리를 ‘고건 프라이머리’로 규정한 것도 범여권주자 중 한 사람으로 나설 가능성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그의 지지율은 하강추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도 고 전총리의 지지율 하강 원인을 범여권 주자로 나서는 데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그의 ‘여유로운’ 정치적 행보가 대중들에게 염증과 싫증을 느끼게 하고는 있지만 민심에 버림받은 여권에 (고 전총리가) 대선후보로 나설 것으로 생각하는 대중들의 판단 오류가 지지율 하락을 불러왔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그 (여권)범주 안에 고 전총리가 들어갈 것이라는 보장여부는 불투명하다. 그가 그리는 대권 구상에는 중도실용주의 세력의 결정체로 구성된 ‘새로운 통합신당’ 밑그림이 깔려 있다. 그를 범여권 후보 중 한 사람으로 지목하고 단정할 수 없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가 갈등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다.
하지만 여권의 한 인사는 이같은 기류를 우려하면서도 “여권 내 중도실용주의 세력이 규합된다면 여권의 대선후보로 나설 확률은 높다”고 말한다.
친노(親盧)그룹세력인 열린우리당 김형주 의원은 “(고 전총리가) 여권 대선후보로 나서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북핵, 작통권환수 문제`등 이념적 좌표 갈등
고 전총리는 ‘국가안보’에 치중한다. 향후 정책 어젠더도 북핵문제, 전시작통권 환수 문제 등 ‘안보’ 테두리 안에서 구체화된 로드맵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 전총리는 특히 ‘북핵문제’와 관련한 현정권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강도가 짙다. 그가 차기 대통령으로 나설 경우, 노 정권과는 차별화된 대북정책을 구사하겠다는 뜻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북핵 위기를 바라보는 고 전총리와 여권의 시각도 다르다. 이념적 좌표나 정체성 측면에서도 판이한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고 전총리는 “이제까지 안이하고 온정적인 포용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하고, 전시작전권통제 환수 추진은 중단해야 하지만 다음 정권이 이를 이어받아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그의 안보정책은 ‘보수적인’ 해법 논리로 해석되는 경향이 많다. 이 때문에 여권의 일부 친노(親盧)세력은 그를 견제하는 측면이 있지만 중도-보수파의 지지를 얻어낼 개연성은 충분하다는 얘기다. ‘보수화바람’을 타고 이같은 현상은 고 전총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선회할 공산이 커 보인다.

위기대처능력 뛰어나다
‘북핵’은 정계개편을 불러올 변수 중 하나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고 전총리는 위기대처능력이 뛰어난 인물”이라며 “경륜을 바탕으로 가장 시급한 북핵 현안에 발 빠르게 대응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사실 이같은 분석은 지난 17~18일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여론조사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대중들은 북핵문제를 잘 해결할 것 같은 인물로 이명박 전서울시장(29.9%)에 이어 고건 전총리(15.9%)를 꼽았기 때문이다.
그는 겸손하고 신중한 성격이 체질화됐다는 평가와 더불어 우유부단한 측면이 있어 리더십과 추진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단점으로 갖고 있다. ‘정치꾼’이 아니라는 지적에 대해 <미래와 경제>의 한 관계자는 “사람들은 정치인이 되라는 주문을 하지만 그동안 정치꾼이라고 일컬어지던 사람들이 실패한 정치만 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호남민심’ 잡고…‘동진정책’ 매진
북풍(北風)의 여파로 정국이 새로운 국면을 맞으면서 고 전총리는 지지기반을 공유할 수 있는 관계설정이 중요한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관심지역은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상관관계에 놓인 ‘호남권’이다. 열린우리당-고건-민주당의 3각 구도에서 ‘호남’지역은 대권 표심의 향배를 가리는 큰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는 게 사실. 그가 ‘호남민심 잡기’에 돌입하면서 호남, 대구 등을 잇따라 방문하는 것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의 대권행보를 짚어보면 불교계, 변호사, 의사, 전문가 집단 등 ‘동진정책’에 치중하는 측면이 강하다. 이런 행보는 지금도 변함이 없어 보인다.
다만 그의 뿌리인 호남지역 등을 포함, TK(대구, 경북) 지역 등을 동시에 아우르고, 이념적 대립과 반목을 뛰어넘는 ‘통합’의 리더십을 보이고자하는 데서 대권 플랜은 어느 정도 드러난 셈이다.



# 고건을 움직이는 ‘GK’ 네트워크
고 전총리의 외곽조직은 의외로 방대하다. 고 전총리가 매일같이 출근하는 종로구 연지동 여전도회관 사무실은 ‘고건캠프’나 다를 바 없다. 대권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아 ‘캠프’로 아직 명명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지난 8월 ‘희망연대’출범과 더불어 싱크탱크로 불리는 <미래와 경제> 등 양대 산맥을 축으로 ‘정치적 결사체’조직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 전총리측에서는 ‘정치적 결사체’라는 단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대권주자와 관련된 모임이 구성되고 창립대회를 갖는 것을 사사로이 바라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우선 그의 중심세력을 짚어보자. 고 전총리의 주변에는 김덕봉·이수현·김중수 등 전직 국무총리 시절 관련 인물들이 대거 포진해 측근거리에서 그를 보좌하고 있다. 다산연구소 대표인 김용정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강홍빈 ·고재방 등 교수진들은 정책 자문역할에 치중하고 있다.
외곽조직을 살펴보면 정책 자문단, 후원, 지지세규합 등 전국적으로 대규모의 네트워크망이 형성돼 있다. ‘대중’,‘인맥’,‘조직’ 등이 동원된 구도다.
<미래와 경제>·<다산연구소>·<동숭포럼> 등은 익히 알려진 대로 정책 자문 기관으로 통한다. <희망연대> 등은 정치적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는 곳이다.
<초당회>·<보름회>·<문경회>·<상록회> 등은 고 전총리가 공직시절부터 개인적인 친분관계를 유지해왔던 만큼 후원자 역할을 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고 동창모임>· <서울대 정치학과 동창 모임> ·<고시 13회 동기모임> 등은 그가 꾸준히 관리해온 인맥들이다. 택시기사들의 봉사모임인 <사랑 실은 교통봉사대> 도 고 전총리와 인연이 매우 깊다.
그를 뒤에서 지탱해주는 세력은 또한 따로 있다. ‘대중의 힘’을 과시할 만한 세력이기 때문이다. 온라인(On-Line)상을 매개체로 <우민회>·<우민산악회>·<국민통합을 위한 고건대통령후보 추대 전국청장년연대(고청련)>·<대한민국 희망 이끔이 청년 클럽 YGK>·<고건과 함께 희망을 여는 사람들(GK PEOPLE)> 등은 여론의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살피는 공간이기도 하다.
고 전총리의 미니홈피인<렛츠고>도 돋보인다. 단순한 개인 미니홈피 차원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홈피에서는 ‘발런티어(Volunteer-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이 눈에 띈다. 그들의 활동반경이 매우 커서 고 전총리의 지지세(勢)를 확충해 나가기에는 충분하다는 평이다. 그러나 정치권의 세력 규합에는 아직 맥을 못 추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현>

김현  rogos0119@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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