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원장은 74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뒤 한국은행에 입사했던 행원 출신이다. 최 원장은 80년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28세에 재무학과 조교수가 된 뒤 테네시·시카고·뉴욕주립대 부교수를 거쳐 94년 26대1의 경쟁을 뚫고 서울대 경영대 교수가 됐다. 최 원장은 5~6년전부터 주가 2000시대를 점쳤던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미국의 주가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비슷하게 올랐는데 우리는 가끔 GDP성장률과 주가지수에 큰 괴리가 생깁니다. 또 99년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PER를 비교해보니 3배 정도 차이가 났어요. 그때 주가가 800선인 점을 감안하면 2000~2500은 갈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국내 최고 재무관리·투자 이론가 중 한명인 최 원장은 주식투자 방법을 묻는 질문에 “장기 분산투자를 하라” 고 조언했다.
“한번 주식투자를 하려면 적어도 10년 이상 묻어둘 생각으로 해야 합니다. 안좋은 종목을 택해 장기 투자하면 손해를 보니까 여러 곳에 분산투자해야 하는 것이죠. 투자종목을 고르는 게 쉽지 않은 일반인은 전문가들에게 투자를 맡기는 펀드를 택하는 것도 좋습니다. 한번 고른 펀드는 적립식으로 20~30년 투자하면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습니다.” 그는 실제 적립식 펀드 투자로 이익을 본 개인적인 경험도 있다. 그는 증권연구원을 증시발전을 위한 ‘싱크탱크’ 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동안 연구원은 인원이 너무 적어 외부에서 의뢰받는 연구를 해내는 것도 버거웠습니다. 제 3년 임기가 끝날 때까지 박사급 연구원을 30명까지 늘릴 생각입니다. 그래서 자본시장이 필요로 하는 아이디어, 정책 어젠다를 계속 제시하는 선제적인 연구기관으로 발전시켜 나갈 생각입니다.” 실제로 최 원장 취임때 14명이던 증권연구원 박사급 연구원은 현재 17명으로 늘었고 올해말까지 24명으로 증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형 투자은행에 대한 토론회와 파생상품에 관한 심포지엄을 열어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연구원은 올 연말에는 ‘고령화와 자본시장’ 을 주제로 하는 대규모 심포지엄을 준비하고 있다.
구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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